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세종학당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문화체육부장관상을 받은 스리자 폴 님
지난 2023년 10월 10일 시행한 2023 세종학당 한국어 말하기 쓰기 대회에서 말하기 대회 문화체육부장관상을 받은 스리자 폴(Srija Paul) 님을 만났습니다. 한국 노래와 한국에 대한 사랑으로 한국어를 진심으로 공부해온 그의 이야기에는 ‘간절히 바라면 무엇이든 이루어진다’는 성공의 법칙이 담겨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2023 세종학당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수상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우선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인도 뉴델리에 사는 열아홉 살 스리자 폴입니다. 한국어를 배운지 이제 3년이 좀 넘었어요. 주인도한국문화원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면서 아미티대학교에서는 영문학을 전공하고 있어요. I-KETS라는 다국적 기업에서 한국어 강사로도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가수가 꿈이어서 음악도 배우고 있어요.
6년 전 BTS 노래로 한국어를 접하고 한국 노래의 가사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는데요. 그럼 한국어 공부를 한 지 6년이 된 건가요?
제대로 한국어 수업을 받은 건 3년 정도예요. 2017년부터 한국 노래와 드라마를 즐기며 한국과 한국문화를 알아가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한국 노래에 큰 관심이 생기면서 유튜브나 언어 배우기 앱으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한국 노래 가사를 더 잘 이해하고 싶어져서 2019년과 2020년에 주인도한국문화원 세종학당 초급반 수업을 신청했는데 면접에서 떨어졌어요. 푸네에 있는 인도-한국 센터에서 온라인으로 2년 정도 한국어를 배우고, 올 초 주인도한국문화원 세종학당에 들어갔습니다.
다양한 한국어 학습 방법 중에서 주인도한국문화원 세종학당을 선택한 이유가 있었나요?
오랫동안 독학으로 공부하고 온라인으로도 한국어를 공부했지만, 저는 처음부터 주인도한국문화원 세종학당에 들어가고 싶었어요. 어떤 곳보다 교육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고 한국문화 체험 행사나 다양한 온·오프라인 대회로 학습자에게 기회를 많이 주니까요. 교실이나 문화 체험 공간도 예쁘게 꾸며져 있어서 여기서 한국을 더 가깝게 느끼고 싶었습니다.
온라인으로 한국어를 배울 때는 특별히 재미를 못 느꼈어요. 하지만 주인도한국문화원 세종학당에서 공부를 시작하고 나서 직접 선생님들을 만나서 배우고, 저를 알릴 기회가 생겨서 정말 좋았습니다.
스리자 폴 님이 이번 세종학당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우승할 만큼 뛰어난 한국어 실력을 갖게 된 방법이 궁금해요.
일단 저는 한국 노래에 관심을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많은 한국어를 배울 수 있었던 것 같고요. 한국 여자들의 억양과 말투를 따라 하는 연습을 많이 했어요. 한국 노래를 들으면서 한 줄 한 줄 들리는 대로 가사를 적어보면서 듣기 연습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유튜브로 한국 애니메이션을 자막 없이 보는 방식으로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어요. 한국어로 쓰인 자기 계발 서적들도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2023 한국어 말하기 쓰기 대회는 어떤 마음으로 참가했나요?
저는 한국과 관련된 모든 기회를 잡아서 제 꿈에 다가가겠다고 결심했어요. 그래서 이번 대회에 꼭 나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우승자는 한국에서 연수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저를 더 열정적으로 이 대회에 준비하게 만든 것 같아요.
