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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많이 사랑하고 있습니다. 파비앙

글쓴이홍보협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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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2-01-03

조회수2259

세종학당재단 새소식 2022년 1월 제 104호
누리벗 사랑방 한국, 많이 사랑하고 있습니다. 파비앙

한국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방송인이자 BTS와 함께한 <한불 우정콘서트>와 세종학당재단이 주최한 ‘세종대왕 탄신 주간 세종학당 문화캠프’ 사회자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파비앙을 <세종학당>이 만났다. 이미 널리 알려진 그의 한국 사랑이 언제부터 시작되었고, 또 그 이유는 무엇인지 들어보았다.

 
안녕하세요? <세종학당>을 위해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은 간략한 ‘파비 앙의 한국 일대기’ 인터뷰를 만들어볼까 합니다. 어릴 때 몸이 약한 편이어서 어머니의 권유로 태권도를 했다고 알고 있어요. 다른 운동 종목도 많은데, 어머니께서 태권도를 고른 이유는 무엇인지 아시나요? 또 태권도를 배우기 시작했을 때 재미있었는지, 어떤 생각으로 계속 태권도를 했는지도 궁금합니다.

‘우연히’라고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태권도 학원이 집에서 제일 가까웠거든요.(웃음) 친구들은 축구나 핸드볼을 했지만 저는 태권도가 정말 잘 맞았어요. 소년 시절의 넘치는 에너지를 태권도로 다 발산할 수 있었고, 제 신체 조건이 태권도에 잘 맞은 것도 있었고요. 그래서 계속하게 된 것 같아요.

태권도가 좋은 것도 있지만, 태권도 시범 때 나왔던 이정현 씨와 김현정 씨의 노래를 듣고 한국에 오고 싶어했다고 들었어요. 2007년에 관광차 다녀간 뒤 2008년에 다시 한국으로 왔는데, 그 용감한 결정에 대해 이야기해 주세요.

저에 대해 정말 많이 알아오셨네요.(웃음) 제가 한국문화에 관심을 가졌던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한국에 대한 자료나 정보가 부족했어요. 유튜브도 없었고요. 그러다 보니 제게는 한국이 너무 신기하고 신비한 나라여서 가보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프랑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하기 전에 한국에 여행을 왔는데 그때 한국을 좀 더 깊이 알고 싶고 한국어도 더 공부하고 싶어졌어요. 세종학당재단 이해영 이사장과 파비앙이 다시 만났다. 이해영 이사장이 이화여대 언어교육원장 재직 당시 파비앙은 이화여대 언어교육원 학생이였다.

▲ 세종학당재단 이해영 이사장과 파비앙이 다시 만났다. 이해영 이사장이 이화여대 언어교육원장 재직 당시 파비앙은 이화여대 언어교육원 학생이였다.
한국어 공부를 그렇게까지 하고 싶었던 거예요? 한국어 공부에 매력을 느낀 계기가 따로 있는지, 어디서 어떻게 공부했는지 궁금해요.

한국에서 지내려면 그 나라 언어를 배우는 게 예의라고 생각한 것도 있지만, 언어와 문화를 알아야 진정한 재미를 찾을 수 있다고 믿었어요. 제가 ‘이대 나온 남자’거든요. 이화여자대학교 언어교육원 08학번으로 입학해 한국어를 체계적으로 배웠어요. 세종학당재단 이해영 이사장님도 그 곳에서 만났고요. 선생님을 잘 만나서 한국어가 빨리 늘었고, 그 덕분에 일할 기회도 생겼어요.

한국어, 프랑스어, 영어, 일본어, 스페인어, 아랍어, 이탈리아어까지 7개 국어를 하잖아요. 여러 언어를 배웠는데, 한국어가 다른 언어와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한국어는 소리와 글에 체계적인 연계성이 있어요.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걸 좋아하는 편이긴 했지만 한국어를 공부해 보니 한글이 정말 우수하다는 게 피부로 느껴지더라고요. 한글 자모음 익히는 건 아무리 바보라도(웃음) 하루 안에 마스터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기본적으로 읽고 쓰는 건 6개월이면 가능하고요. 그 6개월을 넘어 더 깊이 공부하면 어렵죠.(웃음)

파비앙의 한국어 선생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한국어를 배울 때 특별히 도움을 받았거나 기억에 남는 한국어 선생님이 있을까요? 그리고 파비앙이 한국어 교원이 된다면 어떤 것을, 어떤 방법으로 가르치고 싶은가요?

