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학당 누적 수강생 100만 시대를 연
세종학당재단 이해영 이사장과의 만남
2021년 9월 세종학당재단의 이사장으로 취임한 이해영 이사장님은 지난 3년간 세종학당의 글로벌 확장과 혁신적인 한국어 교육 시스템 도입을 통해 눈부신 성장을 이끌었습니다. 누적 수강생 100만 시대를
열고, 거점 세종학당의 혁신과 매체 활용 교육 등을 선도한 이사장님을 만나 그동안의 성과와 소회,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안녕하세요? 이해영 이사장님. 지난 3년간의 임기를 마무리하며 퇴임하시는 소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세종학당재단에 취임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마지막 인사를 드리게 됐네요. 시간 가는 걸 잘 느끼지 못하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한번 심호흡하고 눈을 떠보니 엊그제같이 느껴지는 순간이
저 멀리 참 쏜살같이 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엊그제 같은 그 시간을 뒤돌아보니 재단 이사장으로 첫발을 내디뎠던 그때에는 재단에서 보낼 시간이 이렇게까지 감동적일 줄도 몰랐어요. 감동과 감격의
연속이었죠.
“이렇게까지 감동적일 줄 몰랐다”라는 말은 어떤 의미일까요? 특별히 기억에 남는 감동적인 순간이 있으셨나요?
사실 재단에서 보낸 모든 시간이 저에겐 특별하지만, 특히 기억에 남는 순간들이 있어요. 전 세계 세종학당을 통해 감동적인 서사의 주인공들을 만난 것이 그 첫 번째입니다. 세종학당의 우수학습자를 처음
마주하고 한국어 교육의 목표를 다양화해야 할 때가 왔다는 생각에 목소리를 높여왔는데요. 우리와 함께한 세종학당의 글로벌 인재들을 마주하고, 학습자 사례집 〈꿈〉 창간호를 발간하면서 다양한 학습자들의
사연을 알게 되니, 세종학당이 학습자들의 인생에 큰 의미를 더해 주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 학생들이 세종학당으로 인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됐다는 점이 정말 감격스러웠죠. 어떤 학습자는
‘세종학당은 자신들이 원하는 세계로 나가는 여권과 같은 곳’이라고 이야기했어요. 이 말을 듣고 참으로 가슴 벅찼던 기억이 납니다.
또 이전부터 관심을 가져왔던 매체 활용 교육을 드디어 실현할 수 있었다는 것도 제게는 크게 감격스러운 순간이었어요. 메타버스 세종학당은 한국어 교육 분야 최초의 상시적 교육이 펼쳐진 곳이자,
동적이고 실용적인 살아있는 교육의 장이었죠. 본 시행 첫해인 작년에는 151개국에서 7만 5천여 명이 메타버스 세종학당을 이용했습니다. 또 응시자 능력에 따라 문항 난이도가 조정되는 iSKA도
2024년 국내 최초로 시행된 적응형 테스트라는 점에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어요. 앞으로 여기에 자동 채점 모듈을 탑재하게 된다면 결국 머지않은 미래에는 완전한 AI 기반 평가가 가능하게 되지
않을까요? 생각만 해도 설레는 장면입니다. 재단에서의 이런 도전적인 경험 덕분에 저는 이화여대에 복귀하여 어떤 방향으로 제자를 양육하고 현장과 상호작용해야 하는지, 미래를 향한 통찰도 덤으로 얻을
수 있었어요.
(첫 번째 줄) 2023년 정식 운영을 시작한 메타버스 세종학당의 모습,
전 세계 한국어 학습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확장 가상 세계 학습 공간이다.
(두 번째 줄) 응시자의 한국어 수준에 따라 문제 수준이 달라지는 단계적 적응형 세종한국어평가(iSKA)
권역별 특성과 학습자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거점 세종학당에서 귀한 인연들도 만나셨다고 들었어요.
네, 맞아요. 지난해 11월에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이자 이화여대 초빙교수를 지낸 프랑스인 장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가 파리 거점 세종학당 개원식에서 세종대왕과 세종학당재단에 대해 언급하며
특별한 메시지를 전했어요. 13개국에서 100명이 넘게 참석한 파리 거점 세종학당 기념행사에서 그가 호소력 있는 소통의 태도로 한글에 대한 지식과 사랑을 적극적으로 드러낸 그 장면은 잊을 수 없을 거
같습니다. 사실 르 클레지오는 어느 나라의 대통령이 초청해도 선뜻 나서지 않기로 유명하다는 뒷이야기도 있어요. 이런 대문호를 파리 거점 세종학당 기념행사에 직접 초청하여 메시지를 들을 수 있었던 그
일은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일이었죠.
