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자였을 때를 생각하며 용기를 주는 교원이 되고 싶어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세종학당 이리나 콘스탄티노바 교원
이제 세종학당 학습자들은 간단한 한국어를 익히거나 한국문화를 맛보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그들은 세종학당에서 배운 한국어를 바탕으로 여러 분야에서 자기 꿈을 이루고 있습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세종학당 이리나 콘스탄티노바 교원도 그중 하나입니다. 세종학당 학습자에서 이제는 교원이 된 이리나 님에게 한국어로 어떻게 자신의 꿈을 이루었는지 물었습니다.
이리나 선생님 안녕하세요? 어린 시절부터 한국어를 공부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몇 살 때부터 한국어를 공부하기 시작하셨나요?
열한 살 때 한국어를 처음 접했어요. 한국 드라마를 통해 한국어를 처음 들었는데 너무 아름답다고 생각해서 한국어를 공부하게 됐습니다. 독학으로 공부하다 한국어를 자세히 배우고 싶어서 열두 살 때 상트페테르부르크 세종학당에서 처음 한국어 수업을 들었습니다.
현재 사범대학교에서 영어 교육을 전공하고 계신 것 같아요. 대학을 다니면서 세종학당 교원으로 근무하고 계신 건가요? 영어 선생님 대신 한국어 선생님이 되신 이유가 궁금해요.
네. 게르첸 사범대학교를 다니면서 상트페테르부르크 세종학당 현지교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어릴 때부터 한국문화와 한국어에 관심이 많았어요. 한국어를 배우려는 학생들에게 제가 알고 있는 한국어 지식을 나눠주고 싶어서 영어 선생님 대신 한국어 선생님이 됐습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세종학당 이리나 콘스탄티노바 교원의 세종학당 학습자 시절 모습
‘2022년 세종학당 한국어교원 양성과정’에 참가하신 이유가 궁금해요. 한국어 선생님이 되기 위해 세종학당 한국어교원 양성과정을 이수하신 건가요? 양성과정을 이수할 때 어떤 점이 가장 흥미롭고,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나요?
네. 과정에 참가하기 전부터 한국어 선생님이 되고 싶었어요. 한국어를 공부하는 학생에 그치지 않고 선생님이 돼 전문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싶은 욕심이 생겨서 세종학당 한국어교원 양성과정에 지원했습니다. 덕분에 제가 한국어 선생님이 되고 싶어 한다는 걸 확신하게 됐습니다. 과정을 이수하는 동안 한국어를 표면적으로 배우는 게 아니라 한국의 교수님들에게 한국어에 대해 좀 더 심층적이고 언어학적으로 깊게 배울 수 있었던 점이 가장 흥미로웠어요. 가장 힘들었던 점은 양성과정에 참가하기 전에는 몰랐던 교육학과 언어학 전문 용어를 배우는 것이었습니다.
2022년 세종학당 한국어교원 양성과정에서 모의 수업을 진행하는 이리나 교원
세종학당 학습자로서 한국어를 공부할 때와 한국어 선생님이 되기 위해 한국어를 공부할 때의 차이가 궁금해요. 마음가짐이 어떻게 달라지던가요? 또, 세종학당 한국어교원 양성과정을 수료한 다음 어떤 부분에서 많이 성장했다고 느끼셨나요?
가장 중요한 차이는 책임감이었던 것 같아요. 학습자일 때는 단지 한국문화와 한국어가 좋아서 공부했지요. 하지만 한국어 선생님이 되려면 학생들에게 정확한 한국어 지식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학생 때와는 다르게 책임감을 가지고 공부하게 되더라고요. 양성과정을 수료하고 더 나아진 부분은 자연적 교수법을 수업 때 잘 사용하게 된 것입니다. 예전에는 초급 학습자와 한국어로만 수업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느껴졌는데 양성과정 덕분에 이제 학습자의 모국어에 거의 의존하지 않고 한국어를 가르칠 수 있게 됐습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습자였다가 이제는 같은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원이 되었는데요. 교원 활동을 세종학당에서 하시기로 결심한 이유와 세종학당에서 첫 수업을 하던 날 기분이 어땠는지 궁금해요.
제가 학습자였을 때 세종학당 선생님들은 항상 저에게 동기를 부여해주셨어요. 시험 보기 전에도 응원해주시고, 실수를 많이 할 때도 잘하고 있다고 용기를 주신 덕분에 저도 ‘언젠가는 우리 세종학당 한국어 선생님들처럼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어요. 그래서 세종학당 한국어교원에 지원할 때 제 한 가지 꿈을 드디어 이룬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교원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 세종학당에 출근한 첫날에는 많이 떨렸고, 제가 기대한 것보다 수업을 잘 못한 것 같았어요. 하지만 학습자들을 처음으로 만나서 좋은 첫인상을 남겼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세종학당에 오는 학습자들의 얼굴에서는 ‘나는 한국어를 잘할 수 있다’고 꿈꾸던 열두 살 때의 열정적인 제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이런 감정들은 늘 저에게 한국어를 더 잘 가르치고 싶다는 동기를 부여해줍니다.
학습자에서 교원으로 돌아온 상트페테르부르크 세종학당에서 수업을 하는 이리나 교원
작년 한 해 상트페테르부르크 세종학당에서 어떤 수업을 진행했나요? 수업을 진행해보니 외국인 한국어교원이라는 것은 어떤 장점과 단점이 있던가요?
작년에 온라인으로 세종 한국어 1A와 1B를, 대면 수업으로 세종 한국어 1A, 2A, 2B 수업을 진행했어요. 아무래도 제가 외국인이다 보니 최대한 문법적으로 맞게 말을 하면서 가르치려고 노력해요. 그렇다 보니 에너지를 많이 쓰고, 스트레스도 받게 됩니다. 말할 때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항상 긴장하게 되는 것이 외국인 한국어교원의 단점이라고 생각해요.
반대로 외국인 한국어교원의 장점은 복잡하거나 잘 이해가 되지 않는 한국어 문법을 학습자의 모국어로 표현해 줄 수 있다는 거예요. 이것은 특히 한국어를 처음 배우는 초급 학생들의 한국어 실력을 늘릴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종학당 한국어교원으로 첫발을 내디딘 만큼 ‘되고 싶은 선생님의 모습’이나 더 이루고 싶은 꿈이 있을 것 같아요.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으신가요?
먼저, 제가 되고 싶은 선생님의 모습은 저를 지지해주시고 제가 외국어에 대한 사랑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신 선생님들로부터 만들어졌어요. 공정하고, 학생의 실수를 나무라지 않는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또 저는 장학금을 받아 한국의 대학교에서 석사 과정을 밟는 꿈을 꾸고 있어요. 이 꿈을 이루기 위해 지금도 늘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리나 님처럼 외국인이지만 세종학당 한국어교원을 꿈꾸고 있는 세종학당 학습자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용기를 낼 수 있는 응원의 메시지를 부탁드려요!
꿈을 이루는 데 필요한 건 꿈을 이루려는 열정과 빠른 결단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이 있잖아요. 시작을 고민하지 마시고 먼저 행동부터 하는 결단력을 갖고, 절대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공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