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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톡파원 25시’ 공모전 최우수상 : 케냐 나이로비 송지선 교원

글쓴이홍보협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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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3-06-30

조회수778

세종학당재단

120호 2023년 6월

6월에 만난 세종학당 사람들

인터뷰 사진
‘세종톡파원 25시’ 공모전 최우수상 : 케냐 나이로비 송지선 교원

지난 5월 아랍에미리트 샤르자에서 열린 ‘2023 중동·아프리카 세종학당 워크숍’에서 ‘세종학당, 세계와 소통하다’를 주제로 <세종톡파원 25시> 공모전을 진행했습니다.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케냐 나이로비 세종학당의 송지선 교원을 인터뷰 했습니다.

송지선 교원님 안녕하세요!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세종 톡파원 25시’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신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2021년부터 국내외 대학교에서 한국어 교원으로 일하고 있는 송지선입니다. 지금은 2023년 상반기에 세종학당 파견 교원으로 선발돼 현재 케냐 나이로비 세종학당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아직 나이로비 세종학당에서 근무한 기간은 짧지만 이곳을 운영하기 위해 많은 분의 수고와 헌신이 있었음을 느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이곳의 성장과 역사를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습니다. 특히 아프리카 지역 세종학당 중에는 새로 개소한 곳이 많아 이웃 세종학당에 대해 알고 싶은 분들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중동·아프리카 워크숍 공모전’에 나이로비 세종학당을 소개하는 영상을 출품했고, 감사하게도 최우수상을 받았습니다.

현재 몸담고 계신 케냐 나이로비 세종학당은 어떤 곳인가요? 주로 어떤 연령대의 학습자가 있는지, 학습자들의 특징이나 그분들의 학습 이유와 목표 등과 함께 나이로비 세종학당만의 자랑거리를 들려주세요.

케냐에는 40개가 넘는 언어가 있습니다. 케냐 학생 대부분이 스와힐리어(현지어), 영어(공용어), 민족어(본인 고향에서 사용하는 언어)를 구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외국어를 습득하는 능력이 뛰어난 학생이 많습니다.

학생들은 일주일에 한 번 수업을 듣지만, 전반적으로 문법에 대한 이해력이 좋고 활용도 잘해서 수업을 잘 따라오는 편입니다. 무엇보다 나이로비 세종학당 학생들은 수업 태도가 정말 좋습니다. 하루 4시간 수업인데 학생들은 수업이 끝날 때까지 정말 집중을 잘합니다. 수업 중에 적극적으로 질문을 하는 학생도 많고, 잘 모르는 문제가 있으면 학생들끼리 서로 토의하고 도와주면서 문제를 해결하려 합니다. 숙제나 퀴즈 참여율, 출석률도 좋습니다. 한국인 선생님께 한국어를 배우려는 열정 하나로 ‘마타투’(케냐의 교통수단)를 2번씩 갈아타고 2시간을 들여 먼 길을 오는 학생도 있습니다. 이렇게 한국과 한국어를 사랑하는 학생들을 볼 때마다 정말 기특하고, 저도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가르쳐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나이로비 세종학당은 케냐의 명문 공립대학교인 케냐타 대학교 안에 있는데, 이 학교에 다니거나 졸업한 인재들도 세종학당을 다닙니다. 단순 취미로 한국어를 배우는 데에 그치지 않고, 한국 유학이나 한국 기업체 취업을 꿈꾸며 높은 수준의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학생도 많습니다. 실제로 나이로비 세종학당 중급반을 졸업한 학생 중에는 케냐에 있는 한국 기업체 통역사나 현지 직원으로 채용된 경우가 꽤 있습니다. 한국의 좋은 대학교에 장학금을 받으며 유학을 가기도 합니다.
이렇게 분명한 학습 동기와 목표를 가진 학생들이 많으니 학생들 간에도 서로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고 서로의 꿈을 응원하며 공부합니다.

케냐 나이로비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가르치신 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현지에서 한국어를 가르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그 경험이 교원님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나요?

케냐 나이로비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게 된 계기는 13년 전 여행의 기억에서 시작을 찾을 수 있습니다. 17살 무렵, 삼촌과 사촌들을 만나러 케냐에 2주일 정도 머물렀습니다. 그때 여행을 하며 케냐의 아름다운 자연과 사람들의 즐거운 모습에 큰 매력을 느꼈습니다.