(왼쪽 사진) 프랑스 거점 세종학당 개원 기념식 포스터
(오른쪽 사진) 프랑스 거점 세종학당 개원식에 참석해 특별 강연을 전한 노벨문학상 수상자이자 프랑스 소설가, 르 클레지오
또한, 유네스코가 아랍의 문화 수도로 지정한 아랍에미리트 샤르자의 공주, 왕자들과의 만남도 즐거운 기억으로 남았는데요. 그들은 1000년 전 산수가 뛰어나고 자연환경이 쾌적한 ‘황금의 나라’ 신라를
지도에 그려 넣은 아랍의 지리학자 ‘알이드리시’의 이야기를 전해주면서 잊혀졌던 양국의 문화교류를 다시 부흥시키려는 열정을 보여 주었어요. 아랍 정부 기구와의 협업을 통해 세종학당을 세우는 일도 제가
재단 이사장이 아니었다면 경험할 수 없었겠죠. 세종학당재단을 통해 만난 귀한 인연들과 함께, 겨레의 스승이신 세종대왕을 세계인의 스승으로 다시 각인할 수 있었던, 매 순간이 행복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왼쪽 사진) 샤르자 거점 세종학당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이 진행된 ‘2023 중동·아프리카 세종학당 워크숍’
(오른쪽 사진) ‘2023 중동·아프리카 세종학당 워크숍’에서 개회사를 전하는 이해영 이사장
지난 3년간 세종학당재단에서는 새로운 시도가 많이 이루어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동안 재단이 이뤄낸 주요 성장과 성과를 돌아보며, 개인적으로 의미 있었던 순간이나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네. 재단은 그간 성장과 많은 변화를 경험했다고 생각하는데요. 몇 가지를 말씀드리면 첫 번째는 세종학당의 학습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것입니다. 세종학당 개원 이후 누적 학습자 수가 100만 명에
이르렀어요. 재단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나누고 교류하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잘 해낸 것 같아서 뿌듯함을 느낍니다.
그동안 학습 수요에도 흥미로운 변화가 있었는데요. 두 번째 성과는 이러한 학습 수요 변화와 관련이 있습니다. 세종학당 수강생은 더 이상 문화 소비자로만 머물지 않고 생산자, 더 나아가 한국문화
전문가로도 발돋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세종학당 출신 글로벌 인재가 교수, 연구원, 교육행정 전문가, 통·번역가, 한국 주재 외교관, 방송인, 한국 기업의 구성원은 물론 심지어 우리
전통문화의 진수인 판소리를 하는 소리꾼과 경기민요 이수자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들의 신선한 도전을 바라보면서 재단에서는 작년에 우수학습자 사례집 〈꿈〉을 창간하고 모임을 열어 기업과
대학의 장학 후원을 연계하면서 이들의 꿈을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경동나비엔과 뜻을 같이한 기업이 세종학당 우수학습자들을 위한 장학 후원을 시작했고, 여러 국내 대학
총장님들께서는 학위 과정 장학지원을 해 주셨지요.
한류 소비자에서 생산자로 발돋움한 세종학당 학습자들의 사례를 소개하는 세종학당 학습자 사례집 〈꿈〉
세 번째로는 거점 세종학당에 변화의 바람이 크게 불었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제가 처음 재단에 왔을 당시의 거점 세종학당의 기능은 일반 세종학당과 비슷하게 교육에만 집중되어 있었어요. 이런
상황은 비용 효율성이 낮고 거점의 설립 목표에도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죠. 힘든 결정과 논의 끝에, 현지에 특화된 교육 수요 발굴과 교육 주체들을 지원하는 지역 본부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거점
세종학당에 변화를 주게 됐습니다. 베트남 거점 세종학당은 베트남 국영 방송 VTV7과 협업하여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을 제작·방송하기 시작했어요. 프랑스 거점 세종학당에서도 보람 있는 프로그램이
개발됐죠. 문화적 감수성과 소양이 높은 파리 시민 맞춤형 프로그램의 하나로 제공된, ‘2024년 파리올림픽 공식 꽃 붉은 달리아 만들기’를 통해서 참가자들은 ‘지천년견오백’ 한지의 아름다움을
경험했는데요. 이 활동을 통해서 우리는 한지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 돼 세계인과 더불어 한지 문화를 누릴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해 볼 수 있었답니다.
