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특파원 3기’를 소개합니다!
지난 5월 16일 세종학당재단 공식 유튜브 채널에 ‘세종 특파원’ 7화가 공개되었습니다! ‘세종 특파원’은 한국에서 유학하는 세종학당 학습자들이 최신 유행 한국문화와 한국 생활을 체험해 보는 콘텐츠입니다. ‘2023년 세종학당 한국어 말하기·쓰기 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아 한국에 유학 온 학습자 세 명을 만나 ‘세종 특파원 3기’로 유튜브에 출연한 소감과 한국 유학 생활 이야기를 들어 봤습니다.
‘세종 특파원 3기’로 세종학당재단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세종학당 학습자 3인
(왼쪽부터) 누졸로 자드(프랑스 거점 세종학당), 아주지 마람(튀니스 세종학당), 리마 알모젤(리야드 세종학당)
안녕하세요! 누졸로 자드 님, 아주지 마람 님, 리마 알모젤 님 반갑습니다. 각자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누졸로 자드(이하 자드) : 안녕하세요. 프랑스에서 온 누졸로 자드입니다. 저는 프랑스 거점 세종학당을 다녔고, 지금은 동국대학교 한국어교육원에서 어학연수 중입니다.
아주지 마람(이하 마람) : 안녕하세요. 튀니지에서 온 아주지 마람입니다. 저는 튀니스 세종학당 학생인데, 지금은 이화여자대학교 언어교육원에서 어학연수를 하고 있습니다.
리마 알모젤(이하 리마) : 안녕하세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온 리마 알모젤입니다. 저는 리야드 세종학당을 다녔고, 지금은 단국대학교 글로벌교육센터에서 어학연수 중입니다.
세 분 모두 ‘2023년 세종학당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우수상을 받고 한국에 유학 오셨어요. 어학연수를 오기 전엔 원래 어떤 일을 하셨었나요?
자드 : 저는 파리정치대학에서 국제관계학 석사 과정을 휴학하고 한국에 왔습니다. 어학연수를 오기 전에 프랑스 경제재정부에서 인턴십도 했어요. 아시아 국제산업 협력 분야 업무를 맡아 올해 1월엔 프랑스 경제재정부와 한국의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동 개최한 ‘제8차 한-불 신산업 기술협력 포럼’ 운영을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제8차 한-불 신산업 기술협력 포럼’에 참가한 누졸로 자드 님(오른쪽 첫 번째)
마람 : 저는 튀니지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있는 평범한 대학생입니다! 1학년을 마치고 휴학했어요.
리마 : 저도 대학생입니다. 경영학과 4학년 학생인데 휴학하고 한국에 오게 됐어요.
처음 한국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와 공부 방법은 무엇이었나요? 세 분 모두 ‘세종학당’을 어떻게 알고 다니게 되셨는지도 궁금해요.
자드 : 제가 대학에서는 정치학과 역사학을 전공했는데, 그때 한글 창제에 관한 수업을 들으며 한국 역사와 한글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어요. 역사 자료들을 이해하기 위해 한국어 공부를 시작하게 된 것이에요. 처음에는 혼자 책으로 공부하다가 대학교 언어 센터에서 한국어 수업을 들었어요. 그런데 한 학기 동안 진도가 너무 느려 다른 학원을 찾던 중 인터넷 검색으로 프랑스 거점 세종학당이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 이후 저는 프랑스 거점 세종학당에서 3년 동안 일주일에 두 번씩 한국어 말하기 수업을 들었습니다. 세종학당에서 다른 학생들과 대화할 때 배웠던 문법이나 어휘를 사용하며 말하기 실력이 늘었어요. 그리고 어휘를 풍부하게 구사하기 위해 한자 공부도 병행했습니다.
마람 : 한국어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고등학교 1학년 때였어요. 처음에는 케이팝과 한국 드라마, 예능 등을 즐겨 보는 정도였는데 코로나19로 오랜 시간 집안에서 지내는 동안 취미를 찾다가 한국어를 배워보기로 했습니다. 좋아하는 드라마를 자막 없이 이해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고, 한국어를 알면 멋있어 보이고 인정받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처음에는 한국어로 된 노래 가사를 외우거나 한국 영상을 찾아보거나 언어 교환 어플을 통해 한국인 친구를 사귀기도 하는 등 독학으로 공부했습니다. 그런데 점점 실력이 늘수록 욕심이 생겨서 ‘한국어 능력 시험(TOPIK)’에 도전하고 싶었어요. 이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독학으로는 어렵다고 생각해서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곳이 주변에 있는지 찾아보다가 튀니스 세종학당을 알게됐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튀니스 세종학당에서 한 학기 공부하고 토픽 5급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리마 : 저는 13살 때부터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을 동경하다가 자연스럽게 한국어에도 관심을 갖게됐습니다. 그 이후로 20살까지 혼자 공부했어요. 제가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 사우디아라비아에 리야드 세종학당이 생겼는데, 그때는 리야드 세종학당이 개원한 지 얼마 안 됐을 때라 초급 수업밖에 없었어요. 대신 세종학당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 참여하면서 어학연수 기회를 얻게 됐습니다.
