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크기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유튜브 바로가기 블로그 바로가기

우리가 생각했던 대로, 그리고 말했던 대로

글쓴이홍보협력팀

태그

작성일 2021-11-01

조회수1517

세종학당재단 새소식 2021년 11월 제 101호
누리벗 사랑방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인연 : 우리가 생각했던 대로, 그리고 말했던 대로 - 세종학당 김지나 교원 & 중급 2A반 학습자들

첫 파견지, 첫 수업, 첫 제자들까지. 누구나 그렇듯이 세종학당 교원들도 잊을 수 없는 특별한 ‘처음’을 간직하고 있다. 김지나 교원도 마찬가지다. 첫 파견지였던 키르기스스탄 오시1 세종학당 중급 2A반 학습자들과 함께 ‘처음’의 추억을 되새겨 본다.
 

첫 만남

김지나 교원:
세종학당 교원으로 일한지 어느덧 4년째입니다. 첫 파견지는 키르기스스탄 오시1 세종학당이었는데요, 지난 1월부터 파견지를 옮겨 주필리핀한국문화원 세종학당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파견지에서도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나가고 있지만, 3년이라는 긴 시간을 보낸 만큼 때때로 오시1 세종학당이 그립네요. 오시1 세종학당에서 제가 처음 맡은 반은 초급1A·1B반과 중급 2A반이었어요. 교원으로서 첫발을 떼는 시기였기에 당연히 초급 수준의 학습자들만 가르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지요. 하지만 당시 중급 2A반을 맡을 선생님이 없었기 때문에 중급 수준의 학습자들을 가르칠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첫 수업 때, 중급 2A반 학습자들의 유창한 한국어 실력에 놀랐어요. 대부분 여대생들이었는데, 한국어를 배우게 된 계기가 그룹 ‘엑소(EXO)’ 때문이라더군요. 한국의 TV 예능 프로그램을 매주 모두 챙겨볼 정도로 열정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제가 받은 첫 질문도 “선생님은 좋아하는 아이돌이 누구예요”였어요. 사실 저는 아이돌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솔직하게 답했어요. 그러자 앞다투어 본인들이 좋아하는 아이돌에 대해 이야기해 주더군요. 학습자들과 긴 시간 소통하다 보니, 이제는 저도 엑소 멤버들의 이름과 얼굴까지 다 구별할 수 있게 되었어요. 뿐만 아니라 잘 보지 않던 한국 예능 프로그램까지 매주 챙겨 보고 있답니다. 좋아하는 한국문화를 공유하고, 서로의 꿈을 이야기하던 우리는 스승과 제자 관계를 넘어 인생의 친구가 되었지요.

알리야:
고등학생 때 K팝을 접했는데, 당시 엑소가 가장 인기 있는 아이돌 그룹이었어요. 엑소의 노래를 듣다가 가사의 의미가 궁금해져 한국어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지요. 친구의 소개로 2016년부터 오시1 세종학당에 다니기 시작했는데요, 이곳에서 김지나 선생님과 만날 수 있게 된 건 큰 행운이었어요. 한창 진로에 대해 고민이 많았을 무렵 김 선생님께서 저를 고급 식당에 데려가 주신 적이 있어요. 식사를 하며 제 고민을 다 들어 주셨고, 깊이 있는 충고도 잊지 않으셨지요. 김 선생님께서 조언해 주신 한마디 한마디가 제 가슴을 울렸어요. 한국 유학에 성공하기까지 저를 이끌어준 원동력이 되었지요.

아이나직:
김지나 선생님과 함께하는 수업은 항상 재미있었습니다. 사실 거의 매일 듣는 한국어 강의가 지루할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김 선생님 수업은 항상 기다려졌습니다. 단순히 교재를 활용해 가르치지 않고, 김 선생님만의 ‘재미’를 덧붙여 설명해주시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오랜 친구처럼, 또 때로는 인생의 길잡이가 되는 멘토처럼 학습자들에게 손 내밀어 주셨지요. 김 선생님은 중급 2A반 친구들 모두가 가장 좋아하는 선생님이에요.
 

