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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란바토르2 세종학당 사인빌렉트 학당장

글쓴이홍보협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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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1-08-02

조회수1597

세종학당재단 새소식 2021년 8월 제 98호
누리벗 사랑방 울란바토르2 세종학당 사인빌렉트 학당장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나아갈 힘

몽골은 지난해 2월부터 국경을 폐쇄하는 등 본격적인 코로나19 방역 강화에 나섰다. 이에 대응하여 울란바토르2 세종학당은 빠르게 온라인 교육 전환을 이루어 냈다. 그리고 올해에는 그 성과를 인정받아 아시아 지역 비대면 워크숍에서 최우수학당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나아간 결과다. 울란바토르2 세종학당이 지나온 여정을 사인빌렉트 학당장과 함께 되짚어보자.

학당이 문을 열기까지 어떤 노력이 있었나요?

울란바토르2 세종학당이 설립될 당시, 저는 몽골국립대학교 한국학과의 학과장으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1991년 개설된 몽골국립대학교 한국학과는 이미 2004년부터 공주대학교와 업무 협약을 맺고 활발한 교류를 이어나가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2007년에 공주대학교 기획처 홍보협력과에서 일하시던 조성환 과장님(현 공주대학교 서기관으로 재직)으로부터 세종학당 설립을 제안 받았습니다. 한국어·한국문화에 관심 있는 학습자들에게 기쁜 소식이었지요. 오래 망설일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해 2007년 10월 1일, 몽골국립대학교-공주대학교-국립국어원이 삼자 간 협정서를 체결하면서 마침내 울란바토르2 세종학당이 문을 열었어요.
몽골국립대학교에서는 이미 체계적으로 한국학과를 운영 중이었기 때문에, 개원 초기에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교육 시설과 자료를 마련하고 교원을 양성하는 데 한국학과가 기반이 되어 주었지요. 다만 삼자 간 협정서에서 자세히 다루지 못한 부분이 있어, 그에 대한 협의점을 찾는 과정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그럴 때마다 저는 긍정적인 사고와 의지를 강조합니다. 조금 느리게 가더라도, 낙심하고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으니까요. 울란바토르2 세종학당이 꾸준히 성장해 나갈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2007년 몽골국립대-공주대-국립국어원 10월 1일 협정서 체결식
▲ 2007년 몽골국립대-공주대-국립국어원 10월 1일 협정서 체결식


 
현재 학당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요?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 학당의 총 학습자 수는 567명으로, 그중 직장인은 341명, 대학생은 110명에 이릅니다. 나머지 116명은 학생들이지요. 이들 대부분은 한국 유학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초급부터 시작한 학습자들이 꾸준히 중급까지 실력을 키워 한국 유학의 꿈을 이루고 있어요.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면서 학당과 학습자들 모두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열악한 인터넷 환경 속에서 온라인 교육을 원활하게 진행하기란 어려운 일이었지요. 최선을 다해 미흡한 교육 장비를 보완하는 한편 학습자들에게 온라인 교육을 지속적으로 홍보했습니다.
운영요원과 교원 선생님들에게는 안내문과 비디오를 만들어 온라인 교육 방법을 숙지할 수 있도록 도왔지요.그 결과 빠르고 안정적으로 온라인 교육으로 전환할 수 있었습니다. 또, 우리 학당은 오래 전부터 자체적으로 다양한 교육 과정을 개발하여 운영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일반적인 한국어 교육 과정뿐만 아니라 ‘세종한국문화’ 교재를 활용하는 문화교육 과정과 한국어 토픽반, 한국어 회화반 등을 운영하고 있지요. 최근 2년간 금융기관 직원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는데, 이를 기초로 하여 비즈니스 한국어반이나 여행 한국어반도 개설할 계획입니다.

2019년 12월 4일, 특성화 사업으로 한국어를 배운 제114번 국립고등학교 학생들과 교원들
▲ 2019년 12월 4일, 특성화 사업으로 한국어를 배운 제114번 국립고등학교 학생들과 교원들


 
가장 기억에 남는 학습자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학습자들과 함께한 시간은 모두 특별합니다. 그래도 한 사람을 꼽자면 ‘아노’라는 여학생입니다. 올해 아노는 많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6월에 중급반을 졸업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지요. 시상대에 선 아노의 수상 소감이 참 인상적이었는데요. 바로 지난해 말하기 대회에서 제가 학습자들에게 건넨 격언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60명의 할머니들이 경주하면 한 명이 이기기 마련이다’라는 몽골 격언을 전했습니다. 이 격언의 숨은 의미는 ‘큰 노력 없이도 경쟁을 하면 누군가 승리자가 되기 마련’이라는 것입니다. 짧은 격언 속에서 아노는 많은 것을 느꼈나 봅니다. 아노는 “내년에는 정말 열심히 노력해 자랑스럽게 이기겠다”고 다짐했다고 해요. 그 노력의 끝에는 최우수상이라는 성과가 기다리고 있었지요. 눈물을 흘리면서 수상 소감을 전하는 아노의 모습에서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이야말로 성공할 수 있다는 단순한 진리를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으로서 학습자들에게 건네는 한마 디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낄 수 있었지요.



 
학당장으로서 가장 보람을 느낀 순간은 언제인가요?

우리 학당은 지난 2년간 울란바토르시 변두리에 있는 저소득층 고등학교 학습자들을 위해 특성화 사업을 펼쳐왔습니다. 열정이 담긴 학생들의 눈빛을 볼 때마다 저는 보람을 느껴요. 앞으로도 그들이 한국어와 한국문화로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이 외에 학습자들과 함께 다양한 행사를 열고 직접 참여함으로써 늘 행복을 느낍니다. 그동안 한-몽 전통의상 패션쇼부터 캐릭터 화장, 케이팝 장기자랑 공연, 나무 심기까지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는데, 함께 땀 흘리며 준비하는 기간 동안 서로를 이해하고 마음을 나눌 수 있었지요.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요. 교원 선생님들과 진행요원 등 많은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수고가 있기에 아름다운 추억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학습자들이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한국-몽골 전통의상 패션쇼를 즐기는 울란바토르2 세종학당 학습자들
▲ 한국-몽골 전통의상 패션쇼를 즐기는 울란바토르2 세종학당 학습자들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됨에 따라 세종학당의 역할은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요?

현재 울란바토르 젊은 층은 케이드라마, 케이팝, 케이패션 등 다양한 한국문화에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한국음식을 먹기 위해 한식당을 찾거나, 집에서 직접 해 먹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지요. 하지만 한류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도 분명 존재해요. 올바른 문화 소통을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지 문화를 존중하면서도 누구에게나 흥미롭고 유익한 지식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세종학당이 담당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세계 세종학당 가족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옛말에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고 했습니다. 그동안 세종학당은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통해 하나의 가치를 만들고, 더 나아가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를 추구해왔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일방적인 한국문화 수출이라는 다른 시각이 존재합니다. 이제 우리는 전 세계와 쌍방향으로 문화를 교류하며 동반자로서 함께 성장을 도모해야 합니다.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가 하나로 뭉쳤을 때야말로 큰 힘을 갖게 될 것 입니다. 그날이 올 때까지, 우리 함께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앞으로 나아갑시다!

축제날 케이팝 댄스를 추는 울란바토르2 세종학당 학습자들
▲ 축제날 케이팝 댄스를 추는 울란바토르2 세종학당 학습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