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통령 앞에서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뽐낸
록 티 홍 프엉 님을 만났습니다!
베트남 거점 세종학당 학습자 록 티 홍 프엉(Loc Thi Hong Phuong) 님을 만났습니다.
그녀는 지난 6월 22일, <베트남 한국어 학습자와의 대화>에서 대한민국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70여 명의 관계자 앞에서 유창한 한국어 발표 실력을 뽐내기도 했는데요. 그녀의 애정 가득한 한국어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록 티 홍 프엉 님, 안녕하세요? 먼저 <월간 똑똑> 독자들에게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베트남에 살고 있는 록 티 홍 프엉이라고 합니다.
베트남 북쪽에 있는 타이응우옌대학교에서 영어를 전공했고, 2017년에 졸업했습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현재 호찌민에 있는 한국 기업 삼성엔지니어링에서 근무 중이신데, 어떤 일을 하고 계시나요? 세종학당 수업에서 배웠던 내용은 업무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지도 궁금합니다.
저는 호찌민의 삼성엔지니어링에서 사무실 관리(사무실을 잘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업무)와 영어-베트남어 혹은 한국어-베트남어 통역과 번역 등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 보니 세종학당에서 배운 모든 것이 도움이 됩니다. 한국어는 물론이고 세종학당에서 공부한 것들이 회사에서 메일을 작성하거나 보고를 할 때 활용되고 있어요. 게다가 세종학당에서 문화 차이에 대해 공부한 덕분에 직장에서 한국 사람들과 소통이 잘 되고, 서로를 이해하면서 재미있게 지낼 수 있습니다.
세종학당을 어떻게 알고 다니게 됐나요? 베트남 거점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면서 어떤 부분이 좋았는지 얘기해주세요.
대학생 때부터 한국 드라마를 통해 한국과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생겼어요. 먼저 세종학당에 다니던 친구들의 권유로 저도 2017년 타이응우옌 세종학당에 한국어 수업을 처음 신청했습니다. 수업을 듣다 보니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데 완전히 빠져 베트남 거점 세종학당에서도 수업을 듣게 됐고요.
좋은 점만 이야기하려 해도 내일까지 다 못할 것 같아서, 몇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단 교재용 책이 예쁘게 나와서 공부를 하게 만드는 동력이 됐고, 모든 선생님이 친절하게 가르쳐 주셔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학당에서는 한국어뿐만 아니라 한국문화를 배우고 체험할 기회도 제공돼 한국 음식을 만들거나 전통 부채에 그림을 그려 보기도 했어요. 또 한국어 말하기·쓰기 대회도 열려 학생들이 참여하고,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 한국을 직접 방문할 기회도 주어져서 정말 좋습니다. 그 모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비도 비싸지 않고요.
주변에서 한국어를 어디서 공부하면 좋을지 물어본다면 제 대답은 ‘세종학당’입니다. 회사 일이 좀 여유로워지면 반드시 다시 세종학당 수업을 신청할 예정입니다.
베트남에서 한국 기업에 대한 인식은 어떤가요? 한국 기업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 가족과 친구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나요?
한국-베트남 관계는 오랫동안 좋았고, 갈수록 더 친밀해지고 있습니다. 베트남에 많은 한국 화사가 생겼는데 그중에는 삼성, 현대, 효성 등 급여와 복지 제도가 좋은 대기업도 많아서 인기가 높습니다. 제가 다니는 삼성엔지니어링은 한국 사람과 베트남 사람 구분 없이 친절하고, 이해심도 높고,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여서 일하기가 좋습니다. 가족과 친구들이 멀리 떨어져 있어 아쉽지만, 엄마와 오빠가 좋은 회사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 항상 응원해주고 있어요!
6월 22일 대한민국 대통령이 베트남을 방문했을 때, 하노이국가대학에서 열린 <베트남 한국어 학습자와의 대화> 행사에서 발표를 하셨다면서요?
네, 잊을 수 없는 기억입니다. 6월 8일에 퇴근하고 갑자기 베트남 거점 세종학당 선생님께 연락을 받았어요. 하노이까지 가서 매우 높은 분을 만나야 한다고 하셨는데, 그분이 대한민국 대통령일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다음날 회사의 허락을 받고 세종학당 선생님들과 열심히 발표를 준비했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주제를 여러 번 변경했는데 선생님들이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대한민국 대통령뿐 아니라 베트남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학생들과 교육기관 관계자 등 총 70여 명이 참석한 자리였다는데 발표하면서 떨리지는 않았나요?
사실 많이 떨렸습니다. 발표자 중에서 한국어 비전공자는 저밖에 없었어요. 제가 5번째로 마지막 발표자였는데 먼저 발표한 사람들이 다 잘해서 더 부담스러웠습니다. 다행히 선생님이 긴장하지 않도록 우황청심원을 챙겨주셔서 많이 떨지 않고 발표를 잘 마칠 수 있었어요. 함께 참여한 훌륭한 친구들의 이야기를 모두 들은 윤석열 대통령님이 직접 응원의 말씀을 전해주셔서 뿌듯했습니다. 앞으로 한국어 능력과 자기 개발에 더 신경 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6월 24일에는 호찌민사범대 및 베트남 거점 세종학당에서 열린 KBS <글로벌 우리말 겨루기 예선전 베트남 편>에도 참가했는데, 준비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베트남 거점 세종학당을 통해 KBS <글로벌 우리말 겨루기 예선전 베트남 편>을 알게 됐어요. 제가 얼마나 한국을 잘 알고 있는지 궁금해서 참여했습니다. K-팝, 한국 전통놀이, 한식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질문이 던져졌고 10초 안에 답변을 해야 해서 어려웠지만 여러 친구들과 같이 한 덕분에 신나고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베트남에서 K-팝과 K-드라마 등 한국문화와 콘텐츠가 인기를 얻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록 티 홍 프엉 님도 한국문화를 즐기는 편인가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베트남에서는 <대장금>, <주몽>, <겨울연가> 같은 한국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어요. 방송 시간이 되면 집집마다 가족이 모두 모여 즐겨 봤습니다. 저는 중학생 때 <꽃보다 남자>를 재미있게 봤고, 고등학생 때는 친구들과 함께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같은 아이돌 그룹의 팬이 됐습니다. 빅뱅의 팬이기도 하죠. 현재 가장 좋아하는 K-드라마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입니다. K-드라마는 배울 게 많고, 힘들고 지칠 때마다 힘이 돼 주는 것 같아요.
한국어를 공부하고 싶어하는 베트남 사람들에게 조언을 들려주세요.
특별한 지름길은 없습니다. 한국어를 배우려면 마음먹고 미친 듯이 공부하세요! 그리고 배운 것들에 대해서 좀 서툴더라도 부끄러워하지 말고 많이 대화하고 연습하기를 추천드려요!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