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너머의 간절함을 마주할 때, 제 마음도 뜨거워집니다.”
재단 온라인 세종학당 민선홍 교원과의 만남
재단 온라인 세종학당에서 전 세계 학습자들과 한국어 수업을 이어가고 있는 민선홍 교원은 온라인 환경 속에서도 진심 어린 소통과 몰입도 높은 수업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해 왔습니다. 아랍에미리트,
카자흐스탄 등 다양한 현장에서의 한국어 교육 경험을 바탕으로 학습자 중심의 수업을 실천하며 디지털 교육의 가능성을 확장하고 있는 민선홍 교원을 만나 한국어 교육자로서의 보람과 앞으로의 꿈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안녕하세요 민선홍 교원님,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중국 서안 세종학당에서 현지교원으로 7년 동안 한국어를 가르치다가 한국어를 통해 더 넓은 세상을 보고 싶어서 파견교원에 지원해 아랍에미리트와 카자흐스탄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가르쳤습니다. 제가 한국어 교원이 된 이유는 영어나 중국어가 아니라 모국어인 한국어로 외국인들과 소통하는 데서 특별한 매력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중국에서 다니던 학교에서 ‘세종학당 개원’이라는 현수막을
보고 이력서를 작성해 곧바로 찾아갔던 기억이 있네요. 현재는 국내 대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고 세종학당 학습자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으로 온라인 세종학당에서 한국어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온라인 세종학당에서 어떤 수업을 담당하고 계신가요? 담당하시는 수업은 어떤 레벨이고 주로 어떤 학습자들이 많은지 궁금합니다.
현재 저는 ‘세종학당 한국어 3’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중급 수준의 수업이라 한국어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을 만큼 의사소통이 가능한 남미, 유럽, 중동, 중앙아시아 등 다양한 국가의 학습자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세종학당 한국어 3’ 학습자 대부분은 한국 유학을 꿈꾸거나 한국 문화에 관한 관심을 바탕으로 한국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온라인 세종학당에서 수업은 주로 어떻게 진행되나요? 비대면 교육의 장점을 체감하시는지요?
온라인 세종학당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각자의 편한 시간에 온라인 콘텐츠(VOD) 강의를 통해 그 주의 어휘와 문법을 미리 학습합니다. 이후 실시간 화상 강의에서 사전에 배운 내용을 확인하고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활동을 진행하는데 특히 말하기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단원의 어휘와 문법을 활용해 다양한 말하기 주제를 제시하고 학생들이 자유롭게 발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합니다. 또한
학습자들을 소그룹으로 나눠서 보다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시간도 마련합니다. 특정 주제를 이야기할 때 나라마다 문화와 사고방식이 달라 다양한 시각에서 의견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학습자들 또한 다른 나라 친구들의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며 즐겁게 참여합니다.
온라인 세종학당에는 다양한 국적의 학습자들이 함께 참여하기 때문에 더욱 풍성하고 다채로운 수업이 이루어집니다. 여러 나라의 학습자들이 한 공간에 모여 함께 한국어를 배우는 기회가 가능한 온라인 수업의
장점을 새삼 실감하게 됩니다.
민선홍 교원이 진행하는 온라인 세종학당 ‘세종학당 한국어 3’ 수업 모습
반면 비대면으로 언어를 가르치고 배운다는 한계도 있을 것 같아요. 앞서 소개해 주신 대로 교원님은 온라인 세종학당 교원으로 근무하시기 이전에 약 3년간 주아랍에미리트 한국문화원 세종학당,
주카자흐스탄 한국문화원 세종학당에서 파견교원으로 근무하시면서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을 가르치신 경험이 있으신데요. 대면 수업과 비대면 수업을 모두 경험해 보신 입장에서 두 교육 방식의 차이점과
장단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대면 수업과 비대면 수업은 같은 내용을 공부해도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대면 수업은 교사와 학습자들 간의 상호작용이 긴밀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수업에 대한 몰입감이 뛰어납니다. 교사가
학습자들과 눈을 맞추며 즉각적인 반응을 확인할 수 있고 몸짓이나 표정, 분위기를 통해 수업의 흐름을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교사와 학습자 간의 교감이 쉽게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수업을 재밌고
활발하게 이끄는 힘이 교사에게 필요하고 과제 활동 등을 통해 동기부여와 수업의 흥미를 끌어 올릴 수 있습니다.
