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를 세계로”
올해 첫 강단에 선 ‘파견교원’ 2인과의 만남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3월, ‘한국어’라는 소중한 씨앗을 품고 지구 반대편 강단에 선 두 명의 파견교원을 소개합니다. 두 교원이 마주한 시작의 장면은 달랐지만, 한국어교육에 대한 열정만큼은 닮아 있었습니다. 낯선 문화권인 이집트와 독일에서 한국어를 매개로 현지 학습자들과 교감하며 새로운 출발을 시작한 두 명의 교원을 만나 설렘과 고민이 교차한 첫 수업의 순간과 한국어교육을 향한 진심 어린 다짐을 들어봤습니다.
Q. 안녕하세요? 먼저 ‘월간 똑똑’ 독자들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박순진 교원 안녕하세요. 저는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 있는 주이집트 한국문화원 세종학당에서 ‘세종한국어’ 1A와 2B 수업을 맡고 있는 파견교원 박순진입니다.
A. 박나리 교원 안녕하세요. 저는 주독일 한국문화원 세종학당에서 근무하고 있는 파견교원 박나리입니다. 저는 현재 초급 중심으로 1A, 2A, 2B 단계의 총 5개 반을 담당하며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Q. 선생님 두 분 모두 각자 다른 대륙, 다른 문화권에서 2026년의 첫 학기를 맞이하셨습니다. 현지 세종학당에 도착해 첫 수업을 마쳤을 때의 기분은 어떠셨는지, 가장 기억에 남는 ‘첫 풍경’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A. 박순진 교원 저는 올해 2월 나이지리아 아부자에 이어 이집트 카이로에 파견됐습니다. 지난 2024년 6월부터 1년 6개월 정도 주나이지리아 한국문화원 세종학당에서 파견교원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데요. 같은 아프리카 대륙이지만 두 지역은 매우 다른 환경이었습니다. 서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와 아랍권에 가까운 이집트는 생김새부터 도시 분위기까지 전혀 다른 느낌이었고, 같은 대륙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였어요. 이집트는 인구 밀집으로 바깥은 자동차와 사람들로 매우 분주했지만, 교실 안은 오히려 고요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첫 풍경은 새로 만나게 된 학습자들이 수줍게 웃으며 작은 목소리로 말하는 모습이었어요. 수줍어하는 학습자들이 귀여웠답니다.
A. 박나리 교원 주독일 한국문화원에서의 첫 수업은 온라인으로 진행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첫 수업을 마치고 나서 아쉬운 점만 많이 떠올라 만족스럽지 않은 마음이 컸어요. 그래서 스스로 보완할 부분을 정리한 뒤, 다음날 진행된 첫 대면 수업에서는 아쉬웠던 부분을 개선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다행히 노력한 만큼 대면 수업을 마치고 나서는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수업 운영 초반에는 시행착오를 겪기도 한다는 걸 받아들이며 즐겁게 수업을 이어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주독일 한국문화원 세종학당에서
1A반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박나리 교원
Q. 첫 파견지에서 수업 준비를 하시면서 설렘을 느끼는 동시에 고민도 많으셨을 것 같습니다. 첫 수업을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 쓰셨던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A. 박순진 교원 이번 학기는 주이집트 한국문화원 세종학당이 무료 수업으로 운영하던 것을 유료 과정으로 전환한 첫 학기였습니다. 이전에는 수천 명이 지원하던 1A 과정이었지만, 수업 유료화 이후 신청자가 크게 줄어들면서 설렘보다 부담감이 더 컸습니다. 그래서 학습자들이 지각하거나 결석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리하고, 1:1로 충분히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등록한 모든 학습자가 학기 종료 시 만족할 수 있도록 수업을 재밌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방법을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A. 박나리 교원 저는 첫 수업을 준비하면서 무엇보다 학습자들이 저와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졌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었습니다. 독일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하려 노력했으며, 유럽 지역 특성상 취미로 한국어를 배우는 학습자가 많다는 점도 고려했습니다. 또한 실제로 한국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말하기 활동을 충분히 포함해 자연스럽게 회화를 연습할 수 있는 수업을 구성하고자 했어요.