비주얼 이미지

알리나:
어린 시절 한국 드라마인 ‘대장금’을 보고, 성인이 되면 한국어를 꼭 배울 거라고 다짐했어요. 그 다짐을 잊고 살다가 중학생 때 엑소를 통해 다시 한국어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독학을 하다가 대학에 진학해 세종학당을 다니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한국어를 공부하게 되었어요. 세종학당을 통해 얻은 건 단순히 한국어나 한국문화에 대한 지식뿐이 아니었어요. 스스로의 세계관을 넓어졌고,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 좋은 인연들을 만들었지요. 그중 한 사람이 바로 김지나 선생님입니다. 알리야나 아이나직에게 그랬던 것처럼 제게도 선생님은 인생 선배로서 많은 조언을 해 주셨습니다. 부임하신지 얼마 안돼 저에 대해 잘 몰랐을 텐데 마음을 열고 제 고민을 들어 주셨지요. 그리고 제게 꿈을 만들어 주셨어요. 앞으로 김 선생님처럼 전 세계 학습자들에게 한국문화를 가르치고 싶습니다.

아이게림:
저도 알리나처럼 ‘대장금’을 빠짐 없이 챙겨볼 정도로 좋아했어요. 한국의 역사 드라마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관심이 한국의 역사로 자연스럽게 이어졌지요. 또, 한국의 현대사와 K팝 등 대중문화로 관심이 확대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대학에 진학하면서 세종학당을 만나게 되었지요. 세종학당과의 만남을 통해 제 인생을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 갔습니다. 한국 유학이라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기 때문이지요. 그 과정에서 큰 도움을 주셨던 게 바로 김지나 선생님이었어요. 2018년 여름방학 때, 고향으로 돌아간 친구들과 달리 저는 학교에 남아 있었어요. 그때 김 선생님과 매일 만나 수업을 했지요. 또, 함께 산책을 하거나 영화를 보고 식사도 했어요. 그 시간 동안 졸업을 앞둔 상황인 제게 김 선생님은 많은 조언을 해 주셨습니다. 소소한 한마디 한마디가 제 마음을 단단하게 했지요. 아마 저를 비롯한 중급 2A반 친구들 모두가 김 선생님께 받은 ‘마음 교육’을 잊을 수 없을 거예요.
 

 
말하는 대로

김지나 교원:
오시1 세종학당의 학습자들 대부분은 한국 유학을 목표로 공부합니다. 현지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대학 졸업 이후에 취업이 어렵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많은 젊은이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며 외국어를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중급 2A반 학습자들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한국 유학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모두들 최선을 다했지요. 그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졌기에 저 역시 더 열심히 수업을 준비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세종한국어 7권에서 다루던 문법 ‘-(으)ㄴ/는 대로’에 대한 수업이에요. 처진 달팽이의 ‘말하는 대로’라는 노래를 함께 부르며 즐겁게 문법을 익혔지요. 노래 가사 중 ‘마음먹은 대로, 생각한 대로,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단 걸 알지 못했지, 그땐 몰랐지’라는 대목이 있었어요. 우리는 노래를 부르며 우리가 마음 먹은 대로, 생각한 대로,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다는 걸 다시금 느꼈습니다. 그리고 꼭 꿈을 이뤄 한국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답니다.

알리야:
처음 오시1 세종학당에 지원했을 때도 ‘한번 해 보자’라는 생각으로 도전했어요. 마음먹은 걸 실천에 옮기는 것만으로 목표에 한발 더 가까워질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렇게 세종학당 학습자가 되어 새로운 꿈을 꾸게 됐고, 한국 유학이라는 목표까지 이루었네요. 사실 2019년 상반기에 이화여자대학교에 합격했지만 전액 장학금을 받지 못해 포기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해 하반기에 서강대학교에 전액 장학금을 받고 입학하게 됐어요. 김 선생님과 부르던 노래 가사처럼 마음먹은 대로, 생각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꿈이 이루어진 거죠.

