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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학당, 너무 중요한 일을 하죠_알베르토 몬디

글쓴이홍보협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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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2-03-07

조회수2077

세종학당재단 새소식 2022년 3월 제 105호
누리벗 사랑방 세종학당재창립10주년맞이 특별 인터뷰 세 번째 손님 : 세종학당, 너무 중요한 일을 하죠_알베르토 몬디
 

다양한 문화를 만나고 느끼는 걸 좋아하는 이탈리아 출신 방송인 알베르토 몬디를 10주년 기념 인터뷰의 세 번째 손님으로 만났다. 그에게 듣는 ‘알베르토의 한국 그리고 세종학당’ 이야기.

알베르토님은 이탈리아에서 중국어를 전공하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한국이 어디 있는지도 몰랐다고 하셨었는데요. 이탈리아에서 한국에 대해 알고 계셨던 것들이 있다면 어떤 것들일까요?

그때는 지금만큼 한국의 인지도가 높지 않았어요. 신문과 방송에는 북한에 대한 뉴스가 많이 나오는 편이었고요. 하지만 태권도는 잘 알고 있었어요. 이탈리아에도 마을마다 태권도 도장이 있거든요. 이탈리아가 올림픽 태권도에서 금메달을 따기도 하잖아요. 참! 한국영화도 알고 있었어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도 유명했고 <취화선>도 인기가 많았어요. 이탈리아 사람들 다 봤을 거예요. 대표적인 한국 영화로 인기가 많았어요. 그리고 물론 2002년 월드컵도 모두가 봤죠.

2007년 한국에 입국하신 후부터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고 들었어요. 한국어는 어떻게 공부하셨나요? 한국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불편함이나 어려움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한글은 쉽게 배우신 편인가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시베리아 횡단 열차와 배를 이용해 들어왔기 때문에 도착지가 강원도였어요. 그래서 강원대학교 어학당에서 한국어 한국어 1급과 2급 수업을 들었어요. 그런데 너무 재미있게 배웠죠. 매일 아침 4시간씩 수업 듣고, 숙제하고 그랬는데 선생님과 동료 모두 좋은 사람들이었고, 늘 재미있어서 좋은 기억이에요. 집에서 열심히 혼자 숙제하고 공부한 것까지 생각해봐도 불편하거나 어려운 건 없었어요. 한글 자모음 읽는 건 하루 만에 다 익혔어요. 동아시아 문화학을 배워서 중국어랑 일본어를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좀 더 쉬웠던 것 같아요.



알베르토 비주얼 이미지2
세종학당에 대해 알고 계신가요? 세종학당에 대해 평소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만약 알베르토님이 이탈리아의 10대 학생이라면, 세종학당을 찾으실 생각이 있을까요?

세종학당도, 세종학당재단도 완전 잘 알죠(웃음). 세종학당재단에 근무하시는 분들 중에 친한 누나(웃음)도 몇 분 계시고요. 그리고 제 아내가 한양대학교 어학당 한국어 선생님이었어요. 아내에게도 얘기를 많이 들었고요. 베네치아에서 한국어를 가르치시는 이탈리아 교수님도 세종학당에 대해서 말씀을 많이 하셨어요. 세종학당재단에서 주최하는 세계한국어교육자대회 행사에 제가 참여한 적도 있고요.

세종학당이 하는 일 정말 중요하고, 너무 좋다고 생각해요. 한국에 대해 관심 있는 사람들은 당연히 한국어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데 그 분들에게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는 거잖아요. 제가 여러 언어를 공부하면서 느낀 건데, 현지인에게 배우는 것도 좋지만 원어민 선생님이 정말 필요해요. 그래서 세종학당재단의 지원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지만 모르는 사람도 있잖아요. 세종학당을 통해 한국을 알게 되는 사람도 있거든요. 한국의 인지도를 높이고 문화를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BTS, 드라마, 영화 등 한국문화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니까 세종학당부터 찾아갈 것 같아요.

한국과 멀리 떨어진 나라에서 한국어나 한국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좋아하게 되면 외로울 수 있어요. 제가 중국어 공부할 때 중국인 만날 수 있는 기회도 많지 않고, 주변에서 잘 몰라서 좀 외로웠거든요. 세종학당이 있으면 혼자 외롭게 공부하는 일이 없을 것 같아요.

이탈리아에 계시는 부모님이 가끔 한국에 오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부모님 또는 이탈리아 친구분이 한국에 방문하면 한국의 어떤 곳과 어떤 음식을 소개해드리는지 궁금해요.