세 분의 한국 유학 생활 소감이 궁금해요. ‘여행’이 아닌 실제로 ‘한국 생활’을 해보니 어떠신가요? 직접 한국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문화를 접하면서 가장 좋았던 순간이 있었다면 언제였는지 말씀해주세요.
자드 : 한국을 여행하는 것과 한국에서 생활하는 것은 정말 다른 것 같아요. 그래도 한국에서 혼자 생활하면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어서 좋습니다. 유학 생활을 해야 하니 여행할 때와 달리 ‘생활비’를 아끼는 방법도 배우게 됐습니다.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외국인등록증을 받았을 때였어요. 외국인등록증이 없으면 음식 배달부터 인터넷 쇼핑, 예약, 은행 계좌 개설 등을 할 수 없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진짜 한국인처럼 생활하기 위해 꼭 필요했던 외국인등록증을 받았을 때가 정말 기뻤습니다!
마람 : 여행 다니는 것과는 달리 진짜 현지인처럼 살게 되는 것 같아요. 저는 한국에서 지내는 시간이 흐를수록 관광지보다는 외국인이 모르는 곳, 지방 등을 찾아 가게 됐는데요. 지방에 가면 보통 택시를 타는데 기사님들이 그 지역에 대한 정보를 많이 알려주셔서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기사님들과 나누는 대화가 너무 즐겁고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어요.
리마 : 저는 한국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순간이 제 머릿속에 있던 이미지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 같아서 경이롭게 느껴져요. 온라인으로만 알고 지낸 친구를 실제로 만났을 때 느낌처럼 요즘의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하고 소중합니다.
‘세종 특파원’ 출연 소감이 궁금합니다. 처음 제안을 받고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유튜브에 올라가는 영상이라 쑥스러울 수도 있었을 텐데, 어떤 마음으로 촬영을 승낙했는지 궁금합니다. 또, 서울식물원, 떡케이크 만들기 원데이 클래스, 포장마차를 경험하셨는데, 각자 나라에도 비슷한 문화가 있나요?
자드 : 처음에 촬영을 제안받았을 때 쑥스러웠지만 한편 너무 기대됐어요. 무엇보다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라서 바로 승낙했어요. 저는 요리를 많이 하는 편이라 그런지 떡케이크 만들기가 제일 재밌었던 것 같아요. 전통적인 떡케이크를 먹어본 건 처음이었는데 너무 맛있었어요. 포장마차에 갔을 때는 프랑스의 술 문화 아페로(apéro)가 떠올랐습니다. 프랑스에서도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과 함께 술을 마시는 문화가 있습니다. 조금 차이가 있다면, 한국에서는 보통 저녁을 먹은 다음에 포장마차에 가는데, 프랑스에서는 저녁을 먹기 전에 술집에 아페로를 하러 간다는 거예요.
한국 생활을 체험하는 세종 특파원 3기의 모습
마람 : 촬영은 처음이라 연락이 왔을 때 기대도 되고 설레는 마음이 컸습니다. 유튜브에 제가 나온다는 건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었으니까요. 막상 카메라 앞에 서니 떨리기도 하고 어색했지만, 피디님과 카메라 감독님들, 관계자분들이 편안하게 해 주셔서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튀니지에 있는 식물원과는 많이 달라서 신기했던 서울식물원도 좋았고, 영상으로만 봤던 원데이 클래스도 하게 되어 너무 즐거웠습니다. 포장마차 가는 건 제 로망이었는데 마치 드라마 주인공이 된 느낌이었어요. 다음 촬영도 기대가 됩니다.
리마 : 저는 처음에 할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세종 특파원 촬영이 좋은 경험이자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서 출연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서울식물원이나 떡케이크 만들기, 포장마차에서의 경험은 사우디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것들이라 더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떡케이크 만들기 원데이 클래스에 참여한 세종 특파원 3기 (왼쪽부터) 누졸로 자드, 아주지 마람, 리마 알모젤 님
5월부터 전 세계 세종학당에서 ‘세종학당 한국어 말하기·쓰기 대회’ 예선전이 시작됐어요. 작년의 우수상 수상자로서 대회를 준비하는 학습자들에게 조언이나 응원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자드 : 스스로 한국어를 잘하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작년 대회에서 저보다 한국어를 더 잘하는 학습자들을 많이 만나게 됐어요. 그래서 ‘그때 내가 어떻게 결선까지 통과할 수 있었을까?’ 하고 돌이켜 보니 대회를 준비하면서 한국 역사에 대해 알아보고 심사위원들이 쉽게 예상하지 못한 주제를 이야기했던 게 생각납니다. 제가 역사학을 전공해서 대회 주제도 한국 역사와 연결해 준비했어요. 당시 예선 주제가 “보고싶은 도시와 소개하고 싶은 도시”여서 예선이 진행된 5월에 일어났던 한국의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담은 색다른 소개를 준비했습니다.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려면 한국어 실력도 좋아야 하지만 한국문화 및 역사, 정치, 사회에 대해서도 잘 알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신 있게 무대에 올라가서 적극적인 태도로 발표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내가 믿으면, 관객과 심사위원들도 믿게 된다’라고 생각하면 돼요.