처음엔 한국에서 알게 된 친구에게 배웠어요. 이후 이대 언어교육원에서 정식으로 공부하면서 만난 선생님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어주셨다고 생각해요. 딱 한 분을 꼽을 수 없을 만큼 모두 다 잘 해주시고, 잘 가르쳐 주셨어요. 제가 선생님이 된다면 드라마나 케이팝도 좋지만 사랑에 빠지라고 얘기할 것 같아요.



파비앙과 파비앙체
한국어와 사랑에 빠지는 건가요? 지금 한국어 공부를 시작한 후배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 노하우를 물어보려던 참이었어요.

사람들이 흔히 ‘언어를 빨리 배우려면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과 연애하는 게 최고’라고 하잖아요. 비슷한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한국어를 잘하게 된 비결은 첫 번째 사랑, 두 번째 집중, 세 번째 시간이에요. 사랑에 빠지면 그 사람만 보이고 그 사람을 위해 쓰는 시간이 아깝지 않잖아요. 언어도 똑같아요. 그리고 한자를 같이 공부하면 더 빠르게 한국어를 익힐 수 있어요. 한국어엔 한자 단어가 많아서 처음엔 하나하나 다 사전을 찾아봐야 했는데, 어느 정도 알게 되니까 그 뜻이 짐작이 되어서 굳이 사전을 찾지 않게 됐어요. 한국어 책을 보면 그런 감을 더 빨리 잡을 수 있어요. 그 외에는 좋아하는 노래 가사를 번역해 보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될 거예요.

세종학당재단이 하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파비앙이 한국에 관심을 가진 2000년대 초, 프랑스에 세종학당이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격세지감’이라는 말이 떠오르네요.(웃음) 전 배우고 싶어도 방법을 찾을 수 없었거든요. 태권도를 같이 했던 아르헨티나 친구가 한국어를 잘해서 비결을 물어보니 세종학당에서 배웠다고 하더라고요. 요즘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어요. 전에는 대부분이 케이팝 이나 드라마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했는데, 이제는 비즈니스를 위해서 배우겠다는 사람도 많아졌어요. 다양한 미래를 설계하는 데 필요하게 된 거죠. 세종학당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최근 한국 민화를 배우고 있다고 알고 있어요. 그리고 서예도 했고요. 한지에 글을 쓰 고 그림을 그리면서 느낀 한지의 매력은 어떤 것인가요?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기록 유물에 한지를 쓴다고 해요. 그만큼 한지가 보존력이 강하고, 인장 강도도 다른 종이에 비해 뛰어난 거죠. 제가 한국 역사에 관심이 많아서 여러 공부를 하며 느낀건데, 한국인은 과학 분야도 뛰어난 것 같아요. 그중 하나가 한지를 만든 과학과 기술이고요.



파비앙과 파비앙체
최근 유튜브 파비앙 채널이 10만 구독자를 넘어서 실버 버튼을 받았어요. 유튜브에서 파비앙과 소통을 원하는 분들이 다양한 것 같은데, 주로 어떤 걸 궁금해 하거나 도움을 받고자 하나요? 그리고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저는 기획, 촬영, 편집, 자막까지 저 혼자 다 하거든요. 그래서 영상 1개 만드는 데 100시간은 걸리는 것 같아요. 그래도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보람차요. 외국인은 주로 한국어를 어떻게 배웠는지, 한국에서 어떻게 정착하고 적응했는지를 물어보세요. 반면 한국인들은 한국의 어떤 점에 매력을 느끼는지 궁금해하시고요. 저는 유튜브를 통해 재미있는 한국문화를 잘 풀어서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게 목표예요.

2008년 한국에 막 입국한 파비앙과 2021년의 파비앙이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그리고 2008년의 파비앙에게 조언을 건넬 수 있다면 어떤 말을 해 주고 싶으신가요?

나이가 더 많다는 거요.(웃음) 하지만 호기심이 많고, 좋아하는 걸 열심히 하는 건 변함없는 것 같아요. 저는 반대로 2008년 파비앙이 지금의 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꼰대가 되지 말아라!”(웃음). 세상이 늘 바뀌고 있음을 인지하고, 너와 생각과 이념이 다른 사람들이 있음을 인정하고 살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파비앙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저는 지금처럼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하고, 새로운 걸 배우면서 살고 싶어요. 그것을 통해 사회에 도움되는 사람이 되고 싶고, 제 능력 안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알리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