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저작물로 확장되는 한국어·한국문화 교육의 활용성
한국문화정보원 공공저작물팀 김아영 선임과의 만남
세종학당재단은 한국문화정보원의 ‘공공저작물 디지털 개방을 위한 저작권 확보 지원 사업’에 2년 연속으로 참여하며, 최근 전 세계 한국어교원 및 교육 관계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한국문화 사진 115점을
공공저작물로 제작·공개했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해당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문화정보원 공공저작물팀 김아영 선임을 만나 이 사업의 취지와 진행 과정, 세종학당재단과의 협업을 비롯해 AI(인공지능)
시대에 공공저작물이 갖는 의미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안녕하세요? 김아영 선임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월간 똑똑⟩ 독자들에게 자기소개와 함께 한국문화정보원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지난 2024년에 한국문화정보원에 입사한 김아영입니다. 한국문화정보원에 입사하기 전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의 다른 공공기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데 그중 한 곳이 바로
세종학당재단이었습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이 한창이던 시기라서 어려움도 많았지만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열기와 케이컬처에 대한 높은 관심 덕분에 재밌게 일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함께 일했던
동료들과는 아직도 친하게 지내고 있어서 이번에 2년 연속으로 진행 중인 재단과의 협업도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문화정보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타 공공기관으로 문화정보화 전담 기관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 및 소속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웹사이트를 통합 지원하는 IDC(Internet Data Center)
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요 사업으로는 국민에게 공공분야의 문화산업, 관광, 체육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문화정보종합포털 사이트 ‘문화포털’ 운영, 문화 정보 콘텐츠와 디지털 신기술 관련 정보와
소식을 영상으로 전하는 ▲‘문화PD사업’, 문화비 소득공제 제도 운영을 위한 ▲데이터 수집 및 관리,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등에서 볼 수 있는 ▲큐레이션 로봇 ‘큐아이’ 운영 등이 있습니다.
그중 공공저작물팀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업무상 가지고 있는 지적재산권인 공공저작물을 관리하고 활용을 지원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공공저작물 사이트인
공공누리를 운영하며 기관의 신탁저작물 관리 및 기관 임직원들을 상대로 공공저작물 방문 교육을 나가기도 합니다.
2025년 ‘공공저작물 디지털 개방을 위한 저작권 확보 지원 사업’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문화정보원 공공저작물팀 김아영 선임
현재 담당하고 계신 ‘공공저작물 디지털 개방을 위한 저작권 확보 지원 사업’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 주세요.
한국문화정보원에서 진행하는 ‘공공저작물 디지털 개방을 위한 저작권 확보 지원 사업’은 기관이 보유한 콘텐츠를 대상으로 저작권의 권리 실태를 조사합니다. 또한 기관에서 개방을 원하지만 저작권 문제가
확실치 않아서 미개방으로 남아있는 고품질 콘텐츠, 이미 개방돼 있지만 저작권 문제가 숨어 있을 수 있는 콘텐츠 등을 전문 변호사와 함께 검토하고 개방이 가능하도록 지원합니다. 이 과정에서 초상권, 이용
허락 동의 및 양도 등을 검토하게 됩니다.
또한 저작권과 관련해 같은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기관의 계약서 및 저작권 관리 컨설팅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교재에 필요한 사진들에 저작권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직접 필요한 사진들을 찍어서
제공했습니다. 올해는 저작권 처리 완료 후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콘텐츠를 대상으로 AI(인공지능) 학습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 라벨링’ 등의 과정까지 지원할 예정입니다. 이렇게 저작권 문제가
해결된 양질의 콘텐츠들은 최종적으로 공공누리와 기관 누리집에 개방돼 일정한 조건으로 국민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개됩니다.
최근 세종학당재단과 협업해 제작·공개한 공공저작물은 어떤 과정을 거쳐 구축된 것인가요? 이번에 공개한 공공저작물을 통해 이뤄진 주요 성과가 궁금합니다.
지금까지 세종학당재단에서 한국문화 교육을 위해 활용해 온 사진들의 저작권을 본 사업을 통해 검토한 결과 출처가 불분명하거나 출처가 분명하다 하더라도 공공누리 4유형으로 사용에 제약이 있는 것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특히 재단에서는 새로운 문화 교재 출판을 위해 저작권 문제가 없는 사진들이 필요한 상황이라 한국문화정보원과 기록사진 전문가의 도움으로 고품질의 사진들을 새롭게 촬영했습니다. 광화문,
창덕궁, 북촌 한옥마을 등 한국의 명소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고화질로 찍은 이번 사진들은 저작권 문제 없이 누구나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어 문화 교육 및 관광 홍보 자료로도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세종학당재단과 한국문화정보원이 협업해 제작·공개한 공공저작물 한국문화 사진
(왼쪽부터) 창덕궁 후원, 남산 서울타워
출처: 누리 세종학당, 공공누리
‘공공누리 유형’이라는 표현이 다소 낯선 독자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공공누리 1유형, 공공누리 4유형 등은 각각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차이점을 설명해 주신다면요?
