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와 한국문화로 잇는 중앙아시아의 미래
‘2026 중앙아시아 세종학당 워크숍’ 개최
> 8월 5~7일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중앙아시아 세종학당 운영 경험 나눠
> 9개국 37개 세종학당 관계자 약 170명 참여 ··· 교원·운영진 직무역량 강화
세종학당재단은 지난 8월 5일부터 7일까지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2026 중앙아시아 세종학당 워크숍’을 개최했습니다. ‘한국어와 한국문화로 잇는 중앙아시아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비롯해 몽골, 중국, 일본 등 9개국 37개 세종학당의 교원과 운영진, 현지 한국어 교육 관계자 등 약 170명이 참석했습니다.
◇ 교육·문화·현장 체험으로 채운 워크숍
알파라비 카자흐국립대학교 손유정 교수가 특강을 진행하는 모습
최정문 전문가가 멋글씨(캘리그라피) 연수를 진행하는 모습
참가자들은 2박 3일 동안 각 세종학당의 운영 경험을 공유하고, 교원과 운영진의 직무 역량을 높이기 위한 특강과 교육 연수에 참여했습니다. 첫날에는 알파라비 카자흐국립대학교 손유정 교수가 ‘중앙아시아·동북아시아 한국어 교육의 현재와 미래’를, 서울대학교 채수홍 교수가 ‘지역학의 시각에서 바라본 한국학’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진행했습니다. 이어 참가자들은 판소리와 멋글씨(캘리그라피)를 배우며 한국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문화 교육 역량을 높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1 세종학당이
학당 운영 사례를 발표하는 모습
운영진을 대상으로 일대일 운영 상담을 진행하는 모습
둘째 날에는 세종학당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실무 중심의 교육이 이어졌습니다. 주카자흐스탄 한국문화원 세종학당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1 세종학당이 학당 운영 사례를 발표했으며, 한양대학교 김정훈 교수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한국어 교수법’을 소개했습니다. 세종학당재단 김은지 세종한국어평가팀장은 ‘세종한국어평가(SKA) 활용 방안’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습니다. 분과별 심화 교육에서는 운영진을 대상으로 일대일 운영 상담을 진행하고, 교원을 대상으로 신규 교재 「세종학당 유학 한국어」를 활용한 교수법을 소개했습니다. 참가자들은 각 학당의 운영 방식과 수업 사례를 나눴습니다.
고려극장을 관람하는 중앙아시아 세종학당 워크숍 참가자들의 모습
마지막 날에는 판필로프 공원과 젠코프 성당, 고려극장 등 알마티의 문화 명소와 한인 사회의 유적을 둘러봤습니다. 참가자들은 현지 역사와 한인 디아스포라 공동체에 대한 이해를 넓히며 3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세종학당재단은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대한 높은 관심에 부응하고, 현지의 한국어 교육과 문화 교류가 지속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해왔습니다. 앞으로도 한국과 중앙아시아 각국의 인적·문화적 교류를 확대하는 기반을 다져나갈 예정입니다.
◇ 중앙아시아에서 배우고 나눈 이야기
이번 워크숍에 참여한 주카자흐스탄 한국문화원 세종학당의 강지영 실무관과 중국 옌타이 세종학당의 오준형 교원을 만나 현지의 한국어 교육 열기와 워크숍에서 얻은 배움, 앞으로의 목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Q. 안녕하세요. 현재 활동하고 계신 세종학당과 담당 분야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현지에서는 주로 어떤 분들이 세종학당을 찾고 있나요?
A. 강지영 실무관 현재 주카자흐스탄 한국문화원 교육언론팀 실무관으로 근무하며 세종학당 운영과 한국어 교육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에 있는 주카자흐스탄 한국문화원은 중앙아시아의 유일한 한국문화원으로, 한국어 강좌와 문화 행사를 통해 현지에 한국을 알리고 있습니다.
