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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권도진흥재단 김환수 강사와의 만남 
지난 10월 15일과 16일, 세종학당재단의 ‘2025 세종학당 우수학습자 초청 연수’에서 전 세계 세종학당 대표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태권도 문화체험’ 수업이 진행됐습니다. 이번 수업을 이끈 김환수 강사를 만나 현장의 생생한 분위기와 태권도 체험의 교육적 의미, 그리고 전 세계 학습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안녕하세요? 김환수 강사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월간 똑똑’ 독자 여러분께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태권도진흥재단 콘텐츠진흥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환수입니다. 저는 태권도 공인 7단으로 국가대표 시범단의 일원으로서 세계 여러 나라를 돌며 태권도를 알리는 일을 했습니다. 현재는 전라북도 무주에 있는 ‘태권도원’에서 국내외 방문객들이 태권도를 쉽고 재밌게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15일과 16일, ‘2025 세종학당 우수학습자 초청 연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태권도 문화체험’ 수업을 진행하셨습니다. 이번 수업은 어떤 내용으로 구성됐는지 자세히 소개해 주세요.
 
이번 태권도 문화체험 수업은 약 3시간 동안 진행했는데요. 참가자들이 태권도의 매력을 단계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했습니다. 먼저 첫 번째 시간에는 태권도의 기본자세와 손, 발동작을 배우며 한국의 예의 문화와 인사법 등을 함께 익힐 수 있도록 했습니다. 두 번째 시간에는 앞서 배운 발차기를 활용해 격파에 도전하며 참가자 스스로 한계를 넘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 시간에는 음악과 태권도 동작을 결합한 ‘태권체조(태권도 춤)’를 배우며 즐겁게 몸을 움직이면서 태권도의 리듬과 정신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수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태권도를 처음 접하는 참가자들도 쉽게 참여해 재밌게 배울 수 있도록 수업의 난이도와 분위기를 조율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수업의 핵심 목표가 ‘기술 중심의 수련’보다는 ‘문화로서의 태권도’를 경험하게 하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참가자들이 단순히 태권도 동작을 익히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안에 담긴 한국의 예의와 정신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2025 세종학당 우수학습자 초청 연수’ 중 진행된 ‘태권도 문화체험’ 수업 모습
(왼쪽부터) 기본자세 동작을 따라하는 참가자들, 격파에 도전하고 있는 참가자 
 수업을 준비하며 외국인 참가자들에게 태권도에 담긴 한국의 정신과 문화적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특히 어떤 점에 중점을 두셨는지 궁금합니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동방예의지국’이라 불릴 만큼 예의를 중요하게 여겨왔습니다. 태권도 역시 이러한 한국의 정신을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태권도의 가장 기본이자 핵심은 바로 ‘예의’이며, 그 시작은 인사와 상호 존중, 그리고 상대에 대한 배려입니다. 그래서 이번 수업을 준비할 때도 외국인 참가자들이 자연스럽게 이러한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수업을 시작하고 마무리할 때 서로에게 인사하는 시간을 갖고, 활동할 때는 짝이나 팀을 이뤄 협력하며 배울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를 통해 단순히 태권도 기술을 배우는 것을 넘어 서로를 존중하고 함께 성장하는 태권도의 정신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태권도를 처음 접하는 참가자들에게 태권도가 ‘힘보다 마음이 중요한 운동’이라는 점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수업 구성안에 인사, 배려, 협동의 가치를 반영해 보다 의미 있는 수업을 진행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결국 태권도의 본질은 ‘상대를 이기는 힘’이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 주는 것이 이번 수업의 가장 큰 목표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김환수 강사의 지도에 따라
  김환수 강사의 지도에 따라
태권체조 동작을 따라하는 참가자들     배운 동작들을 연습하는 참가자들
  배운 동작들을 연습하는 참가자들   
 수업 현장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참가자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특히 학습자들이 가장 열정적으로 참여하거나 인상적인 반응을 보였던 순간이 있었다면 소개해 주세요.
 
이번 수업에는 대부분 태권도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으로 참여한 외국인 참가자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수업이 진행될수록 참가자들의 눈빛이 달라지는 모습을 봤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재밌고 흥미로웠다.”라는 반응이 많았고, 모두 웃음과 열정을 가지고 수업에 참여해 즐겁게 수업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순서로 진행했던 태권체조 시간에 참가자들이 음악에 맞춰 각자의 끼와 에너지를 마음껏 표현하던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처음에는 낯선 동작을 배우느라 조심스러워하던 참가자들이 시간이 갈수록 자연스럽게 웃으며 동작을 취하고, 기합을 내지르며 함께 호흡하는 모습으로 변해갔습니다. 태권체조 시간 마지막에는 팀을 나눠 연습 시간을 가진 뒤 장기자랑과 함께 팀별 대결을 하는 시간이 있었는데요. 음악이 울리자마자 모두가 하나가 돼 무대 위에서 춤을 추듯 움직였고, 다른 팀의 공연이 이어질 때는 아낌 없는 박수와 응원으로 화답하는 참가자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문화는 언어만큼이나 사람과 사람을 잇는 소통의 도구가 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됐습니다.
 
 
 김환수 강사가 태권도원에서 수련·체험 콘텐츠 수업을 진행하는 모습 
 짧은 시간이었지만 세계 각국에서 참가한 세종학당 대표 학습자들을 지도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거나 보람을 느낀 순간이 있었나요? 또한 참가자들이 태권도를 통해 한국문화를 더욱 깊이 이해했다고 느낀 순간이 있었다면 들려주세요.
 
두 번째 순서로 진행했던 격파 수업도 특별히 기억에 남는데요. 처음에는 발차기를 어렵게 느꼈던 참가자들이 끝까지 도전해 결국 격파에 성공했을 때, 저도 함께 진심으로 기뻐했던 기억이 납니다. 짧은 시간의 수업이었지만 태권도를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참가자들이 수업 때 배운 발차기 동작으로 직접 격파에 성공해서 친구들과 기뻐하며 환호하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이번 태권도 문화체험 수업을 통해 ‘어려워 보여도 포기하지 않으면 반드시 해낼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참가자들에게 전하고 싶었는데요. 그 메시지의 의미를 참가자들이 진심으로 느끼고 공감한 것 같아 저에게도 이번 수업이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세종학당 우수 학습자들처럼 한국문화를 통해 한국을 즐겁게 경험하려는 분들을 만날 때마다 큰 보람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태권도 문화체험’ 수업에 참여한 세종학당 외국인 학습자들과 김환수 강사(가운데)의 모습
  ‘태권도 문화체험’ 수업에 참여한 세종학당 외국인 학습자들과 김환수 강사(가운데)의 모습 
 마지막으로, 전 세계 세종학당 학습자들에게 태권도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나 바람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태권도는 단순한 무술이나 스포츠가 아니라 마음과 마음을 잇는 ‘하나의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서로의 언어가 달라도 인사할 때의 예의와 도전 앞에서의 열정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 세종학당 학습자 여러분께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바로 이것입니다. 태권도를 통해 한국의 문화를 배우는 동시에 여러분 각자의 문화와 마음도 함께 나눠주시길 바랍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과정에서 태권도의 진정한 정신이 완성된다고 믿습니다. 언젠가 태권도원에서 다시 여러분을 만나 더 깊은 교류와 우정을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