세종학당 학습자의 한국 취업 전략과 가능성
레버리지피디아 박성은 대표와의 만남
지난 10월 메타버스 세종학당에서 ‘한국 기업 취업 트렌드와 외국인 취업을 위한 준비 전략’에 대해 강의를 진행한 박성은 대표는 2016년부터 국내·외 취업 전문 컨설턴트로 활약 중입니다. 박성은
대표에게 외국인 대상 한국 취업 시장의 트렌드와 세종학당 인재들이 가진 강점, 그리고 한국에서 꿈을 이루기 위해 외국인 학습자들이 키워야 할 역량에 대해 조언을 들어봤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월간똑똑❭ 독자들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레버리지피디아 대표이자 ‘여러분에게 꼭 도움 되고 싶은’ 박성은 취업전문 컨설턴트입니다. 국내외 10만 명 이상 학생들의 취업 성과는 제 커리어의 가장 큰 자랑입니다. 덕분에 이렇게
인사드리게 됐습니다.
저는 연합뉴스TV 한국직업방송에 해외 취업에 성공한 제자의 선생님으로 출연했다가 3년 동안 ❬K-move 다시 만난 세계❭, ❬성공 취업 X파일❭ 등의 프로그램에서 해외 취업 및 진로·직무 컨설팅을
하게 됐어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그런 저를 보시고 연락하셔서 협업한 지도 9년째네요. 올해에는 Global Talent Fair 채용박람회에서 ‘외국인 유학생 한국 취업 전략’
강의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어’로 ‘한국’과의 연결고리를 만들고 있는 세종학당 학습자들처럼 저도 ‘연결의 힘’으로 취업 컨설턴트로서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인천글로벌캠퍼스(IGC) 등 전국 90여 개 대학에서 모의 영어 면접관으로 외국인 유학생들의 취업을 도와왔습니다. 또한, 앞서 말씀드린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한국산업인력공단,
한국관광공사 등에서 취업 특강과 강연을 진행해오며 10만여 명의 취업준비생들의 커리어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주고 있습니다. 취업준비생들에게는 ‘성은 허브(Hub)’로 통하고 싶어요. 저를
거쳐 간 이들의 취업 성공을 제 소명으로 삼고 일하고 있습니다.
‘2024 Global Talent Fair’ 채용박람회에서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국 취업 전략 강의를 진행한 모습
대표님께서는 2016년부터 취업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하시면서 다수의 대학에서 외국인 유학생 한국 취업전략 강의를 진행해오고 계신데요. 외국인 유학생들의 한국 취업을 컨설팅하게 된 특별한 계기나
동기가 있으셨나요?
저는 대학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하면서 북촌한옥마을에서 관광통역을 하며 외국인 관광객들과 소중한 추억을 쌓았습니다. 비행기로 국경을 넘지 않아도, 서로의 언어로 다른 나라 사람의 가치관과 다름을 배워가는
‘작은 외교’가 제게는 참 뜻깊었습니다. 또한, 국제교류 커뮤니티 ‘LINK’에서 아랍어문학과 친구들의 한국어 및 문화 이해를 돕는 활동을 하며 언어와 문화의 교류를 돕는 일에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이러한 경험 덕분에 한국을 찾은 외국인 유학생들과 언어를 통해 서로의 가치관을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게 됐습니다.
본격적으로 취업 컨설팅을 시작하게 된 건 이직을 준비할 때였어요. 다니던 회사에서 이직을 준비하던 중에 진로와 언어 코칭을 요청받아 몇 건 진행하게 됐고, 대학 강의에서 만난 제자가 국내 기업에 입사한
후 저를 추천해 준 덕분에 성균관대학교에서 외국인 유학생 취업 특강을 하게 됐죠. 그 후 학생들의 소중한 후기와 취업 성과를 바탕으로 전북대, 중앙대, 한양대 등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의 취업 고민을 함께
나누고, 그들의 인생 로드맵을 함께 계획하는 역할을 맡게 됐습니다.