세종학당에는 케이(K)-팝과 케이(K)-드라마 등 한류를 통해 한국문화에 관심을 갖게 된 분들이 많이 찾아옵니다. 연간 수강생은 약 900명으로, 10대부터 60대까지 연령대가 다양합니다. 특히 10~20대 여성 학습자가 많은 편이며, 최근에는 한국 유학과 취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남성 학습자도 늘고 있습니다. 카자흐스탄에는 약 12만 명의 고려인이 거주하고 있는데, 한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키고 자신의 뿌리를 알기 위해 한국어를 배우는 분들도 계십니다.
A. 오준형 교원 중국 옌타이 세종학당에서 온·오프라인 수업을 통해 다양한 연령과 수준의 학습자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한국 드라마나 케이-팝 등 한국 대중문화를 계기로 한국어에 관심을 갖게 된 학습자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한국 유학이나 취업처럼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공부하는 학습자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한국어를 공부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한국 사람과 직접 소통하고 한국문화를 경험하고 싶어 하는 학습자도 점점 늘고 있습니다.
주카자흐스탄 한국문화원 세종학당에서 수업을 진행하는 강지영 실무관의 모습
Q. 현지 세종학당에서 근무하시게 된 계기와 과정이 궁금합니다. 또 근무하시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도 소개 부탁드립니다.
A. 강지영 실무관 대학교에서 국문학을 복수전공한 뒤 한국문화원에 취업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어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문화 행사를 담당하다 교육 관련 업무를 맡으면서 세종학당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약 9년 전, 갑작스러운 사정으로 수업을 진행할 수 없게 된 교원을 대신해 두 달 동안 세종한국어 1A 수업을 맡았던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당시 한글부터 함께 공부했던 학습자들은 이제 성인이 돼 각자의 자리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문화원 행사에서 다시 만나 인사를 나눌 때면 무척 반갑습니다.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학습자들의 성장을 확인할 때입니다. 한글을 전혀 모르던 학습자가 한 학기를 마친 뒤 한국어로 자연스럽게 기초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면 뿌듯합니다. 오랜 시간 지켜본 학습자들이 세종한국어 정규과정 4B까지 수료하고 졸업할 때는 특히 마음이 뭉클합니다.
A. 오준형 교원 중국에서 대학을 다닐 때 한국어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에게 제가 아는 것을 나누고 싶어 무료로 한국어를 가르친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외국인 친구들에게 제 모국어를 가르치는 경험은 특별하고 보람 있었습니다. 평소 자연스럽게 사용하던 한국어를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면서 저 역시 한국어를 새롭게 바라보게 됐고, 한국어 교육에 대한 관심도 커졌습니다.
그 경험을 계기로 대학을 졸업한 뒤에도 중국에 남아 한국어 교육을 계속했고, 이후 세종학당에서 근무하게 됐습니다. 학습자들이 길에서 만난 한국인에게 먼저 말을 걸고 친구가 됐다며 이야기해 줄 때가 있습니다. 제가 가르친 한국어가 교실 밖의 실제 소통으로 이어졌다는 생각이 들어 더욱 뿌듯합니다.
중국 옌타이 세종학당에서 수업을 진행하는 오준형 교원의 모습
Q. 지난 8월 5일부터 7일까지 ‘2026 중앙아시아 세종학당 워크숍’에 참여하셨는데요. 여러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인상 깊었던 프로그램과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강지영 실무관 두 가지 프로그램이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먼저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1 세종학당의 운영 사례 발표입니다. 저희는 한국문화원에 소속된 세종학당이어서 다른 유형의 세종학당이 어떻게 업무를 진행하고 연간 사업을 계획하는지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실제 운영 과정을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어 큰 도움이 됐습니다.
「세종학당 유학 한국어」를 활용한 교수법 교육도 유익했습니다. 한국 유학 수요를 반영한 교재의 활용 방안을 함께 토론하면서, 해당 내용을 저희 세종학당의 특강으로 기획할 수 있을지도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A. 오준형 교원 교원들이 실제 수업 사례를 공유한 시간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저 역시 평소 ‘어떻게 하면 학습자들이 한국어를 더 재미있고 쉽게 배울 수 있을까’, ‘재미와 교육의 질을 모두 갖춘 수업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한국이라는 나라를 널리 알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수업을 준비합니다.