아이게림:
저도 2019년 KGSP 프로그램에 합격해 한국에 올 수 있었습니다. 1년 동안 부산에 있는 신라대학교에서 어학연수를 했고, 2020년부터 남서울대학교에 다니고 있어요. 키르기스스탄에 있을 때부터 꿈 꿔왔던 것들을 한국에서 직접 할 수 있게 되어 정말 행복합니다. 반 친구들과 함께 과제를 하고, 밤새 시험 공부를 하는 것조차 즐거워요. 힘들도 어려운 순간들이 오면 김 선생님과 함께 불렀던 노래 가사를 생각하며 다시 도전할 용기를 얻고는 합니다. 김 선생님은 제게 친한 친구이자 언니이며, 인생을 헤쳐나갈 용기를 준 특별한 사람이지요.

아이나직:
김 선생님께서는 수업 시간마다 우리에게 ‘재능과 실력을 갖추고 있으니 노력만 하면 한국 유학의 꿈을 꼭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믿음을 심어 주셨어요. 정말 김 선생님의 말씀대로 우리 모두 한국에 올 수 있었지요.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 또한 우리가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기다린다면 언젠가 예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빨리 더 많은 한국 친구들과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비주얼 이미지 우리, 다시

김지나 교원:
지난해 8월 중순, 드디어 중급 2A반 학습자들과 한국에서 다시 만날 수 있었습니다. 각자 다니는 학교도 다르고, 사는 지역도 달라서 모두가 함께 만날 수는 없었지만 가능한 사람들과 시간을 맞춰 약속을 잡았지요. 이제는 어엿한 대학생이 된 학습자들의 모습을 보고, 수업 시간에 불렀던 노래처럼 모두가 함께 꿈을 이루어가고 있음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함께 샐러드도 먹고, 예쁜 카페에서 이야기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요. 교원으로서 가장 보람되고 뿌듯한 순간이었어요.

알리나:
김 선생님과의 만남은 쉴 틈 없이 바빴던 유학 생활에서 잠깐이나마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지난 추억들을 이야기하는 동안 마냥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김 선생님께서는 우리가 한국에 와서 적응은 잘 하고 있는지, 힘든 점은 없는지 자기 일처럼 걱정해 주셨어요. 다 큰 우리가 아이처럼 어리광 부리고 사랑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김 선생님은 제 스승이자 인생의 지도자예요. 앞으로도 선생님께 사랑받을 수 있는 제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이나직:
우리는 다시 만나 서로의 한국 생활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눴어요. 저는 한국의 배달 문화에 대해 극찬했지요. 언제 어디서든 모든 것을 배달시킬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거든요. 주문 후 30분만에 음식이 집 앞에 도착한다는 사실에 놀랐어요. 아이게림도 저와 같은 생각이더군요. 말로만 듣던 ‘빨리 빨리’ 문화를 직접 경험해보니 정말 놀랐다고 해요. 우리는 모두 조금씩 한국 문화에 적응해가면서 한국문화의 좋은 점들을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김 선생님께서 우리를 진심으로 응원하고 이끌어 주셨던 마음을 기억하며, 꿈을 향해 멈추지 않고 나아갈 거예요.

아이게림:
아이나직이 말했듯이 우리는 다시 만나 한국에서의 생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키르기스스탄에서의 추억도 떠올렸지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만남 이후에도 그 시간을 떠올리며 내내 행복했습니다.

알리야:
오시1 세종학당에서 공부했을 때 김 선생님께서는 ‘말하는 대로’라는 노래를 가르쳐 주셨 어요. 그리고 ‘1년 후 우리 서울에서 다 같이 만나자’라고 약속했지요.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되어 기뻤습니다. 김 선생님이 없었더라면 저는 이 자리에 있지 못했을 거예요. 이 자리를 빌려 선생님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네요.

