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보다 민요 배우길 좋아하는 학습자들에게 깜짝 놀랐습니다”
2023 세종학당 문화인턴 우수성과자 김예은
‘세종학당 문화인턴’은 문화예술 분야 전공자이거나 그에 버금가는 경력을 가진 대학(원)생을 뽑아 세종학당에 파견하는 제도입니다. 세종학당 문화인턴들은 현지 세종학당으로 직접 파견을 나가 한국문화 강의를 진행하고 돌아오는데요. 오늘은 인도네시아 거점 세종학당에서 세종학당 문화인턴으로 활동하고 온 김예은 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우선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한동대학교에서 국제지역학, 글로벌 한국학(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학)을 전공하고 있는 19학번 김예은입니다.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는 인도네시아 거점 세종학당에서 전통문화 분야 세종학당 문화인턴으로 활동하고 돌아왔습니다.
어떻게 세종학당 문화인턴을 알고 지원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저는 이번이 두 번째 활동이었어요. 2022년에 한동대학교가 운영하는 인도네시아 탕으랑 세종학당에 문화인턴을 다녀왔었거든요. 한동대학교의 슬로건은 ‘배워서 남 주자.’입니다. 저는 한국어 교육 관련 지식과 고등학교 때 익힌 한국 무용이라는 특기를 살려서 전 세계에 한국문화를 알리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었어요. 마침 학부 전공 교수님께서 세종학당 문화인턴 선발 공지에 대해 말씀해주셔서 한국문화 교육 경험을 쌓기 위해 지원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로 파견지를 배정받고 기분이 어땠는지, 파견 준비할 때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인도네시아를 두 번 갈 수 있는 기회여서 굉장히 설렜어요. 이번에는 인도네시아의 수도인 자카르타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더 컸습니다. 다만, 자카르타는 주거비가 너무 비싸서 학당 근처에 거주할 장소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인도네시아 거점 세종학당 파견교원님을 통해 좋은 숙소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자카르타에서 느낀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과 위상은 예상했던 것과 비교해서 어느 정도였나요?
예상보다 한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고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서 굉장히 놀랐어요. 제가 세종학당 문화인턴으로 활동하는 동안 한국을 다녀오는 학습자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어를 배우려는 학습자들이 많다는 건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한국의 역사와 문화까지 깊이 있게 공부하고자 하는 학습자들을 보게 되니, 저 또한 제 분야에서 더 많은 공부를 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됐습니다.
김예은 님이 진행한 한류문화 수업 학습자들은 한글 손글씨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전통문화, 한류 문화, 전통 음악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각 수업을 통해 어떤 것들을 가르쳤고, 세종학당 학습자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해요.
전통문화 부문에서는 한국의 전통 게임, 미술, 음악이라는 요소를 담아 네 번의 수업을 가졌습니다. 한류 문화 수업에서는 한국의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를 소개했어요. ‘양세찬 게임’이나 아이돌 이름 맞추기 등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다양한 게임을 진행했지요. 전통 음악 수업에서는 한국 민요와 판소리의 이론을 설명하고, 민요를 불러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세종학당 선생님들을 관객으로 모시고 학습자들이 한복을 입고 ‘진도 아리랑’을 부르는 민요 발표회까지 열었고요. 민요 수업 시간에 학습자들이 각자의 상황에 맞게 진도 아리랑을 개사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걸 발표회 때 선보이면서 선생님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학습자들은 한류 문화 수업이 끝나면 한국의 새로운 트렌드를 배웠다면서 엄청나게 즐거워했어요. 제가 가장 놀랐던 건 한류 문화보다 한국 전통문화, 전통 음악 수업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다는 것이었어요. 이미 한류 문화를 잘 알고 있으니 선생님을 통해 한국 전통문화를 보다 깊게 배우고자 하는 열정이 있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민요 발표회에서 학습자들은 한복을 입고 ‘진도 아리랑’을 불렀다
전통문화와 전통 음악 수업은 외국인 학습자들에게는 낯설고 어렵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실제로는 어땠나요?
저는 전통문화 분야로 파견되는 거여서 전공 교수님과 세종학당 문화인턴 국내 연수 기간 중 뵙게 된 교수님들께 의견을 구하면서 교안을 준비했습니다. 다양한 전통문화 수업 계획을 짰는데, 학습자들은 무엇보다 전통 음악을 가장 배우고 싶어 하더라고요. 그래서 민요와 판소리 이론을 설명하고, 국내 연수 때 세종학당재단을 통해 배우게 된 자료를 활용해 직접 민요도 불렀는데요. 학습자들은 민요 이론을 배워가면서 한국을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면서 굉장히 좋아하더라고요. 민요와 판소리의 역사가 어려울까 봐 학습지를 만들고 영상 자료도 준비했는데, 모든 수업을 즐기는 학습자들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세종학당 문화인턴으로 활동할 때 언어 소통의 어려움은 없었나요?
인도네시아 거점 세종학당 학습자들의 한국어 실력이 뛰어나서 평소에 소통할 때는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저도 학습자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유대감을 가지고 싶어서 틈틈이 인도네시아어를 공부하고 학습자들에게 배우곤 했어요.
세종학당 문화인턴 활동 경험이 김예은 님의 미래에 어떻게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세요? 자신이 성장했다는 느낌이 드나요?
이번 세종학당 문화인턴 활동을 통해 저는 세계 속 한국문화와 한국어 교육의 현실을 파악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한국에서는 세종학당 문화인턴 활동을 위해 한국어 교육과 한국문화 수업을 준비했고, 인도네시아에서는 가르치는 과정을 통해 인도네시아 문화와 역사, 언어를 배웠는데요. 이를 통해 세상을 더욱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학습자들의 마음도 더 잘 이해하게 됐고요. 세종학당 문화인턴은 제게 참 고마운 경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