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반다아체 세종학당,
한글 부채 만들기로 반다아체에 한국어 바람을 일으켜요!
> 반다아체 세종학당, 한글 서예 · 수묵화 문화강좌 진행
> 한국문화 체험을 통해 한국인의 마음에 한 걸음 더 다가가다
인도네시아 반다아체 세종학당에서는 지난 12월 7일과 8일, 4회에 걸친 문화강좌를 통해 한글 서예와 수묵화를 배우고 부채를 만들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문화 강사의 지도로 붓과 먹물 그리고 한지를 처음 접한 수강생들은 한국 사극 드라마에서 양반들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던 장면을 떠올리기도 하며 무척 흥미로워했습니다.
먼저 한글 서예의 기본인 가로획(ㅡ)과 세로획(ㅣ), 그것을 연결한 ㄱㄴㄷㄹㅁㅂㅋㅌㅍ, ㅏㅑㅓㅕㅗㅛㅜㅠ, 사선과 점을 추가한 ㅅㅈㅊ, 그리고 원을 활용한 ㅇㅎ 등 강사의 설명을 듣고 시범을 보았습니다. 전통 서예는 마음을 가다듬고 정신을 수련하기 위해 자세를 바르게 하는 것부터 한 획 한 획 정성껏 쓰는 것이라는 강사님의 이야기에 순간, 모두 허리를 곧게 펴는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막상 한지에 붓으로 먹물을 묻혀 글자를 쓰려고 하니 떨리고 긴장된다는 수강생도 있었고, 한국인의 정서와 문화를 체험하는 것이 너무 좋아 연신 싱글벙글 웃는 수강생도 있었습니다. 계속 연습하다 보니 어느새 붓을 움직일 때마다 호흡을 잠깐씩 멈춰 선을 긋고, 바른 자세로 ‘예(禮)’를 갖춰 글자를 대하는 수강생들은 한국인의 마음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듯했습니다.
연습지와 한지에 글쓰기를 연습한 후, 자신이 좋아하는 한국말 문구를 하나씩 정해 부채에 쓰자고 하니 다들 여러 단어들을 떠올리고 발표했습니다. 어떤 이들은 아이돌 멤버 이름을 떠올렸고, 어떤 이들은 ‘사랑’, ‘기쁨’, ‘마음’, ‘예뻐’, ‘꿈’, ‘꽃’, ‘평화’, ‘봄날’, ‘바람’, ‘행복’, ‘소리’, ‘김치’ 등의 단어들을 이야기했습니다. 어느 고등학교 교장 선생님은 남편을 위해 ‘여보’라는 단어를 이야기해 모두에게 웃음을 주었습니다.
이후 각자 정한 단어를 정성껏 부채에 쓰고 먹물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강사님이 ‘사군자’로 불리는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를 그리는 시범을 보여주시며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선비 정신을 설명해주셨습니다. 수강생들은 수묵화를 통해 한국인들이 추구했던 정신세계를 알게 됐습니다. 겨울이 끝날 무렵, 아직 남은 추위 속에서도 피어나는 매화의 기상과 한여름 깊은 숲속에서 그윽한 향기를 내는 우아하고 고결한 난초, 늦가을에 겨울 추위가 올 때까지 가장 늦게까지 핀다는 국화, 겨울에도 푸른 잎을 유지하며 곧게 뻗는 강직한 대나무 그림의 상징성을 통해 수강생들은 한국의 전통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설명을 들은 수강생들은 사군자 중 하나를 선택하고, 부채에 써 놓은 글자와 어울리게 먹과 물의 농도 변화를 이용해 수묵화를 그렸습니다. 모든 수강생이 조선시대 사극 드라마 속으로 ‘타임 슬립’을 해 멋진 사대부 선비와 여인이 된 듯한 분위기였습니다. 부채를 완성한 수강생들은 너무 뿌듯해하며 강사님과 기념 촬영도 하며 즐겁고 뜻깊은 문화강좌를 마무리했습니다. 반다아체 세종학당에서 이들이 직접 붓으로 쓴 한글과 수묵화 부채가 반다아체에 한국어와 한국문화 바람을 일으킬 것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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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정희 운영요원(세종학당 알림이, 반다아체 세종학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