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우옌 크리스티나 교원에게 듣는 이야기
Q. ‘멀티모달 기반 상호문화 의사소통 능력 개발’이라는 수업 주제를 선택하신 이유와 함께 이 주제가 대상을 수상한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이 주제를 선택한 이유는 한국어 수업에서 상호문화 의사소통 능력을 기르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언어는 언제나 문화적 맥락 안에서 사용됩니다. 학습자가 단어와 문법을 알고 있더라도 그 표현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관계 속에서, 어떤 태도로 사용되는지 이해하지 못하면 실제 의사소통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어에는 높임말과 호칭, 간접적인 표현, 관계 중심적인 말하기 방식처럼 문화적 배경과 깊이 연결된 요소가 많기 때문에 언어 형식과 함께 그 안에 담긴 문화적 의미를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상호문화 의사소통 능력은 학습자가 한국문화를 더욱 열린 태도로 이해하게 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문화도 되돌아보게 합니다. 저는 이러한 과정이 중·고급 단계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초급 단계부터 자연스럽게 시작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초급 학습자는 아직 한국어로 깊이 있는 생각을 표현하기 어렵기 때문에 학습자의 모국어와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는 현지 교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보았습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활용한 방법이 멀티모달 접근입니다. 사진과 영상, 경험 공유, 비교 질문, 수업 밖 소통, 대면 활동 등을 활용하면 초급 학습자도 부담을 덜 느끼면서 한국문화를 자신의 경험과 연결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초급 수업에서도 학습자의 언어와 문화, 경험을 적극적인 수업 자원으로 활용해 상호문화 의사소통 능력을 기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점이 좋은 평가를 받은 이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세종한국어 1A 과정을 함께 마친
초급반 학습자들의 모습
응우옌 크리스티나 교원과 함께
문화 퀴즈 활동을 진행하는 학습자들의 모습
Q. 초급단계에서는 제한적인 언어능력으로 인해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멀티모달 접근이 이러한 한계를 어떻게 보완할 수 있었는지, 실제 수업사례를 중심으로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실제 수업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변화는 학습자들의 참여 태도였습니다. 처음에는 한국어로 말하는 것을 조심스러워하던 학생들도 사진이나 영상, 드라마 장면, 비교 질문이 함께 제시되면 훨씬 적극적으로 반응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의 인사 방식이나 음식 문화, 요청과 거절 표현을 다룰 때 “헝가리에서는 어떻게 하나요?”, “비슷한 경험이 있나요?”라고 질문하면 학생들이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며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사례는 77세 학습자입니다. 영어를 사용하지 못하셔서 헝가리어로 진행되는 초급반을 선택하셨는데, 한국 드라마와 역사, 노래 가사 번역에 큰 관심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수업에서 한국문화와 관련된 주제가 나오면 드라마에서 본 장면이나 책에서 읽은 내용을 적극적으로 나누셨고, 수업이 끝난 뒤에도 한국문화에 관한 이야기를 계속 이어 가셨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멀티모달 접근은 이해를 돕는 보조 자료를 활용하는 데서 더 나아가 학습자의 경험과 관심을 수업 안으로 끌어들이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학생들이 한국문화를 자신의 삶과 연결해 이야기하기 시작했을 때, 초급 수업에서도 상호문화 의사소통 능력이 충분히 자라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학습자들이 수업 밖 활동을 통해 한식을 체험하는 모습
Q. 헝가리 현지 교원으로서, 같은 문화권의 학습자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점은 무엇인가요?
A. 헝가리 현지 교원으로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학습자들이 한국어를 지나치게 낯선 언어로 느끼지 않도록 돕는 것입니다. 한국어와 헝가리어는 구조도 다르고 표현 방식도 많이 다르기 때문에 학생들은 때때로 “왜 이렇게 말해야 하지?”라는 의문을 갖게 됩니다. 저는 그런 의문이 매우 자연스럽고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헝가리어와 비교해 설명하기도 합니다. 조사나 어순처럼 헝가리어와 연결해 설명하면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지만, 항상 일대일로 대응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예문과 상황을 함께 제시하려고 합니다. 특히 관계와 상황이 중요한 내용은 번역보다 실제 사용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감각을 심어 주는 것입니다. 한국어가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완벽한 문장을 만드는 것보다 짧은 표현이라도 직접 말해 보고 질문하면서 자신의 방식으로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