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해져 버린 한국문화의 가치와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2024 세종학당 우수 문화인턴 전송 님과의 만남
프랑스 라로셸 세종학당에서 문화인턴으로 활동한 전송 님은 ‘한국무용’을 가르치며 한국문화의 확산과 문화교류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부채춤을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하며 다양한 행사와 공연까지
이끌어 ‘2024년 세종학당 우수 문화인턴’으로 선발된 전송 님을 만나 문화인턴 활동을 통해 얻은 배움과 성장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안녕하세요?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2024 세종학당 우수 문화인턴’으로 선발되셨는데 소식을 듣고 어떤 기분이었나요?
안녕하세요.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무용과에 재학 중인 전송입니다. 저는 2024년 8월부터 12월까지 프랑스 라로셸 세종학당에 문화인턴으로 파견돼 현지인 대상으로 한국무용을 가르치는 활동을
했습니다.
2024 세종학당 우수 문화인턴으로 선발돼 매우 영광스럽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라로셸 세종학당에서 문화인턴으로 활동하며 제가 직접 기획하고 운영해 온 문화 수업이 좋은 평가를 받게돼 더욱 뿌듯해요.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라로셸 세종학당의 현지 운영요원 및 교원 선생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곁에서 함께하며 큰 힘이 되어 주신 박선영 문화인턴께도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어요. 또 부족하고 서툴렀던 저를 늘 ‘선생님’이라고 불러주며 진심으로 수업에 참여하고 멋진 공연을 만들어 준 Stacey, Neïla, Elisa, Leonie, Amy, Eline, Alice,
Solenn, Charline, Anaïs, Charlotte, Lucie, Gabrielle! 여러분 덕분에 더욱 값진 추억을 만들 수 있었어요. 진심으로 고마워요!
세종학당 문화인턴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해외에 나가 한국의 전통예술을 알리고 싶다는 꿈을 항상 마음속에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학교 선배의 SNS를 통해 세종학당 문화인턴 파견 사업에 대해 알게 돼 학교
사이트에 올라온 공고를 확인하고 학교에서 열린 사업 설명회를 듣게 됐는데요. 제가 재학 중인 학교에서는 세종학당 문화인턴에 선발되면 무조건 휴학을 해야 해서 고민이 되기도 했지만 재학생일 때만 신청이
가능하다는 점과 지난번 사업 때보다 재단의 지원 범위가 대폭 늘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2024 세종학당 문화인턴에 지원하게 됐습니다.
첫 부채춤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세종학당 문화인턴 전송 님의 모습
라로셸 세종학당에서 진행한 부채춤 수업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 주세요.
부채춤 수업은 주 1회 2시간씩 2개 반을 맡아 15주 동안 진행했습니다. 저는 한국무용 수업을 통해 학습자들의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고, 케이팝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진 한국무용을 경험해
보도록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에 목표를 두었기에 동작의 완성도보다는 즐거운 수업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어요.
첫 수업에서는 앞으로 진행할 부채춤 수업에 대해 간단히 소개한 뒤 한국에 대한 여러 퀴즈와 수업을 준비하기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2~3주차 수업에서는 한국무용의 기본에 대한 수업을 진행했는데
다양한 장구 장단에 맞춰 부채춤에 주로 나오는 팔동작과 발동작, 호흡 등을 배우고 연습했어요. 4주차 수업부터는 3분가량의 부채춤 솔로 버전을 배우고 예정돼 있던 두 번의 공연을 위한 군무 버전을
배우는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군무 버전의 부채춤 순서를 구상할 때는 14명이 모두 따라 할 수 있는 동작들로 구성하고 각자의 동선이 꼬이지 않도록 진행하기 위해 특별히 신경을 썼습니다.
라로셸 세종학당 문화인턴으로 활동하며 부채춤 수업뿐만 아니라 다른 문화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는데요. 14주차 수업에서는 특별 문화수업으로 박선영 문화인턴과 함께 한글 캘리그래피 수업을 진행했고, 15주차
수업에서는 한국과 관련된 퀴즈 맞히기, 윷놀이, 비석 맞추기 등 한국의 전통놀이를 체험하고 각자 한국어로 작성한 롤링페이퍼를 주고받는 활동으로 수업을 마무리했습니다.
수업에서 부채춤을 지도하고 있는 모습
‘한글 캘리그래피’로 부채 꾸미기를 진행한 특별 문화수업
라로셸 세종학당 학습자들이 부채춤을 배우면서 보인 반응은 어땠나요? 특히 ‘Les Papilles du Monde’ 행사와 ‘2024 라로셀 세종학당 수료식’에서 공연을 진행했는데, 공연을 진행한
학습자들뿐만 아니라 공연을 본 현지인들의 반응도 궁금합니다.
지난 2024년 11월 23일에 열린 ‘Les Papilles du Monde’ 행사는 라로셸 도시 내에 있는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모여 부스를 운영하고 각 나라의 문화와 음식 등을 소개하는
행사였는데요. 미국, 중국, 일본, 프랑스, 독일 등 다양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무대에서 공연을 통해 각 나라의 대표 춤과 놀이, 음식 등을 소개하며 다양한 문화를 공유하는 자리였습니다.