이번 말하기 대회의 주제는 ‘한국어로 내가 이루고 싶은 꿈, 나의 도전’이었고, 스리자 폴 님은 ‘한국에서 이루고 싶은 가수의 꿈, 한국어로 된 아름다운 노래로 진심을 전하고 싶다’라는 제목으로 발표했습니다. 한국어로 노래하는 가수가 되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희 부모님은 모두 전문적으로 노래를 하시기 때문에 제가 어렸을 때부터 인도 고전 음악을 가르치셨어요. 하지만 저는 한국 노래에 빠졌고, 결국 가수의 꿈까지 꾸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가수가 되고 싶은 이유는 한국과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마음의 연결감이 느껴지기 때문이에요. 한국어로 노래를 부를 때의 감정은 그 어떤 언어로 노래할 때도 느낄 수 없던 것이었어요. 이 역시 한국어의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한국 발라드 곡들의 가사는 읽기만 해도 제 마음에 다양한 감정이 가득 차올라요. 그런 가사에 아름다운 목소리를 담는 대단한 가수들을 보고 제가 더더욱 가수가 되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주제에 맞춰 원고를 작성하고, 그 원고로 말하기 연습을 했을 텐데요. 그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그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나요?
한국으로 출발하기 이틀 전 한창 짐을 쌀 때 주제를 받아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그 이틀 동안 원고를 몇 번이나 수정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 발표가 어떻게 판단을 받든 진심 그대로를 적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에 한국 도착 첫날 호텔 로비에서 원고를 마지막으로 수정하고, 마무리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부터 원고를 외우기 시작했어요. 연수가 끝나고 돌아오면 힘이 하나도 없었지만 잠을 덜 자면서 연습했습니다.
‘2023 세종학당 우수학습자 초청 연수’를 통해 한국의 여러 곳을 둘러보셨는데요. 직접 한국을 둘러본 소감이 궁금해요. 어떤 곳이 가장 기억에 남으세요?
제가 인도로 돌아와서도 저한테 이 질문을 한 사람들이 많은데요 그때마다 감정이 격해졌어요. 제가 지난 6년 동안 간절히 그리워해온 한국을 실제로 보게 된 것은 제 인생의 가장 특별한 꿈 같은 순간이었습니다. 버스로 이동하면서 하나하나가 예쁜 한국을 보며 몰래 울기도 했어요. 하지만 무엇보다 대회 마지막 날 밤 한강 크루즈를 탔을 때의 감정을 나누고 싶습니다. 저는 가만히 앉아 아름다운 서울의 야경을 감상했어요. 한강은 서울에서 제가 가장 가고 싶었던 곳이기도 했고, 제가 대상을 받은 행복한 날이어서 한국에서의 그 마지막 밤이 저에게는 정말 특별했습니다. 그때 저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친구들이 한국을 떠날 생각에 같이 울었습니다. 함께 연수를 받은 친구들한테 받은 사랑도 무척 소중했고, 한국이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는 모습이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앞으로 세종학당 한국어 말하기 쓰기 대회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도움 말씀 부탁드립니다.
다들 어떤 목표나 꿈이 있어서 이 대회에 참가할 거라고 생각해요. 무대에 올라가는 순간, 불안하거나 걱정이 돼도 자신을 믿고, 자신의 꿈을 생각하면 좋겠어요. 자신감과 용기가 생길 겁니다. 그리고 일단 원고에 자기의 진심을 담길 바랍니다. 어떤 내용이라도 진실한 마음으로 적으면 외우기도 쉬워지고 자신의 마음이 사람들에게 전달되어 좋은 결과를 얻을 겁니다.
앞으로 세종학당에서 어떤 수업을 더 듣고 싶은가요?
저는 지금 세종학당에서 중급 과정인 세종한국어 3B*를 공부하고 있어요. 세종한국어 4B까지 중급 과정을 모두 마치면 한국어를 더 전문적으로 사용하는 훈련을 받고 싶어요. 그리고 한국문화를 더 많이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수업들이 마련되면 모든 학생들이 좋아할 것 같습니다.
* 전 세계 세종학당에서는 세종학당의 외국인 학습자가 언어 숙달 단계별로 한국어를 공부할 수 있도록 ‘세종학당 기본 교육과정’을 운영 중입니다. 단계별로 초급(세종한국어 1A, 2B, 2A, 2B), 중급(세종한국어 3A, 3B, 4A, 4B) 과정으로 나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