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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팔마스에서 찾은 내 마음의 한국어

글쓴이홍보협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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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1-12-02

조회수1152

세종학당재단 새소식 2021년 12월 제 102호
세종학당 이야기 라스팔마스에서 찾은 내 마음의 한국어 - 미리암 에르난데스 모레노

재단에서는 ‘내가 발견한 한국’을 주제로 동영상 공모전을 열었습니다. 많은 응모자들 중 라스팔마 스 세종학당의 학습자인 미리암 씨의 마음 속에 새겨진 한국어를 소개합니다.

한국을 발견하기 위한 여정은 2019년 8월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저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고 멈춰 선 나비처럼, 목적 없는 삶을 살아가는 것처럼 느끼고 있었어요. 바로 그때, 한국어는 신선한 바람처럼 제 삶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텔레비전 속에서 한국 드라마를 처음 보았을 때, 뜻을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이상하게도 친숙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한글 모음은 자연과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점은 하늘이고, ‘ㅣ’는 사람, ‘ㅡ’는 땅을 의미하지요.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한글이 제 주변 모든 것들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만큼 한글은 ‘관계’의 언어예요. 그리고 ‘우리’의 언어이지요. 스페인어는 ‘나’에 초첨을 맞추고 있는 반면, 한국어는 ‘나’와 ‘우리’ 사이에 선이 없어요. 우리 학교, 우리 가족, 우리 팀… ‘우리’가 들어간 말을 들으면서 저는 감동을 받았어요.

한국어가 제 인생에 나타난 것에 항상 감사해요. 한국어는 국경을 초월하고 다른 이의 마음을 정복하지요. 저 또한 한국어에 마음을 정복당했습니다.

이것이, 제 마음 속에서 발견한 한국어예요.

동영상 제작 일지



동영상 제작 일지

공모전 소식을 듣고 한국어에 대한 제 마음을 이야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생각을 했어요. 바로 ‘그란 카나리아에서 발견한 내 마음 속 한국’이라는 제목이 떠올랐지요. 그리고 그란 카나리아 에서, 그리고 이 안에 있는 세종학당에서 발견한 한국과 나 자신을 이미지화 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제가 공모전에 제출한 동영상은 저에게 매우 특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한국어가 내 삶에 의미하는 바를 포착하기 위해 노력하며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았기 때문입니다. 동영상을 만드는 동안 제 내면에서는 한국과 한국어에 대한 관심도 점점 더 커졌습니다.

저는 동영상 속에 그란 카나리아에 존재하는 한국의 일부를 표현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영상의 주요 장소는 모야 동네, 세종학당, 김치축제입니다. 처음에는 노미야 식장이나 만두 식당 등 그란 카나리아에 있는 한국 식당 몇 곳에서 촬영을 진행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제가 생각했던 날짜는 식당들이 쉬는 날이었기 때문에 즉흥적으로 장소를 찾아야 했습니다. 모야 숲에서 촬영하던 날엔 벌레가 있는 줄도 몰랐다가 벌레에 물려 온통 멍투성이가 된 적도 있지요.

영상의 시작과 끝부분에 나오는 비행기들은 지난 9월 저널리즘 인턴십을 위해 공항에 갔을 때 찍은 것입니다. 지난 2년간 제가 걸어온 한국 발견의 항해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런 바람은 정지된 나비의 모습을 시작과 끝에 보여주는 것에서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태양의 따스함을 느끼며 세상 밖으로 나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나비의 모습은 마치 제 모습과 같았습니다. 제게 태양이 되어준 것이 바로 한국어였지요. 한국어는 내가 가장 필요로 할 때 삶에 빛을 비추고, 스스로를 찾아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 미리암의 라스팔마스에서 찾은 내 마음의 한국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