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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엉 후엔 바오 짠 님과의 만남 
지난 10월 15일, ‘2025 세종학당 한국어 쓰기 대회’의 결선이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렸습니다. 최종 12명의 우수학습자가 그동안 갈고 닦은 한국어 쓰기 실력을 겨뤘고, 명예의 대상은 베트남 비엔호아 세종학당의 유엉 후엔 바오 짠 님이 차지했습니다. 한국어 학습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는 유엉 후엔 바오 짠 님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유엉 후엔 바오 짠 님! ‘2025 세종학당 한국어 쓰기 대회’에서의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수상 소감을 들려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베트남 락홍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유엉 후엔 바오 짠입니다. 베트남 비엔호아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어요. 사실 한국어를 배우면서 ‘쓰기’는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대회에서 대상을 받게 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요. 수상자로 발표됐을 때 너무 놀라고 감격스러워 한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저에게 이번 수상은 단순한 상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노력과 열정을 인정받은 소중한 순간이었습니다.
 
 
 이번 ‘2025 세종학당 한국어 쓰기 대회’에서 ‘한국어로 바라본 나의 길, 나의 꿈’을 주제로 감동적인 글을 쓰셨습니다. 어떤 내용을 담고 싶으셨는지, 그리고 그 글을 통해 전하고자 한 메시지는 무엇이었는지 소개해 주세요.
 
한국어가 제 인생을 이렇게까지 바꿔 놓을 거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 글에는 여러 번의 두려움과 망설임으로 인해 기회를 놓쳤던 과거의 제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어를 배우면서 저는 조금씩 용기를 내 다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제 인생은 놀랍게도 새로운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어요. 세상은 넓어지고, 저의 일상은 더 따뜻하고 아름다워졌죠.
한국어는 저에게 세상으로 향하는 문을 열어 준 열쇠이자 그 문을 나설 수 있는 용기를 준 소중한 언어입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외국어를 배운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어에 담긴 문화와 마음을 느낄 수 있게 됐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저는 단지 언어를 배운 것이 아니라 새로운 나 자신을 만나게 됐습니다. 만약 한국어가 아니었다면 저는 여전히 작은 세상 안에 머물러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저에게 한국어는 단순한 언어가 아니라 제 인생의 방향을 바꾸어 준 ‘운명’이자 ‘기적’이라는 것을 글을 통해 전하고자 했습니다.
 
 
 2025 세종학당 한국어 쓰기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유엉 후엔 바오 짠 님(오른쪽) 
 대상 수상이라는 좋은 결과를 얻기까지 많은 노력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또 한국어 쓰기 실력을 키우기 위해 자신만의 방법이나 꾸준히 실천한 공부법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쓰기’는 한국어를 배우면서 제게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 다른 언어로 제 감정과 생각을 표현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매일 조금씩이라도 한국어로 글을 썼습니다. 하루를 돌아보며 짧은 문장을 남기다 보니 어느 순간 글쓰기가 제 일상의 한 부분이 됐고, ‘쓰는 일’은 제 마음을 다른 언어로 듣는 하나의 과정이 됐습니다.
대회를 준비할 때는 화려한 문장보다는 진심을 담아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글을 여러 번 읽고 표현 하나하나를 다듬으면서 ‘한국 사람의 마음으로 쓴다면 어떤 느낌일까?’를 늘 고민했습니다. 특히 비엔호아 세종학당 임다정 선생님이 대회 준비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는데요. 선생님은 제게 문법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이라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좋은 글은 완벽한 문장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진심이 전해지는 글이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 가르침 덕분에 결선 무대에서 긴장하지 않고 제 이야기를 담담히 써 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결국 제 글이 심사위원의 마음에 닿을 수 있었던 이유도 아마 그런 진심 어린 마음 때문이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유엉 후엔 바오 짠 님(맨 오른쪽)과 비엔호아 세종학당 학습자들이 한국어 공부를 하는 모습
  유엉 후엔 바오 짠 님(맨 오른쪽)과 비엔호아 세종학당 학습자들이 한국어 공부를 하는 모습 
 처음 한국어를 배우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또 다양한 학습 기관 중 ‘비엔호아 세종학당’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면 들려주세요. 특히 한국어 ‘쓰기’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됐던 수업이나 프로그램이 있었다면 소개해 주세요.
 