김지나 교원:
요즘에도 우리는 SNS를 통해 안부를 주고받습니다. 좋은 일이 생기면 메시지로 축하 인사를 건네고, 힘든 일이 있으면 상담도 해 주고 있어요. 때때로 학습자들의 학교 과제에서 문법적인 오류가 있는지 살펴봐 주기도 합니다. 중급 2A반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지요.

“사랑하는 중급 2A반 아이들아! 한국에서의 생활이 쉽진 않겠지만 지금까지 잘해 왔던 것처럼 원하는 꿈을 모두 이루길 바란다. 선생님이 존재하는 이유는 너희가 있기 때문이야. 언제나 응원할게! 사랑한다~”
 

비주얼 이미지 한국에서 또 하나의 꿈을 그리는 중급 2A반 학습자들을 소개합니다!

아이게림:
새로운 언어에 대한 호기심이 저를 세종학당으로 이끌었고, 그것을 계기로 새로운 시작의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었습니다. 2019년 KGSP 프로그램을 합격해 처음 한국에 왔습니다. 1년 동안 부산에 있는 신라대학교에서 어학연수를 한 뒤, 지난해부터 남서울대학교에서 건축공학을 전공하고 있어요. 코로나19 확산 때문에 대부분의 강의가 온라인으로 전환되어 아쉬운 마음도 들지만, 곧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 믿으며 즐겁게 유학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제 이름인 ‘아이게림’은 보름달을 의미하는데요, 보름달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있으니 제 바람도 꼭 이루어질 것이라 믿어요.

비주얼 이미지

아이나직:
지난해에 한국에 와 남서울대학교에서 컴퓨터소프트웨어학을 전공하고 있어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웠고, 자연스럽게 한국 유학이 목표가 되었지요. 세종학당은 그야말로 ‘나의 미래를 바꾼 선택’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을 한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일상적인 언어 소통에는 문제가 없지만 전공 관련 어휘가 어려워 강의를 들을 때 힘든 면이 있어요. 하지만 노력하는 만큼 곧 익숙해지겠지요. 미리 세종학당을 통해 한국어뿐만 아니라 한국문화를 미리 배운 것이 생활 면에서 적응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요. 앞으로 열심히 공부하고, IT회사에서 인턴십도 해 보고 싶어요. 학교를 졸업한 뒤에도 한국에 남아 일하고 싶습니다.

알리나: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를 휴학 중이에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고 있을 때, 세종학당은 제게 ‘가로등’이 되어 주었습니다. 어둡고 불투명한 제 인생의 길이 세종학당을 통해 조금씩 밝아졌고, 한국이라는 새로운 무대에 설 수 있게 해 주었지요. 유학 초기에는 문화 차이도 있고 그저 힘들다는 생각뿐이었어요. 하지만 김지나 선생님처럼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동기들보다 나이가 많고 한참 모자란 저를 친구들은 따뜻하게 감싸줬습니다. 앞으로 졸업을 하게 되면 해외에 나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한국문화를 전파하고 싶습니다.

비주얼 이미지

알리야:
세종학당은 저에게 꿈과 가족을 찾아준 곳입니다. 미래에 대한 꿈이 없던 제게 한국 유학이 라는 큰 꿈이 생겼고, 덕분에 그 꿈을 이뤄 서강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가족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한 제 인생의 가장 소중한 친구들을 만났지요. 코로나19 확산으로 유학 생활에 아쉬운 점도 많지만 친구들과 함께 자취를 하고 있어 매일매일이 재미 있어요. 현재 저는 2학년인데, 졸업까지 남은 2년 동안 다른 나라로 교환학생을 떠나 더 많은 것을 경험하고 싶어요. 방학 때는 한국 회사에서 인턴십도 하고 싶고요.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졸업 후 한국 회사에 취직해 능력을 인정받으며 일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