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한국어 학습자들에게 한국문화를 알리다!
2022년 주이집트문화원 문화인턴 어보원 님
세종학당 문화인턴은 세계 각지 세종학당의 한국어 학습자들에게 한국문화를 알리고 그들과 교류하는 뜻깊은 활동을 합니다. 2022년 주이집트문화원 세종학당 문화인턴으로 활동하며 한국 민요와 장구, 소고춤 등을 가르치고 돌아온 어보원 님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어보원 님, 안녕하세요? 먼저 <월간 똑똑> 독자들에게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전공으로 한국음악과를, 복수전공으로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를 다니고 있는 어보원입니다. 2022년 세종학당 문화인턴 활동을 통해 이렇게 독자님들과 만나게 돼 반갑습니다. 현재는 복학을 해서 남은 학기를 열심히 마치면서, 다원예술팀 모도다 프로젝트와 국악 일렉트로닉 그룹 만월프로젝트 등을 통해 음악 활동도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습니다.
2022년 8월 31일부터 3개월간 주이집트한국문화원 세종학당에서 전통음악 분야 문화인턴으로 활동하셨습니다. 세종학당 문화인턴은 어떤 일을 하는지 소개해주세요.
세종학당 문화인턴은 해외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현지 세종학당 학습자들에게 한국문화 수업을 제공합니다. 파견 전 한국에서 진행한 워크숍을 통해 작성한 수업 및 활동 계획서를 바탕으로 세종학당 학습자들에게 자신의 분야와 관련된 수업을 진행해 한국문화를 알리는 것이 주된 업무입니다. 현지 세종학당 주최 행사에 참여해 다양한 경험을 쌓기도 합니다. 문화인턴 활동은 한국문화를 알리는 것뿐만 아니라 현지인들과 소통하면서 열린 문화적 관점을 갖게 되는 부분에서 장점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계기로 세종학당 문화인턴에 지원하셨나요?
고등학생 때는 대학 입학만 바라보고 살았는데, 막상 대학에 들어오니 알 수 없는 우울감을 느꼈어요. 새로운 목표를 생각하다 교환학생에 도전해야겠다고 결심했는데 도전에 실패하면서 해외연수 경험을 찾아보게 됐습니다. 그러던 중, 한국예술종합학교에 다니는 친구가 세종학당 문화인턴에 신청한다는 얘기를 들었고, 이화여자대학교에서도 세종학당 문화인턴 프로그램을 지원한다고 해서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환경에서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서 교환학생을 준비했는데, 세종학당 문화인턴 활동은 이런 부분을 충족할 뿐 아니라 제 전공까지 살릴 수 있는 기회여서 더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이집트는 우리에겐 비교적 낯선 나라잖아요. 주이집트한국문화원 세종학당으로 파견이 결정되고 걱정되는 부분이 있었나요?
상상하지 못했던 나라로 배정을 받아 무척 놀랐어요. 그래도 저는 다른 나라를 가는 경험 그 자체를 기대한 것이었기 때문에 안 가겠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이슬람 문화가 낯설고 아랍어를 할 줄 몰라 조금 걱정됐지만, 그만큼 남들은 하지 않는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고대 이집트문화에 관심이 있던 터라 피라미드와 나일강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부정적인 생각을 없애주더라고요.
주이집트한국문화원 세종학당에서 전통음악 문화인턴으로 3개월간 어떤 일상을 보내셨나요?
저는 전공을 살려서 세종학당 학습자들에게 민요와 장구를 가르치는 수업과 민요와 소고춤을 소개하는 수업 두 가지를 진행했습니다. 수업 마지막 날에는 학습자들에게 특별한 기억을 남겨주고 싶어서 관객을 초청해 발표회를 진행했고요. 제가 직접 MC를 보고 축하 공연도 하면서 학습자들과 함께 즐길 수 있었던 의미 있는 하루였습니다.
수업 외에도 주이집트한국문화원의 다양한 행사에 참여해 해외 문화원이 어떤 일을 하는지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때 주이집트한국문화원에서 국악아카데미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국악아카데미 발표회에서 민요 공연을 함께 준비했어요. 해외에서 한국문화를 알리는 공연을 한 것은 처음이어서 개인적으로 매우 의미 있었습니다.
이집트 한인회가 주최하는 추석 행사에서 공연을 하기도 했습니다. 한인 분들께서 오랜만에 이집트에서 한국을 느낄 수 있어 감동이었다고 말씀해주셨어요. 대사관의 초청으로 공관 모임에서 우리나라 전통 민요를 강의하고 공연도 하면서 외교적 경험을 쌓을 수 있어 뿌듯했습니다.
이집트에서의 문화인턴 기간 중 활동이나 혹은 개인적인 시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파견 전 문화인턴들이 모여 워크숍을 진행했을 때, 유럽이나 동남아시아처럼 인기 있는 여행지인 나라에 파견이 예정된 문화인턴들이 여행 계획을 세우는 모습을 보면서 부러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집트의 치안이 어느 정도인지 몰라서 저는 여행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이집트에 도착해서 2~3주 정도 지내니 카이로 지역은 그리 무섭지 않았고, 문화원 식구들을 비롯해서 좋은 분들을 만나 함께 사막도 가고 휴양지를 다니면서 많은 추억을 쌓았습니다.
특히 제 수업의 통역을 도와줬던 ‘하가르’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저와 동갑이면서 한국어를 무척 잘해서 통역 외에도 다양한 일을 도와줬는데 함께하는 시간이 매우 즐거웠습니다. 지금도 가끔 편지 보내듯이 연락을 나누고 있어서 나중에 꼭 다시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세종학당 문화인턴 활동이 선물해준 보람은 어떤 것인가요?
문화인턴 활동 경험은 저에게 자신감을 찾아줬습니다. 문화인턴 경험이 저에겐 하나의 성취였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뜻깊은 추억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 유튜브도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도전을 하고 기록을 남길 수 있었던 세종학당 경험은 그 자체로 저에게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선물입니다.
세종학당 문화인턴에 관심이 있는 청년들에게 조언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활동 및 체재비 지원부터 안전 관리까지 받을 수 있는 환경에서 자신의 전공을 살려 인턴 경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지 않기 때문에 정말로 추천합니다. 활동 종료 후 한국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세종학당재단 이사장님이 해주신 말씀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여기 와 계신 모든 분은 앞으로 무조건 성공할 겁니다.”라는 말씀이었는데요. 이사장님의 응원이 또 다른 시작을 마주한 제겐 아주 큰 힘이 됐습니다. 여러분도 세종학당 문화인턴 활동을 통해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찾아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