다른 교원들이 어떤 환경에서 수업하고, 학습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어떤 방법으로 해결하는지 들으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모든 프로그램이 현장의 교원과 운영진을 위해 세심하게 준비됐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중앙아시아 세종학당 워크숍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촬영한 강지영 실무관(왼쪽에서 가운데), 오준형 교원(오른쪽)의 모습
Q. 이번 워크숍에는 중앙아시아와 동북아시아 여러 국가의 세종학당 관계자들이 함께했습니다. 다른 국가의 관계자분들과 경험과 고민을 나누면서 새롭게 알게 된 점이나 공감했던 내용이 있었나요? 앞으로도 교류를 이어가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강지영 실무관 이번 워크숍은 중앙아시아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 등 동북아시아 지역의 세종학당도 함께한 큰 규모의 행사였습니다. 지역은 달라도 학당을 운영하며 느끼는 보람과 어려움이 비슷하다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오랜 기간 근무한 교원들도 전자칠판과 인공지능 등 새로운 도구를 수업에 활용하기 위해 끊임없이 배우고 있었고, 학습자들을 위해 계속 발전하려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래도 가장 많이 나눈 이야기는 역시 학습자들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수강 등록 방법과 수료 기준, 공지 방식 등은 나라마다 다르지만, 더 많은 학습자가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하는 마음은 같았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워크숍에 참여해 구체적인 운영 경험을 나누고, 새로운 도구를 활용한 교수법을 실천하는 교원들과 교류하고 싶습니다.
A. 오준형 교원 서로 다른 환경에서 일하고 있지만 학습자들을 더 잘 가르치고 싶다는 마음은 모두 같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학습자의 참여를 어떻게 높일지,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어떻게 재미있게 전달할지 등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방법이 다른 교원에게 새로운 아이디어가 되기도 하고, 다른 교원의 경험이 저에게 새로운 해결책을 알려주기도 했습니다. 앞으로도 수업 사례와 자료를 나누며 함께 고민하는 교류가 이어지면 좋겠습니다. 이러한 배움은 결국 학습자들에게 돌아간다고 생각합니다.
중앙아시아 세종학당 워크숍 마지막 날 촬영한 참가자들의 기념사진
Q. 마지막으로 어떤 선생닌으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도 들려주세요.
A. 강지영 실무관 제가 기억되기보다는 제가 가르친 내용이 학습자들에게 오래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최근에도 한국어 입문 과정을 가르쳤는데, 학습자들이 여전히 한글을 어려워하는 것 같아 고민이었습니다. 저는 학습자들에게 장난도 많이 치고 잔소리도 자주 하는 편인데, 학습자들을 대하는 모든 말과 행동이 처음부터 끝까지 학습자들을 위한 것이기를 바랍니다.
카자흐어로 한국어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역량도 갖추고 싶지만, 한국어만으로도 학습자들이 쉽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교원이 되고 싶습니다. 운영요원으로서는 학습자와 교원들이 해마다 조금 더 행복하게 배우고 가르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한국을 대표하며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알리고 계신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
A. 오준형 교원 학습자들에게 단순히 한국어를 가르친 사람이 아니라, 저를 통해 한국이라는 나라와 한국 사람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게 해 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중국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습자들에게는 제가 처음 만나는 한국인인 경우도 많습니다. 저와의 만남이 학습자들에게 한국을 처음 경험하는 기억이 될 수 있는 만큼, 수업에서 보여주는 모습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가르친 한국어가 학습자들에게 하나의 외국어로만 남지 않았으면 합니다. 한국어를 통해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문화를 이해하며 자신의 세계를 넓혀가기를 바랍니다. 시간이 지난 뒤 학습자들이 한국어를 배우던 시절을 떠올리며 ‘그때 참 즐거웠고, 한국 사람을 만나서 좋았다’라고 기억해 준다면 좋겠습니다. 제가 가르친 한국어 한마디와 함께 나눈 이야기 하나가 학습자들에게 한국을 기억하는 좋은 순간으로 남는다면, 그것이 교원으로서 가장 바라는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