주이집트 한국문화원 세종학당 내부에 있는
‘한국 밥상’ 전시 모습
주이집트 한국문화원 세종학당 1A반 학습자들이
수업 자료를 시청하고 있는 모습
Q. 파견교원을 꿈꾸는 예비 한국어교원에게 미리 준비하면 도움이 될 만한 것은 무엇일까요?
A. 박순진 교원 한국어 수업 외에도 문화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면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학부와 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해 세종학당에서 한글 캘리그래피와 민화 수업을 진행한 경험이 있는데요. 수업 중 이해가 어려운 내용은 그림으로 그리며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외부 행사에서도 한글 캘리그래피 체험을 진행하며 큰 보람을 느꼈던 적도 있었고요. 한국어뿐 아니라 한국문화를 함께 전달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면 더욱 의미 있는 수업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A. 박나리 교원 저는 세종학당 우수학습자 초청 연수에서 ‘이끄미’로 활동했던 경험이 있는데요. 그 경험이 다양한 국적의 학습자들과 가까이에서 소통하고 실제 수업을 운영하는 데 있어 많은 도움이 된다는 걸 느꼈습니다.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학습자들과의 소통 경험은 해외 현장에서 수업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데 큰 자산이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한국어교육과 관련된 역량도 좋지만 여러 방법으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직접 소통해 보는 경험을 꼭 쌓아 보시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나이지리아 아부자대학교에서
한글 캘리그래피 수업을 진행한 박나리 교원(가운데)
세종학당 우수학습자 초청 연수에서 이끄미로 참여해
외국인 학습자들과 교류 경험을 쌓은 박나리 교원(맨 오른쪽)
Q. 파견 기간에 “이것 하나만큼은 꼭 이루고 돌아가고 싶다” 하는 개인적인 목표가 있으신가요?
A. 박순진 교원 한국어 수업은 하면 할수록 어렵고, 제 부족함을 더욱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동안 주로 초급반을 맡아 왔습니다. 그런데 주이집트 한국문화원 세종학당에서는 중급 과정까지 운영되고 있어서 문법과 교수법을 더 깊이 연구해 나중에는 중급 수업도 맡고 싶습니다. 나아가 졸업반을 맡게 된다면 학습자들이 직접 한국어로 시를 쓰고 그림을 더해 각자의 시화를 완성하는 수업도 진행해 보고 싶어요. 한국화를 전공한 제 경험이 학습자들에게 색다른 배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A. 박나리 교원 다가오는 여름 특별 학기에는 K-팝이나 K-뷰티를 주제로 한 문화 수업을 진행해 보고 싶습니다. 이러한 주제를 바탕으로 학습자들과 한국어로 더 깊이 소통할 수 있다면 더욱 기억에 남는 수업이 될 것 같아요. 또한 이번 파견이 첫 장기 해외 체류인 만큼 현지 생활에 잘 적응하고,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인도 첸나이 세종학당에서 문화 수업을 진행했던
박순진 교원의 모습
주독일 한국문화원 세종학당 파견교원 선생님들,
학습자들과 문화원 관련 활동 후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한 박나리 교원(뒷줄 맨 왼쪽)
Q. 마지막으로, 머나먼 타국에서 ‘한국어’라는 공통분모로 만난 세종학당 학습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따뜻한 응원의 한마디를 전해주신다면.
A. 박순진 교원 한국에서 비행기로 15시간이나 떨어진 이곳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문화를 사랑해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여러분이 있기에 제가 이곳에 있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 같이 즐겁게 공부하고, 언젠가 한국에서도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A. 박나리 교원 이 넓은 세상에서 ‘한국어’라는 언어로 여러분과 만나게 돼 매우 뜻깊습니다. 수업 시간에 보여 주시는 열정과 반짝이는 눈빛은 저에게 큰 힘이 되고 있어요! 앞으로도 함께 배우고 성장하며, 한국어를 배우는 시간이 즐겁고 의미 있는 경험이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우리 학당을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