지난 10월 메타버스 세종학당 ‘한국 기업 취업설명회’에서 ‘한국 기업 취업 트렌드와 외국인 취업을 위한 준비 전략’에 대해 강의해 주셨는데요. 주요 한국 기업의 외국인 채용 트렌드를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특히, 한국 기업들이 외국인 인재를 채용할 때 중요하게 보는 요소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바야흐로 ‘K-커리어’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한국 취업 정보 사이트 잡코리아의 외국인 인재 채용 서비스인 ‘클릭(KLiK)’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 유학생 10명 중 8명 이상이 졸업
후 한국에서 취업을 희망하고 있다고 해요. 이런 결과가 K-커리어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걸 증명해주는 것 같습니다.
한국의 채용 문화는 3월과 9월에 주로 열리는 ‘공채(Open Recruitment)’와 ‘상시 채용(Constant Recruitment)’으로 나뉩니다. 대규모 신입사원 채용을 목적으로 한 공채는
세부 직무와 부서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로 채용되는 방식입니다. 연수 기간을 거친 후 세부 직무와 부서가 결정되죠. 반면 상시 채용은 회사에서 인력이 필요할 때마다 채용공고를 올리는 방식으로, 그때마다
지원자를 받아 인력을 충원합니다. 연중 언제든 채용이 진행될 수 있어서 신규 업무나 공석 발생이 예상되는 경우 신속한 대응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한국 산업이 급변하는 트렌드 속에서 ‘비정규직
채용(Gig work, Non-regular Recruitment)’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외국인 구직자들은 이런 채용 문화의 이해와 함께 한국 회사 내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국 기업들은 지원자의 문화적 적합성을 중요하게 평가합니다. 지원자가 회사
문화에 잘 적응하고 동료들과 원활하게 일할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보는 것이죠. 언어 장벽 해소를 위한 한국어 능력도 필요합니다. 세종한국어평가(SKA)나 단계적 적응형 세종한국어평가(iSKA) 점수,
또는 삼성, 현대 등 주요 기업의 취업 필수 우대사항인 한국어능력시험(TOPIK) 5~6급 등을 취득해두면 좋습니다. 그리고 잡코리아 클릭(KLiK) 또는 케이비자(K-visa) 사이트를 통해 수시로
정보를 확인하는 것도 좋아요.
한국 기업 취업 트렌드에 대해 설명하는 박성은 대표
외국인 구직자들이 자기소개서와 면접 준비 시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요? 한국 기업에 취업하기를 원하는 외국인 학습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구체적인 팁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잡코리아, 링커리어 등 한국 취업 정보 사이트의 ‘합격자소서’ 목록에 들어가면, 직무·산업군에 따른 합격 선배들의 자기소개서를 볼 수 있습니다. 최근 시대변화의 흐름을 따라 인공지능(AI) 서비스인
ChatGPT나 구글 Gemini 등의 도움을 받는 분들이 많은데요. 이런 서비스도 좋지만, 저는 한국의 문화와 맥락을 가장 잘 이해하는 네이버의 생성형 AI 서비스인 ‘CLOVA X’를 활용해보길
추천합니다. 막연한 자기소개서 작성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예요.
자기소개서와 면접은 국적을 막론하고 결국 기업에 도움을 주는 글로벌 인재를 선별하는 작업이므로 ‘직무역량’과 ‘인성’을 잘 보여주는 것은 필수입니다. 국적은 다르더라도 글로컬 인재로서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을 채용하고 싶어 하는 건 많은 기업들의 공통점이죠. 그리고 앞서 말씀드렸듯이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데 지장 없을 정도의 한국어 실력도 필요한데요. 한국의 주요 대기업들에서는 TOPIK
5~6급 정도를 요구하기도 하지만, 대기업이 모두에게 가장 좋은 선택은 아니므로 어느 정도 소통이 가능한 수준(TOPIK 3~4급)이어도 괜찮습니다. 무엇보다 내가 선택하는 기업에서 꿈을 펼치기 위해,
또 향후 이직할 때 필요한 커리어 포트폴리오를 위해 한국어 공부를 꾸준히 하면 한국어까지 잘하는 다국어자로 경쟁력을 갖춘 인재가 될 수 있다는 점, 잊지 마세요!
메타버스 세종학당에서 만나 본 외국인 학습자들이 한국 취업에 관해 가장 궁금해하거나 어려워했던 점은 무엇인가요? 세종학당 학습자들은 이것을 어떻게 극복하면 좋을지 취업 컨설턴트로서의 대표님 견해가
궁금합니다.