특히 케냐는 제게 미지의 아프리카 대륙을 처음 경험하게 해준 나라였고, 수도 나이로비는 생각보다 더 빠르게 발전하는 도시다 보니 흥미로운 것이 많았습니다. 케냐의 매력에 푹 빠진 저는 한국에 돌아와서도 케냐를 잊지 못해 다시 보내 달라고 떼를 쓰기도 했습니다.

성인이 되어 한국어교원이 되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할 때부터 언젠가 케냐의 대학교에서 일할 기회가 있기를 바랐습니다. 하지만 막상 대학원에서는 교원이 제 적성에 맞는지 몰라 방황하며 다른 진로를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외국인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다시 마음을 잡게 되었고, 마음 한쪽에 케냐를 두고 한국어교원 경력을 쌓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2022 세계한국어교육자 대회’를 유튜브로 보다가 나이로비 세종학당 사례를 듣게 되었고, 세종학당 교원에 관심이 생겨, 바로 지원했습니다.

이제 저는 나이로비 세종학당에서 일한 지 5개월 차로, 아주 즐겁게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한국인과 한국어, 한국문화에 관한 애정이 넘치고 존경심까지 갖기도 하는데, 한국인이어서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저 또한 이 나라와 사람들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스와힐리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한국문화 수업 때도 항상 케냐의 문화에 관해서도 학생들과 함께 토의하기도 합니다.

나이로비 세종학당 학생들 대부분은 미디어로 한국문화를 접했습니다. 직접적인 한국문화 경험이 없어서 세종학당에서 문화 행사를 열거나 수업에 많은 기대를 합니다. 그래서 열심히 고민하며 수업을 준비합니다. 한국문화를 제대로 알려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더 많은 자료를 조사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오히려 제가 한국 문화와 역사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거나 감동할 때가 더 많습니다. 한국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는 것들도 많아서 저를 위해 공부하는 시간 같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문화 수업 준비가 부담스러웠지만, 지금은 학생들과 함께 서로의 문화에 대해 배워가는 시간이 될 것이라는 기대에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합니다.

이번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있었던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을까요? 공모전 영상 제작과 관련한 뒷이야기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나이로비 세종학당 조교이자 학생인 ‘빅토리아’가 정말 많이 고생했습니다. 빅토리아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잘 다루는 친구인데 이번에 영상 편집을 맡아 주었습니다. 기획 단계부터 어떻게 영상을 제작할지 빅토리아와 회의하면서 영상 시작 부분을 재밌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이것저것 아이디어를 많이 말했습니다. 빅토리아는 그런 저의 아이디어들을 다 받아 주었고, 처음 써 보는 프리미어 프로 프로그램도 유튜브로 혼자 공부하면서 편집 기술을 배웠습니다. 그 결과 기대 이상으로 영상이 잘 만들어졌고 최우수상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끝으로 현지 세종학당에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아울러 한국어 교원으로서 품고 있는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나이로비 세종학당에 한국어 통역사, 번역가, 선생님을 꿈꾸는 학생들이 꽤 있습니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중고급 수준의 한국어 능력이 필요해 원어민인 한국인의 도움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통·번역사나 교사 양성을 위한 반을 마련해 운영하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서 저도 스와힐리어(현지어)와 영어(공용어)를 열심히 공부하고 있고, 세종학당재단의 통·번역 과정 운영 사업에도 지원할 예정입니다.

한국어 교원으로서 품고 있는 목표는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미래 인재들을 길러내는 것과 다른 나라와 한국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한 사람을 잘 교육하는 것은 그 한 사람으로 지역과 국가 공동체에도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기에 아주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에 있어서 무엇을 가르칠지도 중요한 데, 한국어와 한국문화는 누구에게나 좋은 교훈을 줄 수 있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어 교원으로서 더 전문성을 기르기 위해 한국학 전공으로 박사과정에도 진학하고 싶습니다. 또한, 케냐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대륙 자체에도 관심이 많아서 아프리카와 한국이 서로에게 좋은 이웃 국가가 될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고 싶습니다.

아프리카는 새로운 가능성이 많은 나라여서 한국 사람들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열어줄 수 있는 곳입니다. 이곳에는 젊은 청년 인재들이 정말 많아서 제가 한국에서 경험하고 배운 것들로 그들의 성장을 돕고 싶습니다. 개인적인 바람은 앞으로 한국의 젊은 청년들이 아프리카로 와서 새로운 도전을 꿈꾸며 이들과 함께 성장하는 관계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월간똑똑

똑똑! 세종학당재단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