공공누리는 4가지 유형으로 구분되는데 각 유형마다 이용 가능 범위와 조건이 다릅니다. 우선 가장 자유로운 ▲1유형은 이용자가 공공저작물을 상업적 활용 여부와 관계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고 2차적
저작물을 작성해 변형해서 이용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2유형은 이용자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고 2차적 저작물 작성도 가능하지만 상업적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금지됩니다. ▲3유형은 상업적 활용 여부와
관계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지만 저작물의 내용 변형은 할 수 없습니다. ▲4유형은 이용자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지만 상업적 목적으로 이용하거나 2차적 저작물 작성 등 변형해 사용하는 것은
금지됩니다. 이런 공공누리 표시가 부착돼 있으면 제공한 기관명과 작성자 등을 표기해 제공 기관에 별도의 문의 없이 부착된 유형에 따라 사용 가능합니다.
공공누리 4가지 유형의 마크 및 이용 가능 범위와 조건
공공저작물을 개방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하시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공공저작물 중 상당수는 외부 업체와의 계약을 통해서 만들어진 경우가 많아서 계약서를 검토하는 것을 가장 우선으로 두고 있습니다. 먼저 계약서에 지적재산권과 2차적 저작물 작성에 대한 권리가 누구
소유인지에 대해 명시돼 있는지를 검토합니다. 이 단계에서 문제가 없으면 해당 기관이 저작권을 소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저작권법 제 24조의2에 따라서 국가 안전보장에 관련되는 정보, 개인의
사생활, 사업상 비밀에 해당하는 경우 등은 이용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초상권이나 개인정보가 들어 있는지도 검토해야 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콘텐츠를 개방할 수
있습니다.
세종학당재단과의 협업 외에도 ‘공공저작물 디지털 개방을 위한 저작권 확보 지원 사업’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지난 2024년에는 세종학당재단 외에도 진주시와 함께 공공저작물 개방 사업을 진행한 사례가 있습니다. 진주시와는 진주의 명소들을 드론으로 촬영해 고화질 사진 자료를 제작했습니다. 진주성, 촉석루,
진양호 공원 등을 대상으로 촬영한 사진들은 공공누리 사이트와 진주시 관광 안내 홈페이지 등에서 사용될 예정입니다.
또한 이러한 과정을 통해 기관에서 만들어 공공누리에 올라오는 안심 글꼴들은 웹기반 디자인 도구인 ‘미리 캔버스’와 문서 작성 프로그램 ‘한글과 컴퓨터’에 탑재되고 있고, 웹기반 디자인· 동영상 제작
도구인 ‘망고보드’에서는 글꼴과 함께 사진 저작물도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그래픽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어도비(Adobe)의 프로그램에 안심 글꼴이 탑재될 수 있도록 협의 중입니다.
한국문화정보원과 경상남도 진주시가 함께 제작한 공공저작물 사진 자료
(왼쪽부터) 진주시 진양호 전망대, 진주성
출처: 공공누리
AI(인공지능) 등 디지털 기술의 활용이 확산되는 흐름 속에서 공공저작물의 디지털 개방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 사업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하시나요?
AI(인공지능)의 활용이 확산되면서 학습 데이터를 위한 신뢰할 수 있는 자료들의 중요성이 점점 부각되고 있습니다. 공공기관에서 생산한 자료들은 학습용 데이터로 사용하기에 충분하고 자유로운 이용이
가능하지만 아직은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AI(인공지능)가 저작권자의 동의없이 학습했는지, 생성물에 원작의 흔적이 있는지, 최종적으로는 학습 자체가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는지 등의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일부 국가에서는 AI(인공지능) 학습을 ‘공정 이용’으로 보기도 하지만 한국에서는 명확한 법적 기준이 미흡한 상황입니다.
올해 한국문화정보원 공공저작물팀 사업에 처음으로 AI(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 라벨링의 과정이 들어가게 됐습니다. 장기적으로는 공공기관에서 나오는 고품질의 데이터들이 저작권 확인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개방되고 이 과정에서 학습용으로 사용 가능한 데이터와 아닌 데이터를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이 만들어지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공공저작물을 활용하게 될 전 세계 한국어교원 및 한국문화 콘텐츠에 관심 있는 ⟨월간 똑똑⟩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작년에 진행했던 사업을 통해 만들어진 고품질 문화 사진들은 저희 기관에서도 뿌듯하고 의미있는 작업물이었습니다. 올해는 세종학당재단이 국외 한국어 교육을 총괄하는 대표 브랜드인 만큼 AI(인공지능) 학습
데이터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자료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국문화정보원이 운영하는 공공누리 사이트에는 세종학당재단뿐 아니라 전국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에서 제공하는 저작권에 자유로운 자료들이 많이 있으니 교육에 많이 사용해 주기를 바랍니다. 또 한국어
학습에 도움이 되는 AI(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를 많이 공개할 수 있도록 노력할 테니 앞으로도 많은 이용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