지난 10월 메타버스 세종학당에서 만나본 학습자들이 강의 후 가장 많이 질문한 것은 ‘한국에서 채용 정보 검색하는 방법’, ‘이력서 작성법’, ‘본인 국가와 다른 문화의 이해를 통한 한국 면접
공략법’입니다. 더불어 기업 채용공고에 맞춰 어떤 우대사항을 선별해 갖춰야 하는지에 대한 부분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언어 장벽, 비자 제한, 문화 차이로 발생하는 어려움이
많았는데, 이런 분들을 위해 한국 기업 공략법 두 가지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먼저, 구글 검색창에 ‘외국인 유학생 채용’이라고 검색하면 구글 코리아 기준으로 21개의 채용 정보 사이트가 나옵니다. 이런 사이트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채, 상시, 수시 채용 기업들의
기업 정보, 직무역량, 우대사항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잡코리아의 외국인 인재 채용 서비스인 ‘클릭(KLiK)’에서는 한국 기업의 채용 정보는 물론 한국문화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자료들을
열람할 수 있어요. 이런 추천 사이트들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직무역량과 우대사항 등을 파악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고 면접을 준비한다면, 그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에 부합하는
지원자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재계 순위 50대 기업에서 채용 트렌드로 꼽은 조직 적합성은 여러분이 가진 직무 강점과 따뜻한 인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결국 면접관도 누군가의 부모, 또
이웃집 아저씨나 아주머니일 테니 면접도 ‘대화’라는 것을 고려해 대답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왼쪽 사진) 성균관대학교에서 외국인 석박사 유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 작성법’ 강연 모습
(오른쪽 사진) 강연을 마친 후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1:1 컨설팅을 진행한 박성은 대표(오른쪽)
취업에 성공한 외국인 사례라든지, 외국인을 채용한 기업들의 만족도라든지 현장의 사례나 목소리를 알고 계신 게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한국에서 취업에 성공한 외국인 사례는 많습니다. 몇 가지 사례를 말씀드리면, 한국의 유망 유니콘(Unicorn) 기업 마케터로 입사한 일본인 학생, 법률사무소 송무 직원으로 입사한 베트남 유학생,
국내은행 외환팀 인턴으로 입사한 네팔 유학생 등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양식장에서 일하던 베트남 노동자가 삼성 협력사 사장이 되는 등 외국인이 한국에서 배운 기술로 설립한 회사가 대기업 협력사로
성장하는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여기서 중요하게 볼 점은, 이들의 공통점이 직무역량은 물론,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와 능숙한 한국어 구사 능력에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일자리를 찾는 세종학당 학습자들을 위해 저희 세종학당재단이 지원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조언 부탁드립니다.
취업 컨설팅을 하면서 만난 외국인 대부분은 한국 드라마, 케이팝 등의 매개를 통해 한국문화에 관심을 가졌다고 해요. 이런 관심이 한국어 학습을 하는 데 강력한 동기부여가 됐던 거죠. 앞으로도 한국을
사랑하는 친구들이 진짜 한국을 만날 수 있도록 한국어와 한국문화 수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은 계속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장기적으로는 지방의 기업과 대학이 ‘일 경험 프로그램’이나 ‘산학 연계 프로그램’들을 통해 외국인 유학생들을 ‘지역 인재’로 육성할 수 있는 플랫폼이 더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세종학당재단에서도 더
다양한 기업들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외국어 학습자들이 기관들과 연결되어 양국의 발전과 국가 경쟁력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한국 기업 취업을 희망하는 외국인 학습자들이 한국에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응원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세종학당재단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만난 독일 출신 유튜버 ‘일라이다(Ilayyda)’는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크리에이터로서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한국어로 꿈을 이룰 다음 세종학당
학습자는 누구일까요?” 그녀의 말을 빌려, 계속해서 꿈을 이뤄나갈 미래의 세종학당 학습자들을 응원합니다. 세종학당에서의 한국어 공부와 한국문화 체험을 통해 쌓은 여러분의 열정과 지식으로 한국에서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커리어를 개척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창조적이고 멋진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여정에 저도 함께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