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세종한국어평가(SKA)에서 우수한 성적 거둔
비슈케크 세종학당 토로바이 크즈 굴나즈 님 인터뷰
세종한국어평가(SKA)는 재단이 주관하는 한국어 숙달도 평가로, 한국어를 모어가 아닌 제2 언어나 외국어로 학습하는 외국인 등은 이를 통해 듣기·읽기·쓰기·말하기 총 4개 영역에 대한 한국어 의사소통 능력을 종합적으로 측정할 수 있습니다.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 세종학당에서 학습한 후, 지난 5월 시행한 제2회 세종한국어평가(SKA)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토로바이 크즈 굴나즈(Torobai kyzy Gulnaz) 님의 생생한 노하우! 지금 만나볼까요?
안녕하세요? 굴나즈 님! 먼저 <월간 똑똑> 독자들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키르기스스탄에서 온 굴나즈라고 합니다. 비슈케크 국립대학교에서 한국어를 전공했습니다. 2019년 ‘세종문화아카데미’에 참여하면서 비슈케크 세종학당을 알게 됐어요. 한국어와 한식, 사물놀이 등을 체험하면서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공부하게 됐습니다. ‘최선의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기억하며 성실하게 공부한 덕분에 2023년 대한민국 정부 초청 장학 프로그램에 합격했습니다. 현재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대학원생입니다.
언제 처음으로 한국어에 관심을 가지셨는지, 한국어를 배우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중학생 때 <드림 하이>라는 드라마를 통해 한국의 학교생활을 보면서 ‘나도 언젠가 한국 학교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습니다. 그날 이후 꿈을 이루기 위해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했지만 독학으로는 한계가 있어 비슈케크 세종학당을 다니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셨군요. 세종학당을 수료하신 학습자로서 비슈케크 세종학당과 세종학당 수업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제일 먼저 훌륭한 교원 선생님들이 떠오릅니다. 우선 수업을 잘 진행하시고, 학생들과 편하게 얘기를 나누면서 조언도 많이 해주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세종학당의 가장 큰 장점은 교재 및 학습자료인 것 같습니다. ‘누리 세종학당’ 사이트에 들어가면 초·중·고급 단계별 한국어 교재뿐만 아니라 한국문화 관련 책, 동영상들이 많습니다. 저는 한 학기 동안 한국어 글쓰기 반에 다니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주제별 글쓰기와 편지, 자기소개서, 건의문 작성법을 배웠고, 띄어쓰기 규칙을 익힌 후 토픽 시험 쓰기 영역을 경험했습니다. 이후 ‘백일장 대회’, ‘세종학당 쓰기 대회’에 참가해 우수한 결과를 얻었습니다.
쉽다, 어렵다, 재미있다 등등 한국어를 처음 공부할 때 어떤 생각이 드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원래 외국어에 관심이 없었고,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능력이 모자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어는 다른 언어들과 달리 매력이 있습니다. 언어 자체가 예쁘고, 어순과 조사, 문법 등 키르기스어와 비슷한 점들이 많아서 배울수록 재미있고 흥미로웠습니다.
지난 5월 시행한 제2회 세종한국어평가(SKA)에서 우수한 성적을 차지하셨다고 들었는데요! 우수한 성적을 받을 수 있었던 한국어 학습 비결은 무얼까요? 평소 어떻게 한국어를 공부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작년에 본 제1회 세종한국어평가(SKA)의 결과가 많이 아쉬웠지만 제가 어떤 영역이 부족하고 어떤 부분을 더 신경 써야 할지 알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이번 시험에서는 노력한 만큼 우수한 성적을 얻어 뿌듯하네요.
저만의 한국어 학습 비결은 ‘연습’입니다. 교재로 배운 단어, 문법, 표현을 활용해 선생님이나 친구들과 소통을 많이 했습니다. 또 카메라를 앞에 두고 10~15분 동안 한국어로 얘기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었습니다. 이런 연습을 통해 발음을 습득하고, 주제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생각을 정리해 말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듣기 분야를 위해서는 한국 콘텐츠를 많이 시청했습니다. 이를 통해 한국인의 사고방식, 일상생활, 유행 그리고 한국에서 일어나는 사건들까지 알 수 있었습니다. 또 한 가지, 다양한 분야의 독서를 추천합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어를 그냥 공부하고 끝내는 게 아니라 배운 것을 대중 앞에서 보여준다는 의지를 가지면 좋겠습니다. 말하기 대회나 백일장 대회에 나가면 훨씬 더 성장할 수 있습니다.
세종한국어평가(SKA)는 듣기·읽기·쓰기·말하기 영역으로 나뉘어 치러지는데요. 굴나즈 님은 이 중에서 어떤 영역의 성적이 가장 좋았고, 반대로 어떤 영역이 가장 어려웠나요?
세종한국어평가(SKA)는 문제도 너무 좋았고, ‘세련됐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는 네 영역 중에서 듣기와 읽기 영역의 성적이 가장 좋았고, 반대로 쓰기 영역의 결과가 조금 아쉬웠습니다. 어려웠다기보다는 시간 관리가 문제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쓰기 연습을 할 때 시간도 같이 계산하면서 공부하면 쓰기도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으로 세종한국어평가(SKA)에 응시할 한국어 학습자들에게 한국어 학습과 세종한국어평가(SKA) 준비에 대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우선 시험 날까지 계획을 짜서 매일 연습하는 습관을 가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문법과 단어를 따로따로 공부하지 않고, 기출문제를 풀면서 같이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한국 뉴스나 기사를 많이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여러분, 한번 실패했다고 두려워하거나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도 수많은 실패를 극복하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항상 내가 무엇을 위해 한국어 학습을 시작했는지를 그리면서 지금까지 열심히 배운 것들을 자신 있게 보여주면 될 것 같습니다!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문화를 접하면서 가장 좋았던 일, 행복했던 순간이 궁금합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한국어를 공부하면서 실패를 많이 했습니다. 말하기 대회에 3~4번 나갔는데 계속 결과가 좋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2022년 ‘제18회 키르기스스탄 대학생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5·18 민주화운동’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며 처음으로 최우수상을 받았습니다. 그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올해 정부 초청 외국인 장학생(GKS)으로 선발돼 8월부터 한국에서 공부를 하고 계신데요. 한국에서의 생활이 낯설진 않으신가요?
정부 초청 외국인 장학생(GKS)으로 선발돼 현재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다니고 있습니다. 드라마에서만 봤던 한국에 와서 실제로 살아보니 신기했습니다. 한국에서 제일 먼저 해보고 싶었던 게 ‘한강 가서 치킨 먹기"였는데 사소한 꿈 하나를 이룰 수 있게 돼 행복했습니다.
앞으로 한국어 학습과 관련해 이루고 싶은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얼마 전 개강을 해서 열심히 수업 잘 듣고 있고요. 친구들과 놀러 다니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으면서 한국 생활을 잘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너무 많습니다. 가까운 시기에 이루고 싶은 목표 중 하나는 ‘유튜브 콘텐츠’인데요. ‘나의 20대’, ‘한국 생활’, ‘대학생의 일상’, ‘한국어 공부’ 등을 주제로 브이로그를 찍으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