저희 부모님 자주 오시죠. 이탈리아 초등학교 친구도 한국에 왔었고, 호주에 살고있는 이탈리아 친구도 한국에 왔고요. 중국 유학 때 만난 스페인 친구도 저 보러 한국에 왔었고요. 제가 한국을 찾는 사람을 이렇게 많이 만들었어요!(웃음). 그리고 저는 이 주제로만 한시간도 더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너무 할 말 많아요(웃음).

이탈리아랑 한국이 비슷한 점이 있다고 하는데 지리적으로 반도에 위치한 것도, 기후도 비슷해요. 그라고 이탈리아 역시 예전에는 가난했기 때문에 버리는 음식이 없어요. 이탈리아에서도 소머리, 선지, 내장, 돼지족발 같은 거 이탈리아도 다 먹어요. 생선회도, 육회도 먹고요. 그래서 이탈리아 사람에게는 한식이 정말 잘 맞아요. 그래서 부모님이나 이탈리아 친구들이 오면 한식을 다 잘 먹는 편이에요.

아버님은 특히 해산물을 좋아하세요. 한국에 오시면 해천탕을 드시는데, 같은 재료로 이탈 리아에서 먹으려면 200유로(약 26만 원)정도 하거든요. 한국에선 10만 원이니까, 그리고 엄청 신선하잖아요. 그래서 한국 해산물을 좋아하세요. 어머니는 야채를 좋아하셔서 비빔밥이나 김치, 나물, 전처럼 다양한 야채와 채소가 들어가는 음식들을 좋아하세요. 이탈리아에서도 스프를 잘 드셨는데, 한국에 오시면 탕이나 찌개 잘 드시더라고요. 하지만 이탈리아 사람이 아닌 다른 외국인 친구들은 한국음식을 좀 어려워하는 게 있어요. 맵기도 하고, 생선 날로 먹고 하는 거 어려워하고요. 이 주제로 한참 더 얘기하고 싶은데요(웃음).



알베르토 비주얼 이미지3
조만간 <월간 새소식>에 ‘알베르토의 한국 초대 음식’ 코너를 따로 만들어야겠 네요. 아쉽지만 오늘은 다음 질문으로 넘어갈 게요. 한국에서 방송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하셔서 처음엔 ‘알차장’이라는 별명으로 불렀다고 들었어요. 최근에는 어떤 직함이 붙었 을까요?

저는 그냥 알베르토가 제일 좋아요. 제가 환경에 관심이 많아요. 아주 예전부터 플라스틱 용기를 최대한 쓰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했는데, 마침 친환경 비누 사업을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있었어요. 비누 외에도 샴푸, 린스, 설거지 세제까지 용기 없이 사용하는 친환경 천연성분 비누고요. 떠 발달장애인 분들이 만드시는 거라 여러 가지 의미가 있는 일이라 좋아요.

<이탈리아의 사생활>, <널 보러 왔어>를 직접 쓰시고, <겨자씨 말씀>, <나만의 별>을 번역하셨어요. 알베르토님의 책이 4권이나 되는데요. 글을 쓰는 것도 어렵지만, 이탈리아어 책을 한국어로 번역하는 것도 어려울 것 같은데요. 번역 작업하시면서 어려운 점은 어떤 것이었나요?

<비정상회담>했을 때부터 칼럼을 많이 썼어요. 중앙일보에서 ‘비정상의 눈’이라는 칼럼을 썼고, 네이버 스포츠에서 축구 칼럼도 썼어요. 그래서였는지 출판사에서 책을 내자고 연락이 와서 쓰기 시작했죠. 하지만 저 혼자 쓴 게 아니에요. 칼럼 썼을 때부터 감수를 봐주신 분들이 있었어요. 책 쓸 때도 매주 한국인 작가를 만나서 같이 읽고 쓰고 고치고 했어요. 혼자서 썼으면 한 권 내는데 10년 걸렸을 걸요?(웃음). 다른 언어로 책을 쓰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이에요. 문법과 맞춤법을 맞게 쓰는 건 어렵지 않아요. 하지만 뉘앙스나 재미를 살리고, 원어민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표현을 쓰는 건 어려운 일이에요. 예를 들어 <겨자씨 말씀>은 한국인 작가 및 신부님 두 분의 감수를 받았어요. 속담이나 관용어 의성어 의태어 등등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니까요.

이탈리아에서 중국으로, 또 중국에서 한국으로 오실 때는 시베리아 횡단 열차와 선박을 이용하셨다고 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여러 나라의 사람들과 그들의 문화를 만나셨을 것 같습니다. 알베르토님이 생각하시는 서로 다른 문화를 만날 때 생각해야 할 예의 또는 태도가 있을까요?