(첫 번째 줄) 베트남 거점 세종학당과 베트남 국영방송 VTV7이 협업해 제작한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 〈한국어로 말해봐요!〉
(두 번째 줄) 2024 파리올림픽 계기 프랑스 거점 세종학당에서 진행된 한지공예 체험 수업에 참가한 참가자들과 한지로 파리올림픽 공식 꽃인 붉은 달리아를 만드는 모습
재단에 오면서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홍보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세종학당재단은 공공기관 중에서도 홍보가 부족한 편이었는데요. 이를 개선하기 위해 20편에 이르는 외부 매체의 칼럼을 쓰고, 방송에도
출연하면서 재단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했습니다. 연구논문만 쓰던 제가 매주 화요일마다 칼럼 원고를 작성해 보내기가 쉬운 일은 아니었는데, 방송이나 칼럼을 보고 연락을 해오신 분들이 있어 홍보
효과가 꽤 있었구나, 결과적으로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외에도 KBS와 협업해 제작한 〈우리말 겨루기〉 방송, 판소리 소리꾼, 경기민요 이수자, 전문 유튜버가 된 세종학당 졸업생의 공중파
출연, 해외 유명 유튜버와 인플루언서를 통한 홍보로 세종학당을 알렸습니다. 2022년에는 재단 최초로 인도인 럭키, 이탈리아인 알베르토, 독일인 다니엘과 같은 외국인을 홍보대사로 위촉했습니다.
외국인 홍보대사들은 다양한 국내외 활동을 통해서 세종학당을 홍보하고 있어요. 작년에 홍보대사들과 함께 촬영한 숏폼은 업로드 일주일 만에 100만 뷰를 기록해서 그 효과를 톡톡히 봤죠.
재단과 KBS가 협력해 기획한 〈글로벌 우리말겨루기〉 방송 장면,
KBS 〈우리말 겨루기〉 방영 20주년 기념 최초로 세종학당 4개소에서 해외 촬영이 진행됐다.
(왼쪽 사진) 재단 최초 외국인 홍보대사 3인(알베르토, 다니엘, 럭키)이 출연한 세종학당재단 웹 예능
〈숏폼 전쟁! 모두의 K-Culture〉 포스터
(오른쪽 사진) 제작발표회가 끝난 후 출연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한 이해영 이사장(왼쪽에서 세 번째)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것은 성과라기보다는 오래 간직될 추억과 같은 이야기인데요. 제게 사람이 보였다는 점입니다. 학당별 지원을 가능하게 하면서 교원의 권리를 찾아주고, 교원 연수 강의에서 보람과
함께 책임감, 협업을 강조하면서 재단 직원과 파견 교원 간의 협력관계를 강조한 것도 사람이 보였기 때문이고, 현지 교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컨설팅을 시작하여 지속가능한 한국어 교육의 미래를 설계하는
것도 역시 해외 현장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보였기 때문이에요. 입양아 교육을 시작하고 ‘세종학당체’를 개발하여 해외에서는 다운로드가 어려울 수 있는 한글 폰트를 제공한 것도 마찬가지 이유였죠. 무엇보다도
직원들에게 생일 축하 손 편지 카드를 써 드리고, 생일을 맞이한 직원들과 점심 식사를 같이하면서 직원들과 식구가 되어본 추억은 마음에 크게 남았습니다. 저는 사실 MBTI로 볼 때 극강인 T라던데요,
재단의 많은 식구가 저를 F라고 했을 때 저만이 알 수 있었던 그 감동도 또한 잊지 못할 것 같은 소득입니다. 사실 T인 제가 꿈꾸는 삶이거든요.
3년 전 취임 시 “세종학당이 우리에게 ‘자부심 그 자체’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씀하셨어요. 바라시는 만큼 이루어졌다고 느끼시나요?
취임 당시 세종학당이 외국에서는 널리 알려졌는데 오히려 국내에서는 덜 알려진 것 같아서 그런 말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라면 바랐던 것을 확실히 이룬 것 같아요. 공격적인 홍보 덕분인지
방송을 통해서 우리 세종학당 학생들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국민들도 자부심을 느끼게 된 것 같고요. 앞으로도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대한 멋진 교류의 장이 우리나라에도 있다는 것,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사랑하는 외국인들이 전 세계에 널리 존재한다는 것에 자부심을 더 느끼기를 응원하고 싶어요. 그리고 우리 재단의 젊은 식구들과 제가 만났던 세종학당 출신 학습자들은 우리 세종학당을 떠올리며 자부심을
느낀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을 직접 들었을 때 정말 가슴이 벅찼습니다. 세종학당은 이제 우리의 자부심이라는 생각에요.
지난 3년간 재단의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끌어내신 이사장님의 원동력은 무엇이었나요?