사실 제가 한국어를 배우게 된 계기는 다른 사람들과 조금 달랐습니다. 처음에는 아주 현실적인 이유, 바로 돈을 벌기 위해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거든요. 그러던 어느 날 대학 근처에서 비엔호아 세종학당 건물을 보게 됐고, 호기심에 그곳을 찾아가게 됐습니다. 비엔호아 세종학당에서 만난 선생님들과 선배 학습자분들은 정말 따뜻하고 친절했습니다. 그분들을 통해 큰 힘과 영감을 얻었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한국어 공부를 시작하게 됐어요.
특히 임다정 선생님의 수업을 들을 수 있었던 것은 제게 큰 행운이었습니다. 선생님은 단순히 문법과 어휘만 가르쳐 주시는 것이 아니라 한국어를 마음으로 느끼는 법을 알려 주셨습니다. “언어는 단순한 의사소통의 도구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이어주는 다리다.”라고 말씀하신 선생님의 말이 제 인생을 바꿔 놓았습니다. 그리고 비엔호아 세종학당에서 따뜻한 분위기 속에 열리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에도 참여하며 저는 더 이상 한국어를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지 않게 됐습니다. 이제 한국어는 제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중한 부분이 됐고, 새로운 길을 열어 주며 진짜 나 자신을 찾게 해 준 언어가 됐어요.
 
 
  비엔호아 세종학당에서 진행된
  비엔호아 세종학당에서 진행된
봉사 및 학습 활동에 참여한 모습     비엔호아 세종학당에 방문한 한국 학생들과 함께
  비엔호아 세종학당에 방문한 한국 학생들과 함께
문화 교류 활동 후 남긴 기념사진   
 대상 수상자에게는 내년에 한국에서 어학연수를 할 기회가 주어진다고 들었습니다. 한국에서의 유학 생활 중 꼭 이루고 싶은 목표나, 경험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한국에서 어학연수를 하게 된다면 무엇보다 한국 사람들과 직접 대화하는 기회를 많이 가져서 더 자연스럽고 능숙한 한국어를 구사하고 싶습니다. 책으로 배우는 언어도 중요하지만, 실제 그 언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표현 속에 담긴 마음과 문화를 더 잘 이해하고 싶어요.
또한 한국의 일상생활을 최대한 많이 경험해 보고 싶습니다. 시장에 가서 물건을 사고, 한국인 친구들과 밥을 먹고 이야기하면서 진짜 한국의 따뜻한 일상을 느껴보고 싶습니다. 그러고나서 베트남으로 돌아가면 한국에서 배운 경험과 지식을 다른 학습자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제게 한국어는 단순한 언어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주는 다리이기 때문입니다. 그 다리를 통해 한국에 관심이 많은 학습자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지내는 동안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과 전통문화도 직접 보고 느끼고 싶은데요. 그 경험을 통해 한국어뿐 아니라 사람과 문화를 이해하는 더 넓은 시야를 갖게 되기를 바랍니다.
 
 
 ‘2025 세종학당 우수학습자 초청 연수’에 참가한 유엉 후엔 바오 짠 님
(왼쪽부터) 경복궁을 방문해 전통 한복을 체험한 모습, 세계 각국 학습자들과 함께한 모습 
 끝으로 올해 대상 수상자로서 앞으로 대회를 준비할 전 세계 세종학당 학습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나 응원의 말을 부탁드립니다.
 
저는 언어가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어는 제가 길을 잃었을 때 다시 시작할 용기를 줬고, 새로운 나 자신을 만나게 했습니다. 그 덕분에 저는 더 강해질 수 있었고, 꾸준함의 가치를 믿게 됐습니다. 한국어를 배우는 길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때로는 지치고 다른 사람보다 느리다고 느낄 때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멈추지 않는다면 이미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천천히 가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계속 나아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제게 한국어는 단순한 외국어가 아니라 성장을 비추는 거울입니다. 제가 쓴 모든 문장, 제가 틀렸던 모든 발음은 제가 배워 가는 증거이자 제 꿈을 향해 걸어가는 발자국입니다. 전 세계 세종학당 학습자 여러분께 전하고 싶습니다. “한국어를 머리로만 배우지 말고, 마음으로 배워 보세요.” 마음이 움직일 때, 한국어는 어느새 여러분의 일부가 돼 지금껏 상상하지 못한 곳으로 이끌어 줄 것입니다. 시작할 용기만 있다면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