간단해요. 절대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거예요. 누구나 자신이 배웠던 것, 살아온 방식이 맞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에겐 틀릴 수 있잖아요. ‘역지사지’라는 태도를 갖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물론 다른 문화를 이해 못할 수도 있고, 선입견이 생길 수도 있지만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이라고 생각하는 마음이 중요하죠. 저는 다른 문화의 사람, 다른 사람을 만나는게 너무 재미있어요. 세상의 다양성, 무한함을 그런 만남에서 느끼는 것도 좋고요. 인권을 말살하거나 무시하는 문화만 아니라면요.



알베르토 비주얼 이미지4
방송에 아들이 함께 출연하면서 아빠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는 레오는 한국어와 이탈리아어를 다 사용하는데요. 한글과 이탈리어를 배우는 레오가 두 언어를 배우면서 재미있었던 일이 있을까요?

재미있는 일 많아요. 저랑은 이탈리아어를 쓰고, 엄마랑은 한국어를 써요. 그런데 저랑 이탈 리아어로 얘기하면서 놀다가 갑자기 “아빠! 아빠! 웃긴 얘기 해줄게!”는 한국어로 해요. 한국어를 좀 더 많이 쓰고 한국에서 자랐으니까 한국어가 더 편한 것 같아요. 두 언어를 섞어서 말할 때도 많아요. 저랑 이탈리아어로 책을 많이 보는데, 어려운 단어는 이탈리아어로 알고 있어요. 어린이 과학책에 나오는 행성(별) 이름이나 과학 용어 같은 건 한국어를 하다가도 이탈리아 단어를 쓰더라고요. 그리고 외모가 외국인으로 보이는 편이라 놀이터에서 같이 노는 아이들이 가끔 영어로 “Hi. How are you?”하고 말을 거는 일도 있는데, 레오는 “누나 왜요?” 대답해요(웃음). 최근에는 저나 아내가 말할 때 발음을 정정해주고 있어요. 예를 들어 제가 어린이집 선생님이랑 한국어로 대화하면서 “장난감 곤뇬”이라고 하면 “곤뇬 아니고 공룡! 공룡!”하고 고쳐주는 식이죠. 그렇게 엄마의 이탈리아어 발음도 고쳐줘요. 요즘은 하루 한번씩 지적 받는 것 같아요(웃음).

유튜브에서 ‘알베르토 몬디’ 채널을 운영 중이십니다. 축구와 요리 이야기가 특별히 많은데요. 채널을 열게 된 계기와 앞으로 어떤 채널로 만들어가실지 궁금해요.

채널 하나 더 있어요. ‘354 삼오사’라고 비정상회담에서 알게 된 친구들이랑 같이 하고 있어요. 채널을 열게 된 계기는 코로나였어요. 예정된 해외 촬영만 3개나 있었는데 그게 다 취소가 된 거예요. 행사랑 강연도 없어지고요. 저는 일이 없으면 만들어서 하는 성격이라서(웃음) 매니저랑 의논해서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어요. 그런데 유튜버랑 방송인은 또 다르거든요. 그래서 아직도 낯설어요.

그리고 제 채널은 정보 전달 위주인데 그게 재미있어요. 저도 공부가 되고, 이탈리아와 한국 사이의 다리 역할도 할 수 있으니까요. 이탈리아 한국영사관에서 연락을 받은 적이 있어요. 이탈리아 어로 한식, 문화, 역사, 위인 등을 소개하는 영상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어서, 열심히 만들어 이탈리아로 보냈거든요. 그게 반응이 좋아서 뿌듯하고 좋았어요. 이탈리아에서 연락도 많이 받았고요.

마지막으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우고 있는 세종학당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나만의 한국 공부 노하우’가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그리고 그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어떤 것인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국어뿐 아니라 모든 언어를 배우려면 노출시간을 늘려야 해요. 한국어를 빨리 배울 수 있었던 건 한국어를 쓰는 환경을 만들었던 게 컸어요. 못알아들어도 방송 뉴스를 매일 봤고, 한국 노래도 들었어요. 긴 문장은 해석하기 어려우니까 한국 시도 많이 봤어요. 조기축구회도 나갔다 니까요(웃음). 축구 끝난 후 뒤풀이 자리도 다 따라다녔어요. 조기축구 아저씨들이 하는 말 하나도 못 알아 들어도 그냥 앉아있었죠. 그런 시간들이 쌓이니까 말이 들리더라고요. 저는 한국어 발음이 안 좋아요. 공부할 시간도 많지 않았고요. 하지만 사람들마다 언어 배울 때 약점이 있어요. 읽기, 쓰기가 어려운 사람도 있어요. 어렵다고 포기하지 말고 소통하려고 노력하면 된다고 전하고 싶어요. 그리고 한국문화를 알고 싶다면, 언어가 정말 중요하니까 언어에 집중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교육의 목적이 성숙한 사람, 책임감있는 사람, 행복한 사람 되는거면 좋은 사람 될 수 밖에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