마람 : 우선 지금도 열심히 대회를 준비하고 있을 학습자들에게 응원의 말을 먼저 해주고 싶어요. 평소에 늘 하던 대로 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요. 저는 대회를 준비하는 동안 단어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어떻게 해야 더 자연스럽고 멋있는 표현을 쓸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고급 단어들을 찾아서 공부하기도 했어요. 예선 주제가 “내가 보는 한국, 한국인이 보는 한국”이어서 한국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도 많이 찾아봤습니다. 떨지 말고 당당하게 발표해 보세요. 저도 응원할게요, 파이팅!
리마 : 대회를 준비하고 참여하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떨리는 일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대회를 준비하는 모든 분께 정말 고생했고, 자랑스럽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대회의 결과와 상관없이 포기하지 말고 계속 열심히 공부해 나가기를 기원합니다. 제가 말하기 실력을 키운 비결을 말하자면 한국인들과 대화를 많이 한 것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한국인과 대화할 때 처음엔 틀릴까 봐 걱정이 많이 될 것입니다. 틀릴까 봐 말하기 두려운 마음을 극복해야 한국어 말하기 실력이 늘 것이라고 생각해요.
‘2023 세종학당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은 학습자 3인
(왼쪽부터) 누졸로 자드, 아주지 마람, 리마 알모젤 님
어학연수 이후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앞으로도 한국어 학습을 계속 이어가실 건가요? 한국어를 공부해서 이루고 싶은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자드 : 저는 외교 분야에 관심이 많아 석사 졸업 후 프랑스에서 극동 아시아 전공의 외교관 시험을 준비하려고 합니다. 한국 주재 프랑스 대사관에서 일하는 것이 제 꿈입니다. 한국어를 유창하게 하는 외교관이 되어 한·불 외교 관계에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외교관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한국어를 계속 공부하려고 합니다. 파리에 돌아가면 프랑스 거점 세종학당에 새로 생기는 전문적인 한국어 수업을 신청해 볼 거예요.
마람 : 저도 이번 상반기 어학연수를 마치고 나면 튀니지로 돌아가 다시 대학교에 다니게 될 텐데요. 이번 어학연수 덕분에 진로가 뚜렷해졌습니다. 대학을 졸업하면 다시 한국에 와서 석사 과정에 지원하고 싶어요. 한국 사람들에게 튀니지라는 나라에 대해 알려주고 싶고, 한국과 튀니지의 문화 교류가 더 활발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지난 유튜브 촬영 때 앞으로 이런 콘텐츠를 활용해 튀니지에 대해 알리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여러 가지 일에 도전해 보고 싶어요!
리마 : 사우디에서 대학 졸업반이었기 때문에 사우디에 돌아가면 우선 학사 과정을 마칠 계획입니다. 그리고 한국어교육 분야 석사 과정에 지원할 생각입니다. 사우디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한국어과를 만들어 교수로 일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세종학당은 [ㅇㅇㅇ]이다!’라고 한 단어로 표현해주세요.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자드 : ‘나에게 세종학당은 탈출구이다!’ 저는 프랑스에서 학사를 졸업하고 대학원 입학을 준비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대학에 입학하는 건 쉽지만 졸업하는 건 너무 어려워서 학생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요. 저도 그중 하나였는데, 저는 매주 두 번씩 세종학당의 문을 여는 것으로 기분 전환을 했습니다. 우리 반 학생들은 항상 웃는 모습으로 열심히 공부했어요. 또 선생님들은 항상 다양하고 흥미로운 수업을 준비해 주셨습니다.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면서 대회에 참가하고, 상까지 받아 한국에 오게 된 것이 얼마나 소중한 기회인지 아직도 실감이 잘 안 나요. 저에게 세종학당은 행복한 탈출구입니다.
마람 : ‘나에게 세종학당은 빛이다!’ 처음에는 세종학당을 다닌다고 해서 무조건 기회가 많이 생기는 건 아닐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정말 좋은 기회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아무런 꿈도 없이 어둠 속에서 헤매고 있던 제게 세종학당이 길을 비춰 줬어요. 그동안 이루어진 일들도 너무나 많고 다양한 여러 가지 꿈도 생겼어요. 덕분에 아주 행복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리마 : ‘나에게 세종학당은 내일을 꿈꾸게 해 준 존재이다!’ 한국어 수업을 접하기 어려운 사우디에 리야드 세종학당이 생기고 나서 저의 미래를 새롭게 꿈꿀 수 있었습니다. 세종학당이 없었다면 아마 지금 저는 한국에 없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