반면에 비대면 수업은 학습자들의 주도적인 참여가 필요합니다. 화면을 통해서 학습자들을 만나기 때문에 표정이나 몸짓 등의 비언어적 요소가 제한돼 교사가 학습자들의 이해 정도와 필요를 언어를 통해서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기도 하지만 화면 뒤에 숨어서 소극적으로 참여할 때는 교사가 학습자의 이름을 부르며 수업 참여의 기회를 만드는 등의 노력을 해야 합니다. 비대면 수업은
기술의 발달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장점이 있는가 하면 인터넷이나 컴퓨터 등의 기술적인 장애가 수업의 큰 변수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주아랍에미리트 한국문화원 세종학당 근무 당시 수료생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은 민선홍 교원(가운데)
온라인 세종학당에서 한국어 교원으로 활동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나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온라인 세종학당에서 수업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한국어를 배우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학습자들입니다. 지난 학기 아프리카 카메룬 학습자가 수업을 신청했는데 인터넷 사정이 좋지 않아서
사용량이 적은 새벽 시간에 수업을 신청했는데도 인터넷이 끊겨서 학생이 계속 나갔다 들어 왔다 반복해야 했습니다. 보통은 한두 번 하다가 포기하고 말 텐데 이 학습자는 수업하는 동안 계속 어떻게든 수업을
들으려고 계속 접속했고 나중에 접속 기록을 통해 18번이나 접속했던 것을 보고 한국어를 공부하고 싶어 하는 절실한 마음이 느껴져 애틋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또 이집트 국적의 한 학습자는 원하는 시간대의 수업이 조기 마감돼서 현지 시각으로 새벽 4시에 있는 반을 신청해 수업에 들어왔습니다. 가족들이 모두 잠든 새벽이라 방해하지 않기 위해 방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수업에 들어와서 많이 웃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행히 그 학습자가 수업을 잘 마치고 다음 단계로 진급을 할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온라인 세종학당이 누군가에게 절실한 희망의 디딤돌이 되어
줄 때 온라인 세종학당 한국어 교원으로서 가장 뿌듯하고 보람이 있는 순간인 것 같습니다.
민선홍 교원(상단 두 번째)과 온라인 세종학당 학습자들
온라인 세종학당은 입문부터 고급까지 다양한 한국어 수준의 수강생들을 위한 ‘세종학당 한국어’ 과정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한국어’와 ‘세종학당 읽기·쓰기’ 특별과정 등 외국인 학습자의 다양한 학습
목적을 반영한 교육 플랫폼입니다. 이러한 온라인 세종학당을 한국어 학습자들이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수업을 듣고 학습하면 좋을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온라인 세종학당에는 모든 수준의 다양한 과정과 너무나 훌륭한 학습 자료들이 많아서 얼마든지 학습자들이 자신의 상황과 필요에 따라 학습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먼저 누리 세종학당 한국어 진단 평가를
통해 자신의 정확한 수준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의 정확한 수준을 알고 적합한 반을 신청합니다. 이때 ‘비즈니스 한국어’나 ‘세종학당 읽기·쓰기’ 등 특정 목적의 강좌를 병행하면 실용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매일 혹은 매주 정해진 시간을 확보해 꾸준히 공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때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를 균형 있게 연습하도록 계획을 세웁니다. 실시간 강의 전에 보는 동영상 강의도 반복
재생하면서 주요 표현들을 따라 해 보고 노트에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실시간 화상 강의 수업에서 선생님께 피드백을 받습니다. 수업이 끝난 후에 수업 중 선생님이 강조한 표현이나 중요 표현들을
복습 노트에 정리하고 그날의 학습을 일기처럼 정리하는 학습일지를 쓰는 것도 기억에 오래 남게 합니다.
질문이 있으면 온라인 세종학당 사이트 커뮤니티에 질문을 올리거나 선생님께 이메일로 질문할 수 있으니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길 바랍니다. 그 외에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내용은 세종학당 온라인 자료실을
활용해 문법이나 어휘 자료를 내려받거나 세종한국어 앱을 활용해 언제든 복습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세종학당을 활용할 때 자기 주도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실제 연습 기회를 늘리면서 디지털 학습 도구와
병행하면서 학습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온라인 세종학당 ‘세종학당 한국어 3’ 학습자들이 배우고 있는 ‘사이버 한국어 중급 1’ 수업자료
앞으로 더 이루고 싶은 목표나 계획이 있으신가요? 한국어 교육자로서 꿈꾸는 방향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국어 교원으로서 가장 큰 바람은 무엇보다도 흥미롭고 유익한 수업을 만드는 것입니다. 마치 재밌게 놀았던 것 같은데 돌아보면 배운 것이 많은 그런 수업을 진행할 때 느끼는 뿌듯함은 한국어 교원의 가장
큰 보람이자 자부심입니다. 제가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수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학습 자료와 최신 에듀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온라인 환경에 최적화 된 수업 모형을 찾는 것입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교육 기술과 방대한 자료들을 효과적으로 습득하고 적용해 학습자들이 더욱 생동감 있고 몰입할 수 있는 한국어 수업을 만들고 싶습니다. 또한 어려운 환경에 있는 한국어 학습자들이 한국어를 통해
꿈을 이루도록 돕고 싶습니다. 여러 제약으로 인해 공부할 기회가 제한된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나 지원을 만드는 것이 앞으로 꼭 이루고 싶은 목표입니다.
마지막으로 온라인 세종학당 학습자들에게도 한 말씀 남겨주세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속담처럼 한국어 공부를 통해 스스로 돕고자 한다면 온라인 세종학당은 여러분의 보물창고가 될 것입니다. 온라인 세종학당을 통해 여러분이 꿈꾸고, 꿈을 이루고, 꿈을
누리는 멋진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