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알고 있는 것을 공유하는 즐거움을 알게 됐어요.”
2024 세종학당 우수 문화인턴 최지연 님과의 만남
리투아니아 빌뉴스 세종학당에서 문화인턴으로 활동한 최지연 님은 ‘한글 캘리그래피’를 통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알리는 특별한 경험을 했습니다. 한국어를 처음 접하는 학습자들도 감각적으로 한글을 익힐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시도하며 ‘한글의 미(美)’를 전해 ‘2024년 세종학당 우수 문화인턴’으로 선발된 최지연 님을 만나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안녕하세요?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2024 세종학당 우수 문화인턴’으로 선발되셨는데 소식을 듣고 어떤 기분이었나요?
안녕하세요! 저는 삼육대학교 환경디자인원예학과를 졸업한 최지연입니다. 2024년 9월부터 12월까지 한글 캘리그래피 분야의 세종학당 문화인턴으로 파견돼 리투아니아 빌뉴스 세종학당에서 활동했습니다.
사실 세종학당 문화인턴으로 활동한 모든 분들이 열심히 하셨다는 걸 알아서 제가 우수 문화인턴으로 선발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소식을 듣고 더 놀랐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 제가
세종학당 문화인턴으로 열심히 활동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져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세종학당 문화인턴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활동 분야로 한글 캘리그래피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세종학당 문화인턴에 대한 정보는 학교 학사 공지를 확인하다가 알게 됐습니다. 학점도 인정되고 한 학기 동안 해외에서 한국문화를 전파하는 의미 있는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껴 지원했어요. 또
지원할 당시에 4학년이어서 학생으로서 경험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에 더욱 문화인턴으로 활동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활동 분야는 제가 평소에 한글 캘리그래피를 취미로 하고 있어서 고민 없이
선택했습니다.
빌뉴스 세종학당에서 한글 캘리그래피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세종학당 문화인턴 최지연 님의 모습
한글 캘리그래피 수업을 준비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요? 학습자들의 수준이나 관심사를 고려해 어떤 방식으로 수업을 구성했는지 궁금합니다.
수업을 준비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지루하지 않은 수업, 즐거운 수업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강의 계획서를 작성할 때 총 12주의 수업 중 초반 2주는 기초 학습에 집중하고 이후에는 매주
직접 무언가를 창작할 수 있는 활동을 포함하도록 구성했어요. 세종학당 학습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한국에서 다양한 재료를 준비해 갔습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강의 계획서를 한국어 초급반과 중급반으로 나눠 준비했었는데요. 수강생 모집이 완료된 후 확인해 보니 학습자들 대부분이 한국어 초급자여서 수업은 한국어 초급자 강의 계획서를 바탕으로
진행했습니다. 초반에는 짧은 단어나 문장을 연습하는 데 집중하고, 이후 긴 문장을 써보는 방식으로 학습자들의 실력을 자연스럽게 발전시켜 나갔어요.
최지연 님이 제작한 한글 캘리그래피 수업 자료
수업 중 가장 반응이 좋았던 활동이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학습자들은 모든 활동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반응이 좋았던 활동은 부채 캘리그래피였던 것 같습니다. 각자 부채에 원하는 문구를 한글 캘리그래피로 쓰고, 어울리는 그림을 그려 넣는
활동이었는데 부채가 한국의 전통적인 특징을 잘 전달하는 물건이다 보니 수업에 참가한 학습자들의 열기가 더 뜨거웠던 것 같아요!
또 개인적으로 제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마지막 수업 시간인데요. 마지막 수업이라 학습자들에게 줄 선물과 편지를 준비해 전달하고 각자 간식을 준비해 온 걸 같이 맛있게 먹으며 수업을 진행했던 게
기억에 남습니다. 아쉬워서 눈물 흘리던 학습자들의 모습, 한 사람 한 사람 안아주며 서로 마지막 이야기를 나눈 그 시간이 아직도 생생하게 뭉클한 추억으로 남아 있어요.
한글 캘리그래피와 그림으로 부채 꾸미기 활동을 한 빌뉴스 세종학당 학습자들
한글 캘리그래피 수업을 진행하면서 예상치 못했던 어려움은 없었나요?
세종학당 문화인턴 파견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짐을 챙기는 게 쉽지 않았어요. 학생 항공권으로 예매해서 위탁 수화물 기준이 총 40kg나 됐는데도 교구를 워낙 많이 가져가다 보니 무게가 많이 초과됐거든요.
계속 짐을 줄이고 줄였지만 더 이상 뺄 게 없어서 나중에는 옷을 많이 빼고 짐을 쌌어요. 그래도 6kg이 초과돼서 추가 수하물 비용을 결제했는데 나중에 재단에서 지원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웃음)
이번 세종학당 문화인턴 경험을 통해 문화교육자로서 또는 개인적으로 성장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이번 세종학당 문화인턴 경험을 통해 유연한 사고와 적응력을 키울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수업 기획부터 마무리까지 직접 책임지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계획대로 되지 않는 순간들도 있었지만 바로 해결책을 찾아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처하는 능력을 자연스럽게 기를 수 있었어요. 또 새로운 문화 속에서 생활하며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배우고 더 열린 마음으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됐습니다.
빌뉴스 세종학당 학습자들의 한글 캘리그래피 수업에 대한 만족도가 100%를 기록하는 등 높은 평가를 받았는데요. 성공적인 수업 운영의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수업에 앞서 강의 계획을 꼼꼼히 세우고 강의에 필요한 교구들을 적절히 준비해 간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문화 수업은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활동 중심의 수업이기 때문에 수업 시간이
지루하지 않도록 구성하는 데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그리고 수업 중에는 학생들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한글 캘리그래피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 학생들과 소통하면서 수업 분위기를 즐겁게 하려고
노력했어요. 12주 동안 북마크 만들기, 엽서 만들기, 한국 전통 매듭 키링 만들기, 2025년 달력 만들기 등 다양한 한글 캘리그래피 수업을 진행했는데요. 매주 한글 캘리그래피를 통해 다양한 만들기
활동을 해보며 한글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어서 학생들이 더 즐거워했던 것 같습니다.
수업 참가자들이 한글 캘리그래피로 만든 엽서
한글 캘리그래피로 2025년 달력을 꾸미고 있는 모습
이번 세종학당 문화인턴 경험이 앞으로의 진로나 계획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 같나요? 그리고 세종학당 문화인턴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번 세종학당 문화인턴 경험을 통해 제가 알고 있는 것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즐거움을 깨닫게 됐습니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소통하며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이 보람 있고 의미 있는
일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도 문화와 예술을 매개로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고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경험을 계속 쌓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비록 전공자는 아니지만 한글 캘리그래피를 통해 한국문화를 알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도전했고 열심히 준비해서 활동한 결과, 우수 문화인턴으로 선정됐어요. 꼭 활동 분야의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관심과
열정이 있다면 세종학당 문화인턴으로 활동할 수 있으니 망설이지 말고 도전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