사람들은 제가 ‘인복’을 타고났다고 해요. 재물, 학업 능력, 건강 등 여러 가지 복이 있겠지만 제게는 인복이 있는 것 같아요. 저의 남다른 인복이 세종학당재단의 성장을 이끌어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재단에는 저를 항상 믿고 적극적 지지자가 되어 주신 분들이 많이 계세요. 잊지 못할 저의 힘의 원천은 따뜻한 마음으로 저를 항상 응원해 준 우리 재단
식구들이에요. 그들의 존재가 저의 힘의 원천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저에게 큰 힘이 되어 주셨던 재단의 배종민 사무총장님, 그리고 묵직하게 도움을 주고 계신 문화체육관광부 이해돈 국장님께도 이
인터뷰를 통해 고맙다는 인사를 꼭 전하고 싶네요. 재단 사무총장님은 오랜 공무원의 경험을 가지고 계신데, 그분의 경험과 혜안이 제게는 또 다른 배움의 기회였어요. 직진밖에 몰랐던 제게 우회로도 알려주신
분이시죠. 문체부의 지원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하라며, 떠나는 사람에게 강한 소속감을 안겨 주시는 따뜻하고 섬세한 리더십의 소유자 이해돈 국장님은 재단의 사업 방향에 굵고 힘 있는 지원을 아낌없이 해
주셨어요. 9월 말에 세종학당재단은 아리랑국제방송(아리랑TV) 사옥으로 이전하게 됐는데, 이 역시 국장님의 결정적인 지원으로 가능했습니다. 덕분에 재단은 경상경비도 절감할 수 있게 됐고 눈에 띄는
현판까지 생겼죠.
세종학당재단 취임 이전에 이사장님께서는 이화여자대학교 한국학과 교수로 일하셨고, 한국어 교육 전문가로서 한국어 교육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하셨는데요. 퇴임 후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는지
궁금합니다.
이제 저는 본업인 교수로서의 직무를 다시 수행하기 위해 또 다른 설레는 마음을 안고 학교로 돌아갑니다. 저는 2000년에 교수로 임용됐는데요. ‘한국어교육학’이라는 정식 분야명으로 임용된 첫 번째
사례였어요. 교수 임용부터 정년까지의 시간을 얼추 계산해 보니, 저에게 대략 30여 년의 시간이 주어졌었는데 벌써 20여 년을 지나왔더라고요. 돌이켜보니 첫 10년은 학과를 위해 좌충우돌하며 박사과정도
신설하고, 전공 교수 세 배수 충원도 이루었던 시간이었어요. 그다음 10년 정도는 학교를 위해 외국어교육 특수대학원장, 언어교육원장, 한국문화원장, 국제처장 등 다양한 보직을 맡았던 시간이었죠. 이제
다시 학교로 돌아가면 남은 시간을 해외 전문가를 양성하고 지원하는 일에 매진하고 싶습니다.
현재 해외의 한국어 교육 현장에서는 연구보다는 교육이 우선시 되고 있죠. 학생들은 물론 선생님들에게도 한국어는 현장 차원에 머물러 있는 단기 목표에 지나지 않아요. 해외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한국어 교육을 위해서는 연구자층을 튼튼하게 해야 합니다. 단순히 가르치는 것에만 집중하는 교수가 아니라 한국어와 한국어 교육에 관해 연구하는 교수들이 많아져야 하죠. 그들이 길러낸 제자들이 각급 학교로
퍼져 한국어 교원으로서 학생들을 양성해내는 체계적 시스템도 만들어져야 해요.
그래서 저는 앞으로 이를 지원하기 위한 일에 집중하게 될 거 같아요. 사실 3년 전 저는 해외 교수들을 대상으로 연구 방법과 통계 방법을 가르치고, 매체를 활용한 교수법도 지도하면서 그분들의 연구 역량
제고를 돕다가, 이곳 세종학당재단의 이사장으로 오게 됐죠. 복귀 후에는 중단했던 이 일을 다시 시작할 계획입니다. 해외에서도 한국어교육학의 전문성이 인정받고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제 마지막
목표라고 할 수 있겠네요.
마지막으로, 세종학당재단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남기고 싶은 말씀 있으실까요? 또는 재단과 인연을 이어갈 국내·외 관계자들과 전 세계 세종학당 학습자 및 교원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리 재단은 이제 막 시작한 선한 기업과의 협업뿐만 아니라, 한국어와 한국문화의 대중적 확산에 이바지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중등교육과 고등교육의 연계를 고려하고, 현지 교원 양성 및 민간 생태계
지원을 통해 해외 현장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노력도 지속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재단은 새로운 학습 수요를 발견하고, 발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DNA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iSKA, 메타버스, AI와 같은 매체를 활용해 한국어 교육의 혁신을 이끌어내면서, 한국어 교육
현장을 선도해 온 재단의 정체성에 맞게 교원들도 높은 자부심을 느끼고 하루하루 책임감과 보람을 경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해외 현장을 튼실하게 만드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재단의 전 직원들
역시 성취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미래를 발견하고 꿈꾸며 변화를 만들어 가는 힘찬 행보를 계속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전 세계 세종학당 학습자 여러분, 세종학당을 “꿈의 나라로 가는 여권” 같다고 말하는 여러분의 신선한 도전을 마주하니 ‘인생은 과감한 모험이든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한 헬렌 켈러의
말이 떠오르네요. 언제나 사랑하는 여러분의 강단 있는 도전을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