특히 라로셸 세종학당 학습자들은 Les Papilles du Monde 행사장 무대에 한복을 입고 올라가 부채춤을 추는 것에 매우 즐거워했고, 공연을 준비하는 내내 열정적으로 따라와 줬어요. 부채춤
공연에 참여한 학습자들은 부모님과 친구들, 지인들을 초대해 함께 즐기며 공연을 잘 마무리했습니다. 현지인들의 반응도 매우 좋았는데요. 부채춤 공연이 끝나고 한 관객분이 저희를 찾아와 어떤 댄스 크루인지
궁금해하며 자신도 기회가 된다면 배워보고 싶다고 한 에피소드도 있습니다.(웃음)
‘Les Papilles du monde’ 행사에서 부채춤 공연을 펼친 라로셸 세종학당 학습자들
부채춤 수업과 공연을 준비하면서 예상치 못했던 어려움은 없었나요?
수업을 진행하며 가장 어려웠던 점은 제가 맡은 두 반의 진도를 맞추는 일이었습니다. 부채춤 A반과 부채춤 B반으로 나누어 수업을 진행했는데 공연 무대는 두 반이 함께 준비해야 해서 각 반의 수업 진도
차이가 너무 많이 나면 안 되는 상황이었어요. 부채춤을 각 반이 따로 수업하며 연습했는데 함께 모여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은 공연을 앞두고 세 번 정도밖에 안 됐기에 각 반의 진도 차이가 너무 크지
않도록 조절하며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또 사람마다 몸을 활용할 수 있는 유연성과 춤의 순서를 암기하고 그대로 따라 하는 능력이 다르기에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 누구인지 파악하고,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할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수업을 진행하면서 동작별로 잘 따라 하는 학습자들을 기억했다가 군무 버전에서 해당 동작이 나올 때 그 동작을 잘 따라 하는 학습자들을 앞세우는 등 개개인의 능력이 돋보이도록
노력했습니다.
전송 님(가운데)과
부채춤 A반 학습자들
부채춤 B반 학습자들의 연습 모습
자신들의 연습 영상을 시청하는
학습자들
세종학당 문화인턴으로 활동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학습자들이 그동안 열심히 준비하고 연습한 부채춤을 무대에서 실수 하나 없이 웃으며 마무리했을 때 가장 보람을 크게 느꼈습니다. 연습실에서 연습할 때는 매번 누군가 순서를 잊어버리거나 춤을 추는 도중
부채를 떨어뜨리는 등 실수가 종종 있었는데 무대에서는 단 한 명도 실수하지 않고 공연을 마무리한 후 웃으며 내려오는 모습을 봤을 때 학습자들이 너무 자랑스러웠어요.
부채춤 공연 후 다 함께 인사하는 순서가 있었는데 학습자들이 그동안 부채춤을 가르쳐줘서 감사하다며 관객들 앞에서 제게 꽃을 전해 줬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너무나 큰 선물을 받아 학습자들에게
고마웠고 그 순간이 너무 기억에 남습니다.
한국무용 전공생으로서 프랑스 라로셸 세종학당에서 한국문화를 가르친 경험이 어떤 의미가 있었나요? 개인적으로 성장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외국인에게 한국무용을 소개하고 가르치는 경험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니기에 제게는 너무나 소중하고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사람이 한국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배우고 싶어 한다는 것을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기회였어요.
프랑스 라로셸 세종학당에서의 4개월은 아름다운 한복을 입고 부채를 들고 춤추는 것이 예뻐보여 수업을 듣게 된 학습자, 친구 따라 함께 온 학습자, 한국의 전통춤이 궁금해 온 학습자 등 다양한
학습자들에게 제가 가진 재능을 베풀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한국무용을 전공하며 언제든 쉽게 누릴 수 있어 익숙해져 버린 한국문화의 가치와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부채춤 공연 연습을 지도하고 있는 전송 님(왼쪽)
이번 세종학당 문화인턴 경험이 앞으로의 진로나 계획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 같나요? 그리고 세종학당 문화인턴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번 기회를 발판으로 삼아 해외에 나가 현지인 대상으로 한국무용을 가르치고 싶다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습니다. 한국무용을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이번 경험을 통해 얻은 새로운 지식을 기반으로 제가
가진 재능이 필요한 곳에 찾아가 나누고 싶습니다.
4개월간의 세종학당 문화인턴 경험은 새로운 공간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오히려 제가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고 앞으로 절대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많이 부족하고 서툰 저를
항상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열심히 수업에 참여해 준 14명의 프랑스 라로셸 세종학당 학습자들과 선생님들의 도움 덕분에 현지 생활에 무사히 적응하고 안전하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저와 비슷한 꿈을 가지고
있는 학생이라면 주저하지 말고 세종학당 문화인턴에 지원해 이런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말고 경험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